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협상이 끝나는 거 보고 단식을 풀든지 그때까지 협상이 안 되면 나는 가는 거지…”

단식 농성 중인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사진=뉴시스)
단식 농성 중인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사진=뉴시스)

10일 거대 양당 두 대표가 선거법 개정을 요구하며 단식 5일차를 맞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를 찾아 단식중단을 권유했지만 분위기는 냉랭했다. 앞서 지난 7일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선거법 개정 관련 논의는 제외한 채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강행했기 때문이다.

이에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군소야당은 “기득권 양당의 야합”이라고 강력 반발하며 국회가 꽁꽁 얼어붙었다. 이날 오전에 예정된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 회동도 김관영 원내대표가 “앞으로 계속 두당하고만 같이 하시라”면서 불참해 취소됐다.

이에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국회 로텐더홀 앞에 펼쳐진 농성장을 찾아 야당 달래기에 나섰다. 이 대표는 손 대표를 찾아 “그만하라. 건강 걱정을 많이 한다. 서로 대화를 통해 선거법 개정을 하자. 단식을 풀어라. 왜 단식을 하느냐”고 설득했다.

그러나 손 대표는 “나는 건강하다. 건강하니까 오래 끌어라. 오래 끌다가 죽을 때쯤 돼서 (합의하라)”고 완강한 뜻을 보였다. 이어 “민주당이 확실한 의지를 갖추고, 이 대표가 ‘연동형 비례대표를 손해 봐도 해야 해야겠다. 대통령도 그런 뜻을 가지고 있으니까 선거법 개정을 확실히 한다’는 것을 보여줘라”고 촉구했다.

이 대표는 “그래서 정개특위에 입법권까지 준 것 아니냐”고 말했지만 손 대표는 “그건 국회법이고 정개특위에 이렇게 이렇게 하라고 3당이 합의해서 결론 내서 세부적인 것은 정개특위서 하라고 해라”고 재차 확약을 요구했다. 손 대표는 “손 대표가 단식을 풀 때부터 내가 협상을 시작할게”라는 이 대표의 말에 “협상이 끝나는 거 보고 단식을 풀든지 그때까지 협상이 안 되면 나는 가는 거지”라고 응수하기도 했다.

임기 만료를 앞둔 김성태 한국당 대표도 손 대표를 찾아 “내일도 와야 하는데, 제가 하는 행동들이 월권으로 비칠까 봐 (걱정된다)”라면서도 “정개특위를 활발하게 가동해서 (선거제도 개편을 논의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에 손 대표는 “정개특위는 소용이 없다. 한국당이 민주당과 바른미래당하고 3자 회동을 해서 (합의안을 도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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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해찬 대표는 이정미 정의당 대표를 찾아서도 “단식을 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말했다. 이정미 대표는 “대표님이 단식을 풀게 해 달라. 선거제도를 바꾸기로 딱 합의하기 전까지는 여기에 있을 것”이라며 “정개특위(정치개혁특별위원회) 안에서 12월까지 합의안을 만들면 저는 단식을 풀겠다”고 버텼다.

그러자 이해찬 대표는 “몸 상하게 어쩌려고, 지금 12월 10일밖에 안 됐는데 12월 말이라니 무슨 소리냐”고 역정을 내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이해찬 대표는 “제가 이정미 대표한테 했던 얘기를 우리 당 TF(태스크포스)에도 똑같이 했다”고 이정미 대표를 설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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