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선초롱 기자] 카풀은 직장이나 목적이 방향이 같은 사람끼리 모여 한 대의 승용차로 이동하는 ‘승차공유’를 말한다. 최근 한정된 자원을 여러 사람들이 공유하며 소비한다는 ‘공유경제’ 바람이 불면서 카풀 역시 시대의 흐름을 타고 확대되기 시작했다.

카카오택시로 본격적인 모빌리티 사업을 시작한 카카오모빌리티도 카풀시장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택시업계의 반응은 극도로 부정적이었다. 택시업계는 카카오가 카풀 서비스를 시행하면 생존권을 위협 받는다며 파업 및 집회를 열고 ‘카카오카풀’을 거세게 비판했다.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택시기사의 분신 사망 사건까지 발생했다. 이에 카카오는 카풀 출시를 무기한 연기했고, 택시업계와 카풀업계, 여당과 정부가 참여하는 ‘카풀-택시 사회적 대타협기구’도 출범했다. 그러나 택시업계는 여전히 카풀앱 금지를 관철시키지 않으면 또 다시 집회를 열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혀, 여전히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는 중이다. 

해결방안은 결국 ‘상생’하는 것인데 쉽지가 않다.

우선 택시업계는 4차산업의 공유경제에 대해 이해하는 등의 ’변화’가 필요해 보인다. 또한 회사의 사납금제도와 승차거부, 불친절한 서비스 등을 적극 개선해 나가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실제로 총 세 번에 걸쳐 진행된 택시업계의 총파업을 지켜보는 소비자들은 오히려 ‘카풀 서비스’에 응원을 보내기도 했다. 소비자들 역시 생존권을 위해 거리로 나선 택시기사들의 마음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택시업계의 고질적인 문제들로 인해 돈에 비해 제공받는 서비스가 턱없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특히 지난해 10월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발표한 카풀 애플리케이션 도입에 관한 인식 조사에서도 ‘찬성한다’고 답한 의견이 56%로 절반이 넘었고, ‘반대한다’는 응답은 28.7%에 그쳤다. 

이외에도 택시파업 당시 또 다른 카풀 서비스인 ‘풀러스’, ‘타다’ 등의 이용률이 큰 폭으로 오르기도 했다. 카풀이 어느 샌가 택시의 ‘대체제’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물론 카풀업계도 택시업계가 받을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법을 여러 각도에서 고민해야 한다.

최근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운송가맹사업자 타고솔루션즈(50개 법인택시가 모인 단체)와 업무협약을 맺었다. ‘승차거부 없고 친절한 고품격 택시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야심찬 계획으로, 승차거부가 없는 대신 여성전용택시, 펫택시, 대절 택시, 수요 응답형 택시서비스 등 프리미엄 서비스로 추가요금을 받는다는 내용이다.

다만 타고솔루션즈가 하고자 하는 택시 서비스가 여객자동차운송가맹사업 면허가 없는 상태라는 점에서 아직까지는 완벽한 방안이라고는 볼 수 없다. 특히 서울시는 부가서비스 요금이 비싸고 기사가 승차거부를 못하도록 강제하는 시스템이 부족하다며 3개월째 면허를 내주지 않고 있는 중이다. 어쩌면 택시업계를 달래기 위한 ‘보여주기식’의 협약이라는 지적이 나올 수 있는 부분이다. 

카풀 서비스를 내세운 카카오는 자산규모가 5조원이 넘는 대기업이다. 카풀을 확산시켜 한국에 공유경제를 정착하겠다는 선의로 사업을 한다고 해도, 택시업계 입장에서는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탈로밖에 보이지 않는 게 어쩌면 당연하다. 보여주기식이 아닌 진짜 상생할 수 있는 솔루션을 내놓는 게 시급하다. 

저작권자 © 뉴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