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레이더갈등, 사이버테러로 비화
KISA ”국제관계 영향, 확인해드리기 어렵다”

[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최근 발생한 디시인사이드(이하 디시)의 디도스공격(DDoS)이 한일간 ‘레이더 갈등’에서 초래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의 인터넷 커뮤니티 디시와 일본 커뮤니티 2ch은 한일간 외교분쟁이 벌어질 때마다 서로에 디도스공격을 가했는데, 이번 공격 역시 마찬가지라는 주장이다.

(사진=픽사베이)

앞서 지난 7일 디시는 수차례에 걸친 디도스공격으로 수많은 이용자들이 불편을 겪었다. 최고 14GB에 달하는 디도스공격에 디시가 이용하던 가비아의 호스팅 서버까지 마비됐고, 같은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던 업체까지 홈페이지가 마비된 것.

당시 가비아 호스팅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던 업체 관계자는 지난 15일 본지에 “내부 관계자들은 이번 디도스 공격이 일본에서 들어왔다고 보고 있다”며 “한일 레이더갈등으로 양국 관계가 나빠지자 일본 누리꾼들이 공격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일본 극우 커뮤니티 2ch이라는 곳이 있는데, 이 곳은 그동안 디시와 대립각을 벌이며 디도스공격을 주고받던 곳”이라며 “내부에서는 일본에서 공격이 들어왔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현재 일본은 지난해 12월 우리 해군의 광개토대왕함이 인도적 구조를 벌이고 있다가 일본 해상자위대 P-1초계기에 ‘사격통제 레이더’를 조사(照射·비춤)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군 당국은 “영상 촬영용 광학카메라를 가동했을 뿐 사격통제 레이더를 방사하지 않았다”라며 “오히려 일본 초계기가 150m 고도까지 낮게 위협비행을 했다”고 일본 측에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한일간 레이더 갈등은 일본이 일방적으로 영어·일본어로 된 초계기 영상을 공개하며 국제 여론전으로 번졌다. 우리 군 당국 역시 일본 측 주장을 반박하는 유튜브 영상을 공개했다. 이후 한일 군사당국은 싱가포르에서 만나 실무급 협의를 가졌지만 일본 측은 레이더전문가도 동행하지 않고 “광개토대왕함의 레이더 체계정보 전체를 내놓으라”고 무리한 요구를 했다고 한다.

본지가 재차 ‘일본에서부터 공격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냐’고 묻자 이 관계자는 “그렇다. 거의 확실하다고 본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으로 가비아 측은 디시를 IDC 센터에서 내보내기로 결정했다고 들었다. 잦은 디도스 공격이 부담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의 주장이 사실이면 한일 ‘레이더 갈등’이 사이버테러까지 불러왔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은 ‘디시 디도스공격이 일본에서 있었나’라는 본지 질문에 “확인해드리기 어렵다. 해외 어디에서 공격이 있었다는 것은 국제관계 영향이 있어 발표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본지는 가이사 측과 디시 측에 실제로 일본에서 디도스공격이 있었는지, 디시가 IDC 센터에서 퇴출됐는지 등을 수차례 질의했으나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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