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 임기만료, 전임 채정병 대표보다 경영실적 악화...M&A서 매력도 떨어져
롯데계열사 주요 고객에 롯데손보보다는 매각 긍정적

[뉴스포스트=안신혜 기자] “매각 절차가 진행되는 것은 사실이나 매우 초기로, 최종적으로 어떤 결론이 날지 판단하는 것은 섣부른 단계다. 근거 없는 소문에 흔들리지 말고 스스로 중심을 잡아달라

김창권 롯데카드 대표가 지난 27일 롯데그룹의 롯데카드 매각화를 공식 발표한 이후 직원들에게 남긴 말이다. 김 대표의 말처럼 롯데카드는 M&A 시장에 매물로 나온 상태지만, 새 주인이 누가 될 지 확실한 가닥은 잡히지 않았다. 

‘근거없는 소문에 흔들리지 말고 스스로 중심을 잡아달라'는 김 대표는 누구보다도 현 롯데카드의 중심을 잡아야 할 위치에 있다. 김 대표는 내년 3월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는데, 공교롭게도 그의 취임 이후 경영 실적이 좋지 않아 그의 거취 및 행보는 더 주목받고 있다. 

 

(사진=롯데카드 홈페이지)
(사진=롯데카드 홈페이지)

김 대표는 산업은행, 모건스탠리프로퍼티즈, 삼정 KPMG 등을 거쳤고 10년 전 롯데자산개발 대표이사 전무로 선임되며 롯데그룹으로 이적해 지난해부터 롯데카드 대표이사 부사장을 맡고 있다. 김 대표가 연임하면서 매각 과정까지 담당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지만, 경영성적 기준으로 김 대표의 상황이 좋지만은 않다.

롯데손해보험과 롯데카드의 M&A시장 매력도가 떨어지는 요인으로 부진한 실적이 꼽히는 만큼, 부실한 경영성적표를 든 김 대표의 연임 여부도 아직까지 불투명하다. 김 대표의 경영 실적은 전임자인 채정병 전 대표의 실적보다 악화됐고, 김 대표 선임 이후에도 롯데카드는 업계 꼴찌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분기 롯데카드는 순이익 7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 순이익인 345억원 대비 103.3% 증가했지만 김 대표 취임 직전인 2016년 3분기 순이익 862억원과 비교하면 순이익은 18.5% 감소했다. 더불어 금융당국이 카드수수료를 인하하기로 결정하면서, 카드업계의 수익성 악화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자료=금융감독원)
(자료=금융감독원)

여신금융협회 자료에 따르면 금융기관의 수익성 지표를 나타내는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지난해 은행, 생명보험, 손해보험, 저축은행, 카드사 가운데 카드사가 5.0%로 가장 낮다. ROE는 순이익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값으로, 수치가 높을수록 투자된 자본에 비해서 순이익이 많이 남은 것을 뜻한다. 카드사의 ROE는 2011년 8.6%에서 2014년 9.5%까지 올랐다가 지난해 5.0%으로 하락했다.

롯데카드의 ROE는 카드전업사 중에서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올 3분기 롯데카드는 자본 2조1655억원, 순이익 700억원으로 ROE는 3.2%를 기록했다. 2017년 3분기 ROE 1.6%에 비해서는 1.6%포인트 상승했지만 전임 대표가 있던 2016년 3분기 ROE(4.1%)와 비교해 0.9%포인트 떨어졌다. 연간 ROE는 2016년 자본 2조1509억원, 순이익 1105억원으로 5.1%를 기록했고, 지난해는 자본 2조2140억원, 순이익 469억원으로 2.1%를 기록해 3%포인트 떨어졌다.

그러나 역으로 롯데카드가 매각되는 상황은 김 대표를 연임으로 이끌어줄 요인으로 꼽히기도 한다. 롯데카드는 롯데의 유통계열사를 주요 고객으로 두고 있어 함께 매물로 나온 롯데손해보험보다는 매각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롯데카드를 인수할 경우 롯데그룹의 유통사 고객들을 함께 흡수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기 때문에 매각 과정이 순조로울 수 있다는 전망이다. 

김 대표가 직원들에게 '매각은 사실이며, 중심을 잘 잡아달라'고 당부한 만큼, 롯데카드의 매각 성사까지 대표이사로서 책임을 다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소 초라한 경영 성적표를 들고도 김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점쳐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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