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뉴스
[노동잔혹史⑥] 한파 속 엎드린 노동자..."파인텍 굴뚝농성 끝내자"
[노동잔혹史⑥] 한파 속 엎드린 노동자..."파인텍 굴뚝농성 끝내자"
  • 이별님 기자
  • 승인 2018.12.06 20: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파인텍 농성 장기화..."기어서라도 끝내겠다"
경찰과 일시적 충돌...靑-목동 20km 오체투지

[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디스플레이 부품 제조 업체 파인텍 소속 노동자들이 75m 높이의 굴뚝 위에서 390일간 고공 농성을 이어가는 가운데, 노동·시민사회·종교계 인사들이 문제 해결에 정부가 나서야 한다며 오체투지(五體投地) 행진를 진행했다.

6일 스타플렉스 투쟁 승리를 위한 공동행동 측이 청와대 분수 광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이별님 기자)
6일 스타플렉스 투쟁 승리를 위한 공동행동 측이 청와대 분수 광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이별님 기자)

6일 민주노총 금속노조 파인텍지회와 시민사회, 종교계 인사들로 구성된 '스타플렉스 투쟁 승리를 위한 공동행동'은 이날 청와대 분수 광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인텍 노동자들의 고공 농성 문제에 정부가 나서 달라고 촉구했다.

앞서 홍기탁 전 금속노조 파인텍지회장과 박준호 사무장은 지난해 11월 12일 파인텍 모기업인 스타플렉스가 노조와 약속한 고용·노조·단체협약 승계 등을 이행해야 한다며 서울 양천구 목동 열병합발전소 75m 높이 굴뚝에 올랐다. 이들의 굴뚝 농성은 6일인 오늘 390일째를 맞고 있다.

파인텍 노동자들의 굴뚝 농성은 이번이 두 번째다. 차광호 금속노조 충남지부 파인텍지회장은 2013년 모회사의 공장 가동 중단과 정리해고에 반발해 2014년 5월 27일부터 2015년 7월 8일까지 총 408일간 굴뚝 농성을 벌였다.

노조에 따르면 차 지회장은 역대 최장기간의 굴뚝 농성 끝에 고용 및 단체 협약 등의 승계를 사측으로부터 약속받고 지상으로 내려왔다. 하지만 약속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고, 결국 홍 전 지회장과 박 사무장이 다시 굴뚝에 오르게 됐다.

기자회견에서 공동행동 측은 "올해 크리스마스이브까지 두 노동자가 지상으로 내려오지 못하면 역대 최장 고공농성 기록인 408일을 넘기게 된다"며 "스타플렉스가 약속한 사안들을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홍 전 지회장과 박 사무장이 차 지회장의 기록을 넘지 않도록 사측이 약속 이행을 하라는 이야기다.

공동행동 측은 사측뿐만 아니라 고용노동부 등 정부 기관도 파인텍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사측의 행태를 정부가 방관해서는 안 된다며 "노동자의 관점에서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6일 스타플렉스 투쟁 승리를 위한 공동행동 측이 청와대 인근에서 오체투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이별님 기자)
6일 스타플렉스 투쟁 승리를 위한 공동행동 측이 청와대 인근에서 오체투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이별님 기자)
6일 스타플렉스 투쟁 승리를 위한 공동행동 측이 청와대 인근에서 오체투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이별님 기자)
6일 스타플렉스 투쟁 승리를 위한 공동행동 측이 청와대 인근에서 오체투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이별님 기자)

한파도 막지 못한 오체투지

아울러 공동행동 측은 이날 청와대 사랑채에서 서대문구 충정로3가까지 오체투지 행진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행진에는 문정현 신부 등 종교계 인사들과 차 지회장 등 노동계 인사들이 참여했다.

오체투지란 무릎을 꿇고 팔을 땅에 댄 다음 머리가 땅에 닿게 절하는 것을 의미한다. 오체투지 행진에서 참여자들은 3, 4보 정도 걸은 다음 절을 하고 다시 또 걷는 방식으로 목적지까지 이동해야 한다.

기자회견을 끝낸 공동행동 측은 이어서 오체투지 시위를 진행하려고 했다. 하지만 경찰이 청와대 100m 앞까지는 집회 금지 구역이라며 행진을 막아섰다. 공동행동 측은 청와대 밖으로 나가는 방향으로 행진하는 것이라며 경찰에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공동행동 측 관계자들과 경찰이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6일 스타플렉스 투쟁 승리를 위한 공동행동 측이 청와대 인근에서 오체투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이별님 기자)
6일 스타플렉스 투쟁 승리를 위한 공동행동 측이 청와대 인근에서 오체투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이별님 기자)

오체투지 행진 참가자들은 약 20분 동안 한파로 언 바닥에 엎드린 채로 있었다. 시위를 막아 선 경찰들의 다리 사이로 참가자들이 기어 나온 이후에서야 오체투지 행진은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었다. 

천신만고 끝에 오체투지를 이어갈 수 있게 된 참가자들은 청와대 인근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있는 농성장 앞에서 잠시 멈춰 선 뒤 이들을 지지한다는 의미로 10배 절을 올리기도 했다.

한편 공동행동 측은 오는 10일까지 5일 동안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매일 오체투지 행진을 이어갈 예정이다. 행진은 서울 양천구 목동의 스타플렉스 사무실까지 진행된다. 청와대 사랑채에서 사무실까지 거리는 약 20km다. 공동행동 측은 목적지에 도착하면 2차 투쟁 예고를 할 방침이다.

이별님 기자 leestarnim@nate.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