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6개월 된 아기를 물고문하거나 15개월된 아기를 발로 차는 등 심하게 학대해 숨지게 한 ‘괴물 위탁모’가 한 응급실 의사의 아동학대 신고로 덜미를 잡힌 사실이 7일 알려졌다.

이날 일명 ‘글쓰는 의사’인 남궁인 교수는 일명 ‘괴물 위탁모’ 김모(38)씨를 응급실에서 만난 사연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소개했다. 김씨는 위탁 아동 3명을 학대하고 이 가운데 1명을 사망에 이르게 해 아동학대 및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지난달 30일 구속 기소된 바 있다.

남궁 교수는 당시 응급실을 찾은 15개월 아기의 상태가 상당히 심각했다고 전했다. 중환자실에 누운 아기는 심한 탈수 증상은 물론 의식 저하를 보이고 경기까지 일으켰다. 머리 CT를 찍으니 뇌출혈이 보여 뇌 수술까지 필요했다.

당시 응급실 의료진은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김씨가 아픈 아이의 엄마라고 거짓말을 한데다가, 아기를 혼자 키우고 있어 힘들다고 호소해 이해했다는 것. 남 교수는 “부모가 아이에게 신경을 쓰지 못한 것 같았다. 힘이 없는 아이가 넘어진 모양이라고, 우리는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응급실 의료진은 김씨를 아동학대로 신고하자는 결론을 내렸다. 남궁 교수는 “사회와 조직이, 힘든 모녀에게 도움을 주었으면 했다”며 “아동 학대 의심 정황을 경찰에 직접 신고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곧 자신을 ‘아이 엄마’라고 소개한 김씨의 거짓말이 드러나게 됐다. 의료진을 속이기 위해 병원에 다른 아이의 이름으로 접수한 사실도 발각됐다. 남궁 교수는 “그래서 넘어갈 수도, 아무 일도 아닐 수도 있었다. 그 과정에서 전화 한 통이, 이 자연스러운 바퀴를 멈춰 세웠다. 그 신고의 의미는 일단 이것이었다”고 털어놨다.

남궁 교수는 “그 사람은 엄마라고 했고, 저는 믿었다. 뚜렷한 외상도 없었기에 신고를 안 할 수도 있었다”면서 “하지만 저는 아동보호단체에서 얼굴을 내놓고 일했다. 아동학대에 대해 강연도 하고, 홍보도 했습니다. 그중에 제가 했던 말은, 아이가 어떤 방식으로든 위기에 처했다면, 어떤 사연이 있든 학대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구속된 김씨는 아이 어머니가 보육료를 제대로 주지 않는다는 이유로 아기를 목욕시키다가 고의로 화상을 입게 하는 등 극악한 방식으로 아동학대를 자행해와 사회에 충격을 줬다. 또다른 아기에게는 손으로 코와 입을 틀어막거나 욕조에 아예 몸 전체를 전체를 빠뜨려 숨을 못 쉬게 하는 물고문을 하고 휴대폰으로 영상을 촬영하기까지 했다.

남궁 교수는 “심지어 사람들이 그 위탁모를 2년이 넘는 기간 동안 다섯 번이나 신고했음이 밝혀졌다. 아이 우는소리가 이상했다고, 아이가 이해할 수 없는 화상을 입었다고, 그 신고는 전부 합당했지만 전부 종결로 끝났다”며 “뇌사에 빠진 아이라는 명백한 증거와, 그 새벽의 전화 한 통이 있을 때까지, 이 일은 계속되어 온 것이었다. 또 앞으로도 계속될 수도 있었다”고 안타까워했다.

(사진=남궁인 교수 페이스북 캡쳐)
(사진=남궁인 교수 페이스북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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