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선초롱 기자] 황창규 회장에게 2019년은 중요한 해다. 5G 상용화를 통해 성과를 낼 적기이기도 한데다, 이를 통해 2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황 회장 역시 5G를 강조하며 호기롭게 기해년을 출발했지만 순조롭지 만은 않다. 지난해부터 계속된 각종 의혹과 사고 이슈들이 황 회장의 발목을 붙잡고 있는 탓이다. 

황창규 KT 회장. (사진=KT)
황창규 KT 회장. (사진=KT)

황창규 회장은 지난해 말 단행한 임원인사에서 친정체제를 굳히며 2연임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특히 업계에서는 '5G 성과 창출'이 황 회장의 두 번째 연임을 이어갈 카드라고 평가했다. 황 회장 역시 신년사를 통해 “5G 속도로 압도적 1등, 글로벌 1등에 도전하자“며 2019년을 KT 성장의 원년으로 삼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출발부터 출발부터 어긋나고 있는 모습이다. KT는 KT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 여파로 이통3사 중 유일하게 5G TV 광고를 재개하지 못한 상태다. 광고 재개 시점 역시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KT가 화재 원인 및 보상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홍보에 적극 뛰어드는 것이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런 탓에 지난해부터 계속된 악재들로 인해 황창규 회장의 두 번째 연임이 힘들어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 자연스레 나온다. 더 나아가 오는  2020년 3월까지인 임기를 황 회장이 채울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까지 나오고 있다.

 

KT “변호사 수임료 대납 의혹은 사실무근”

우선 황창규 회장은 개인이 고용한 변호사의 수임료를 회삿돈으로 대납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지난해 말 <연합뉴스TV> 보도에 따르면,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1년 가까이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황창규 회장이 그 기간의 변호사 수임료를 회삿돈으로 일부 처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즉, 황 회장이 김앤장 변호사를 고용했는데 수사 장기화로 인해 수십억원 규모로 불어난 변호사 비용을 회사가 부담했다는 것이다.

현재 황 회장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법인자금으로 국회의원 약 90명에게 총 4억3000만원의 불법 후원금을 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1년 가까이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중이다. 

이와 관련 KT 관계자는 “회장님 개인이 변호사를 선임한 뒤 수임 비용도 직접 지불했다”며 “일각에 나온 대납 의혹은 명백한 사실무근”이라고 답했다.


KT 아현지사 관리부실 도마

지난해 11월 말 발생한 KT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 역시 여전히 황 회장의 발목을 붙잡는 불편한 이슈다. KT가 아현지사의 문제점을 알고 있으면서도 방치했다는 주장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위원(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과기부로부터 제출받은 ‘KT 법령위반 검토 현황’을 통해 “KT가 수립해 제출한 ‘통신재난 관리계획’에는 C급 중요통신시설에 아현국사가 누락돼 있었다”며 “이는 방송통신발전법 36조 2항 위반 사항”이라고 밝혔다. 

노 의원에 따르면 KT 아현지사는 화재가 발생하기 3년 전인 2015년 11월부터 C등급 국가통신시설임에도 KT가 아현지사를 D등급으로 축소 분류했다. KT 아현지사는 2015년 원효지사와의 통합으로 통신 재난 범위가 3개 자치구에 걸쳐있게 된 것은 물론, 2017년 중앙국사와의 통합과 2018년 광화문국사와 추가 통합으로 통신재난 범위가 서울의 4분의 1 이상으로 확대됐다. 규정대로라면 C등급으로 상향됐어야 했다.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법 위반으로 KT에 시정명령과 과태료 처분을 추진하고 있어, 황 회장 역시 해당 시설에 대한 방치 및 관리부실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을 전망이다. 

지난해 11월 28일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관계자들이 서울 서대문구 KT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해 11월 28일 국립과학수사연구소 관계자들이 서울 서대문구 KT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런 와중에 MBC <PD수첩>은 KT 아현지국 통신구 화재로 불거진 통신대란 사태를 집중 분석하며, 각종 논란에 둘러싸인 황창규 KT 회장을 재조명하는 내용을 방영했다.

방송에서 공개된 KT 아현지사 통신구 내부와 지하 맨홀은 각종 오물로 가득 차 있었고, 케이블들은 곧 끊어질 것처럼 위태로운 모습으로 방치돼 있었다. <PD수첩>은 이 같은 KT 통신망의 허술한 관리에 대한 책임자로 황 회장을 지목했다. 2014년 KT 대표이사로 부임한 황창규 회장이 ‘비용절감’을 최우선 경영과제로 내세우고 취임 3개월 만에 8304명을 사실상 정리해고 하는 등 무자비한 해고가 관리부실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이외에도 황 회장은 지난해 말 김성태 전 원내대표 딸 특혜 채용 의혹, KT 대관담당 임원이 청와대 전직 특감반원 김태우 검찰 수사관에게 골프접대 등 향응을 제공했다는 의혹에도 연루된 바 있다.

한편 KT를 둘러싼 각종 논란들은 ‘황창규 회장 사퇴론’을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게 만들었다. KT 새노조는 ”황 회장은 부실한 경영의 돌파구를 정치권 로비 등 정경유착에서 찾았다”며 ”아현 화재 사건의 부실 관리 책임과 정치 비리 등의 사건에 대한 책임을 KT 경영진에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성토하기도 했다. 

그만큼 올해는 여러 의미로 황 회장에게 중요한 시기다. 황 회장이 ‘끊임없는 논란’을 말끔히 해소하고, 5G를 통해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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