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2차 북미정상회담을 준비하기 위해 미국 워싱턴DC에 방문했다. 북한의 고위급 관리가 미국의 수도인 워싱턴에 직항편으로 입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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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P/뉴시스)

17일(미 동무시간) 김영철 부위원장은 워싱턴 공항에 도착, 곧바로 공항 서쪽에 있는 입국심사장 부근 VIP 귀빈실로 이동했다. 김 부위원장의 영접은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맡았다.

김 부위원장은 비건 특별대포와 잠시 환담을 나눈 뒤 도착 1시간여 후인 오후 7시35분께 검은색 대형 SUV를 타고 공항을 빠져나간 것으로 보인다. 5대의 SUV 차량들은 앞뒤로 경찰차의 호위를 받으며 이동했다.

구체적인 일정에 대한 공식발표는 없지만, 김 부위원장은 2박3일간 워싱턴에 머물며 임박한 2차 북미정상회담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김 부위원장은 자신의 ‘카운터파트’인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고위급회담을 가질 확률이 높다. 당초 김 부위원장과 폼페이오 국무장관과의 고위급회담은 지난해 11월 뉴욕에서 예정돼 있었지만 직전에 갑자기 취소된 바 있다. 이에 김 부위원장은 호텔에서 휴식을 취한 뒤 다음날인 18일 폼페이오 장관과 만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의 만남도 성사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 언론에서는 각종 소식통을 인용해 김 부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할 가능성이 크는 내용을 보도했다. 미CNN은 백악관 소식통이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 면담을) 기대하고 있고, 미국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편, 미 국방부는 김 부위원장이 워싱턴을 방문한 날 ‘2019 마서알 방어 검토보고서(MDR)’을 발간하고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해 “북한의 미사일 능력은 특별한(extraordinary) 위협”이라고 평가했다.

이 보고서는 지난 2010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 재직 시절 ‘탄도미사일 방어 검토보고서’(BMDR) 발간 이후 9년 만에 나온 후속 보고서다.

다만 미 국방부는 보고서에 “북한과 평화로 향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이 존재한다”고도 적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트럼프 정부가 북한 미사일에 대한 긴장감을 고조시킨 뒤 미사일 관련 협상을 이끌어내려고 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와 반출이 2차 북미정상회담의 의제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이 보고서가 발표된 미사일 방어 전략 발표 행사에서 “우리의 목표는 간단하다. 미국을 향해 어디서든 어느 때는 발사되는 어떤 미사일도 반드시 탐지해 파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직접적으로 북한을 거론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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