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기강해이’에 발칵…야권 “조국 수석 사퇴하라”

[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최근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실 산하 반부패비서관실 특별감찰반원이 근무시간에 골프를 치는 등 비위 행위가 속속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청와대는 즉시 특별감찰단원 전원 교체라는 초강수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야권에서는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의 사퇴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이번 청와대 기강해이 사태는 한 특별감찰원의 수사권 침해 논란에서 촉발됐다. 특별감찰반 소속이었던 한 직원이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지인과 관련한 뇌물사건 수사 상황을 검찰에 알아본 사실이 지난 28일 KBS 보도를 통해 드러난 것. 문제의 직원은 건설업자인 자신의 지인이 연루된 뇌물사건을 경찰에 물었고, 이를 이상하게 여긴 경찰은 검찰에 송치한 사건번호만 알려주고 다른 요청은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청와대는 해당 직원을 검찰로 돌려보냈다.

청와대는 관련 보도 이후 하루 만인 지난 29일 오후 특별감찰원을 전원 교체라는 초강수를 뒀다. 그러나 이후에도 특별감찰단원의 추가 비위 혐의가 언론을 통해 속속 보도되며 청와대 공직기강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당장 특별감찰원을 전원 교체한 당일 SBS는 청와대의 ‘전원교체’는 비단 이 사건 때문만이 아니었다면서 “특별감찰반 직원들이 친목을 도모한다면서 근무 시간에 단체로 골프를 친 사실이 청와대 감찰을 통해 드러났다”고 전했다.

청와대는 골프향응에 대해서는 “특별감찰반 소속 일부 직원의 비위로 보도된 사항은 감찰 사안으로 확인해 드릴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별감찰반의 업무 특성 상 근무시간에 골프를 칠 수 있기 때문에 업무관련성을 들어다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30일 조국 민정수석은 입장문을 내고 “복귀한 소속청이 조사 후 최종적으로 사실을 확정할 것이다. 비위와 무관한 특감반원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양해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미 야권에서는 청와대의 기강해이를 지적하며 조국 수석의 사퇴를 주장하고 있다. 김성태 자유한국다으 대표는 “특감반을 책임지는 조국 민정수석이 SNS만 하니 근무기강이 해이해진 것”이라며 “경제난에 국민 허리는 휘어가고 있는데 특별감찰반 직원들만 필드에서 골프채 휘두르면서 신선놀음을 했다. 책임자인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사과하고 사퇴하시는 게 정당하다”고 주장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임종석 비서실장이 국정원장, 국방부장관, 통일부장관을 대동하고 DMZ를 시찰한 사건, 박원순 서울시장이 탄력근로제 기간확대 반대집회에 참석한 일, 이재명 도지사가 문재인 대통령의 친족문제를 거론한 일 등 전반적으로 공직기강이 허물어지고 있는 일과 무관하지 않다”며 “문재인 대통령의 레임덕이 시작되었다는 말”이라고 말했다.

정의당도 이번 사태를 두고 “제 눈에 들보도 보지 못하면서, 다른 비위는 제대로 감시했을지 의문”이라며 비판에 나섰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청와대의 기강이 만신창이”라며 “고위 공직자들의 비위를 조사해야 할 특별감찰반이 내부에서 비위를 저지르고 있었다는 사실은 한심함을 넘어 우려스러울 지경이다”고 지적했다. 다만 정의당은 “이번 일을 일벌백계하고 청와대 내부부터 단속하는 계기로 삼아 흐트러진 기강을 조속히 세워야 할 것”이라며 조 수서의 사퇴까지는 거론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