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초계기 도발’로 아베가 얻는 것은?
일본 ‘초계기 도발’로 아베가 얻는 것은?
  • 김혜선 기자
  • 승인 2019.01.24 11: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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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최근 한일 ‘레이더 갈등’에 이어 일본 초계기가 수차례 우리 군함에 근접 위협비행을 단행하면서 한일관계가 점입가경이다. 일본 측은 레이더갈등 당시 아베 신조 일본 총리까지 나서며 적극적으로 항의하는 등 반응을 보였지만 이번 초계기 근접비행에는 ‘한국 국내용 호소’라며 사안을 축소시키려는 모양새다.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뉴시스)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습니다. (사진=뉴시스)

지난 23일 국방부는 일본 초계기가 우리 군함에 수차례 근접 위협비행을 했다며 심각한 유감을 표명한 바 있다. 이날 일본 초계기는 우리 해군의 대조영함 바로 뒤쪽에서 접근, 함선 방향으로 돌진하는 등 위협적인 비행을 했다고 알려졌다.

심지어 초계기는 함선 오른편에서 나란히 비행하는 등 미사일 공격을 가하기 위한 자세까지 취했다. 마지막에는 배 앞쪽을 가로질러 원을 그리며 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해군은 초계기에 수십여차례 신호를 보내며 ‘위협비행을 하지 말라’는 뜻을 전달했지만 초계기는 이를 무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초계기는 대조영함에 거리로는 540m, 고도는 60m까지 접근했다고 국장부는 전했다.

그러나 일본 방위성은 해당 논란에 “위협비행을 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이와야 다케시 일본 방위상은 일본 NHK와의 인터뷰에서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고 있지만 (한국 측의 발표는) 정확하지 않다. (초계기는) 고도 150m 이상을 확보해서 국내법 및 국제법에 따라 적절하게 운용했다”고 23일 주장했다.

또다른 일본 고위 관리는 “한국의 국내용 호소”라고 24일 요미우리신문에 말했다. 국방부가 일본 초계기의 근접비행을 항의한 것이 한일간 레이더갈등 이후 악화된 국내 여론을 달래기 위한 ‘정치적 행위’라는 얘기다. 산케이신문 역시 전날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다보스에서 열린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초계기 근접비행에 유감을 표명한 것을 두고 “한일관계보다도 국내용 어필에 기를 쓰는 모습”이라고 폄하했다.

‘레이더갈등’ 후 지지율 급상승…아베는 웃었다

국방부에 따르면, 일본의 무리한 근접 위협비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레이더갈등’이 발발했던 지난해 12월 광개토대왕함의 북한 조난선박 구조 작업 당시에도 일본 초계기는 우리 군함에 근접 위협비행을 단행했다. 이후 일본은 1월에만 세차례의 근접 위협비행을 했다고 국방부는 주장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일본이 무리해서 우리 군을 자극시키며 근접 위협비행을 하는 의도는 뭘까.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일본의 레이더 갈등을 두고 “정치적 의도가 깔려있다”고 분석했다. 정 장관은 23일 기자간담회에서 “일본은 아베 수상과 관방장관, 방위상, 외무상, 통합막료장(우리의 합참의장)까지 군사, 외교와 관련된 모든 분들이 나와서 (레이더 조사 문제를) 언급을 했다. 그런 측면에서 정치적인 의도가 있는 것 아니겠느냐”고 언급했다.

이는 일본이 실제로 ‘레이더갈등’에 심각한 국방위협을 느낀 것이 아니라, 일종의 정치적 의도를 갖고 갈등을 ‘만들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실제로 레이더갈등이 시작된 이후 일본의 태도는 문제해결보다는 ‘국제여론전’에 몰두하는 모양새였다. 일본 측은 당시 우리 군의 광개토대왕함이 초계기에 ‘사격통제 레이더’를 비췄다고 항의하며 일방적으로 초계기 영상을 공개하는 등 여론전에 나섰다. 특히 일본은 초계기 영상을 다국어로 번역했다.

한일 당국은 싱가포르에서 만나 문제해결을 위한 협상을 이어갔지만 별다른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일본 측이 ‘사격통제 레이더’를 식별할 결정적인 증거인 레이더주파수를 공개하지 않고 우리 군의 전체 레이더 정보를 내놓으라고 요구했기 때문.

이후 일본 측은 ‘사격통제 레이더 소리’라며 가공된 경고음을 또다시 여론에 공개했고, “더이상의 협상은 없다”며 일방적으로 협상 종료를 선언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아베 정권이 최근 급락하는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한일간 군사긴장을 높인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아베 정권의 지지율은 지난달 전달대비 2.2~6%p가량 하락했는데, 레이더갈등 이후 급상승한 바 있다.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지난 19~20일 여론조사에서 아베 정권 지지율은 지난달보다 4.2%p 상승해 47.9%를 기록했다.

일본이 러시아와의 ‘쿠릴열도 반환’ 협상을 제대로 풀지 못하고 있는 점도 이번 사태에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도 있다. 정경두 국방장관은 “이게 왜 정치적인 문제와 연결되냐면, 어제 러시아와 일본은 북방영토 협상을 했다. 러시아가 북방영토를 내놓겠다고 얘기하지 않을 것이 뻔해 가져올 보따리가 없다. 지지율 면에서 유리할 것이 없다”며 “그런 부분까지 연계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레이더 조사 문제 제기는)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있었던 것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일본을 ‘전쟁을 할 수 있는 나라’로 만들기 위한 계산이라는 시각도 있다. 아베 총리는 일본 헌법 9조에 일 자위대의 존재를 명기하고, 기존의 ‘전력과 개전권 보유 금지’ 조항을 없애 ‘전쟁 가능 국가’로 만들려는 야심을 갖고 있다.

그런데 개헌에 무관심한 일본 국내 여론에 한국과의 군사적 충돌을 부각, 자위대의 위상을 높이고 군사력의 필요성을 강조하려고 하는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다.

한편, 국방부는 당시 긴박했던 상황을 고스란히 담은 영상을 공개할지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24일 “어제 일본 초계기가 근접 위협비행하는 장면을 대조영함에 있는 영상장비를 이용해 모두 촬영했다. 해당 영상에는 일본 초계기가 얼마나 위협적으로 비행했는지 담겨 있다”고 밝혔다. 우리 군사당국은 일본 초계기의 고도와 거리, 일시 등을 확인할 수 있도록 편집한 영상을 공개할지 여부를 검토 중이다.

김혜선 기자 hyeseonkim9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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