[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한 ‘젠더갈등’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가운데 남녀 무리가 서울의 한 주점에서 실제로 격한 싸움을 벌이는 사건이 발생했다. 현재 이 사건은 ‘이수역 폭행’으로 명명돼 청와대 청원에 올라와 하루 만에 30만명을 돌파하는 등 뜨거운 논쟁이 지속되고 있다.

'이수역 폭행 사건'으로 다쳤다는 한 여성이 포털사이트 네이트판에 "뼈가 보일 만큼 폭행당해 입원 중이나 피의자 신분이 됐다"며 올린 사진. (사진=네이트판 캡처)
'이수역 폭행 사건'으로 다쳤다는 한 여성이 포털사이트 네이트판에 "뼈가 보일 만큼 폭행당해 입원 중이나 피의자 신분이 됐다"며 올린 사진. (사진=네이트판 캡처)

사건은 지난 13일 새벽 4시22분께 경찰에 ‘남자 4명에게 여자 2명이 맞았다’는 신고가 접수되며 시작됐다. 한 주점에서 A(21)씨 등 남성 3명과 B(23)씨 등 여성 2명이 서로 시비가 붙으면서 몸싸움으로 번진 것. 당시 한 여성은 머리를 다쳐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그러나 폭행 상황을 두고는 양측 주장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당시 폭행을 당한 여성은 옆 테이블에 앉아 있던 커플과 말싸움을 벌이던 중 A씨 일행이 끼어들었고, 남성들에게 폭행까지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A씨 일행은 B씨 등이 주점에서 시끄럽게 떠들어 조용히 해달라고 요청했고, B씨 일행이 먼저 시비를 걸었다는 입장이다.

특히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여성은 인터넷에 “뼈가 보일 만큼 폭행당해 입원 중이나 피의자 신분이 됐다”며 “머리 짧고 목소리 크고 강한 여자들도 별거 아니라는 (남성의) 우월감을 무너뜨리지 않으면 우리 같은 다른 피해자가 나올 것을 너무 잘 알기 때문에 도움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이들의 싸움은 청와대까지 번졌다. 지난 14일 청와대 청원에는 폭행을 한 남성 측 일행의 신상을 공개하고 처벌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와 하루 만에 30만명을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한편, 당시 여성 측과 처음 말싸움을 벌였던 커플이라고 주장한 한 여성은 이를 반박하는 글을 인터넷에 올렸다. 이 여성은 “여성 측이 저희를 향한 조롱을 멈추지 않아 언쟁이 시작됐다”면서 “여성들은 저를 보고 ‘한남(한국남자)와 사귀는 너 같은 여자 때문에 여성 인권이 후퇴한다’고 모욕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현재 경찰은 사건 당시 CCTV를 입수해 분석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의 발단, 경위, 피해 상황 등을 엄정히 수사하고 있다. 정당방위 해당 여부에 대해서도 면밀히 검토할 예정”이라며 “오늘(15일)부터 당사자를 소환해 조사할 예정이다. 누구도 억울한 점이 없도록 철저하고 신속하게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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