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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슬아슬 ’원신한’ 신한생명, 정문국 내정자로 드리운 ‘구조조정’ 그림자
아슬아슬 ’원신한’ 신한생명, 정문국 내정자로 드리운 ‘구조조정’ 그림자
  • 안신혜 기자
  • 승인 2019.01.08 14: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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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지주의 정문국 대표 내정, 지난 12월 이례적인 외부영입
피인수기관 오렌지라이프 대표에서 인수기관 신한생명 대표 되나
‘내정 철회 주장’ 신한생명 노조 “상식 밖의 인사, 각 사 문화 망가질 것”

[뉴스포스트=안신혜 기자] “조직, 채널, 인력, 상품, 서비스 등 모든 것을 ‘원 신한(One ShinHan)’ 관점에서 통합해야 한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2일 발표한 신년사를 통해 “신한의 모든 것을 쇄신하겠다”며 강조한 말이다. 조 회장은 또 3일 ‘범금융권 신년 인사회’에 참석해서도 ‘원 신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신한생명에서는 ‘원 신한’ 정신이 무너질 우려가 있다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대표이사가 신한생명의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된 이후부터다. 신한금융지주가 신한생명의 대표이사로 내정한 정 대표가 ‘구조조정 전문가’인 것이 그 원인이다. 때문에 정 내정자 선임이 확정되면 신한생명에 구조조정이 있을 것이라는 찬바람이 불고있다.

조용병 회장은 지난 인사를 통해 외부인사인 정 대표를 내정했다. 역대 신한생명 대표이사 사장은 모두 오랜기간 신한에서 경력을 쌓아 온 ‘신한맨’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이례적인 상황이다. 노조 측은 ‘신한’에서의 경력이 없는 정 내정자에 대한 철회 요구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지난해 12월 21일 정문국 오렌지라이프 대표를 신한생명의 대표이사로 내정했다. 신한지주의 오렌지라이프의 인수는 현재 진행 중으로, 이미 생명보험사인 신한생명을 보유하고 있기에 오렌지라이프 인수 과정에 대한 관심은 높다.

신한생명 노조는 신한금융지주가 ‘신한생명 죽이기’에 돌입했다며 정 대표 내정에 크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노조 측은 “이병찬 신한생명 대표이사의 임기를 3개월 남긴 상태에서 보험전문가가 아닌 구조조정 전문가를 내정했다”며 정 대표 내정을 즉각 철회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정문국 대표는 오렌지라이프와 ING생명, 에이스(ACE)생명, 알리안츠생명 등 외국계 보험사들을 두루 거쳤다. ‘구조조정 전문가’라는 꼬리표가 붙은 것과 같이 그가 발을 디딘 보험사에는 구조조정 바람이 불어닥쳤다.

2008년 알리안츠생명(현 ABL생명) 사장 재임 당시 성과급제 도입을 추진하면서 노사갈등이 크게 불거졌다.  정 사장은 지점장 99명 등 파업참가자 160여 명을 해고했고 파업은 234일 간 이어졌다. 2013~2014년 에이스생명 대표이사 재직 중에도 구조조정을 통해 10% 가량의 인원을 감축했다. 2014년 ING생명보험으로 둥지를 틀고나서도 약 25% 가량의 인원을 구조조정했다. 정 내정자가 신한생명 노조의 환영을 받지 못한 것은 이미 예견된 것이다.

신한생명 노조는 또 금융당국이 오렌지라이프 자회사 편입승인 인가도 나지 않은 상황에서 신임 대표이사를 내정, 특히 피인수기관 대표가 인수기관의 대표로 가는 상황은 상식적이지 않다고 반발하고 있다.

국내 금융지주인 신한지주 계열사인 신한생명과 외국계 보험사인 오렌지라이프의 문화가 융화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유정식 신한생명 노조위원장은 “신한생명은 오랜 공채 문화가 자리잡혀 있다. 외국계 보험사인 오렌지라이프 역시 신한생명과 문화다 다르다”며 “이같은 관점에서 정 대표의 신한생명 대표 내정은 문화 융합에 무리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생명에 구조조정이 들이닥칠 것이란 예상은 신한생명의 실적과도 관련이 있다. 생명보험업계는 2022년 새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신한생명의 자본확충 및 자본건전성 향상이 과제가 되고있는 만큼 정 대표가 구조조정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지난 9월 3분기 기준 신한생명의 RBC 비율은 201.37%에 그친다. 금융당국은 자본건전성 지표인 RBC비율에 대해 통상 150% 이상을 권고하고 있다. 같은 기간 오렌지라이프(구 ING생명)의 RBC비율은 438.06%로 안정적이다. 자산은 신한생명이 31조2110억원, 오렌지라이프가 32조3461억원으로 비슷한 수준인 데 반해 순이익은 신한생명이 1224억원,오렌지라이프는 2651억원으로 차이가 난다.

신한생명 노조 측은 2016년 이병찬 대표이사 부임 이후 3년 간 당기순이익이 1.5배 성장해 지속적으로 흑자는 내는 기업이라는 입장이다. 이어 “구조조정 전문가를 내정한다는 것은 IFRS17 도입을 위해 내실을 다지는 것이 아닌, 리스크를 안고가라는 뜻으로 풀이된다”며 “리스크를 제거(risk hedge)하는 데 총력을 쏟아야 하는 대표이사가 가장 큰 리스크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한지주와 신한생명은 이와 관련해 말을 아끼고 있다. 정 내정자의 대표이사 선임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정 대표의 대표이사 선임 확정 여부는 3월 주주총회의 최종 결정이 나야 알 수 있다. 때문에 구조조정이 단행될 것이라는 것도 ‘노조 측의 주장’일 뿐이라며 빗장을 선 상황이다.

노조 측은 신한지주사 앞에서 피켓시위를 지속하며 추후 진척사항을 지켜볼 계획이다.

안신혜 기자 everyhearth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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