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는 연성 가치를 중심으로 한 문화력이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게 될 것"

이인권 예술경영컨설턴트 / 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
이인권 예술경영컨설턴트 / 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

[뉴스포스트 전문가 칼럼 = 이인권] 21세기에 들어 온 후 사회를 상징하는 키워드가 있었다. ‘정보화’, ‘지식기반’, ‘문화감성’, ‘디지털’, ‘글로벌’, ‘네트워크’ 등이다. 그 모든 것이 현대사회에 접어들어 우리 일상생활의 모든 부문에 영향을 미치며 트렌드를 이끌어 왔다. 그래서 우리의 생활모습을 하루가 다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시간적으로는 엄청난 속도의 시대가 되었으며, 공간적으로는 경계와 구분이 없는 글로벌로 표현되는 하나의 압축세계가 되었다.

이 모든 현상은 우리가 삶을 영위해가는 사회의 문화체계를 새롭게 구축하게끔 하고 있다. 더불어 새로운 문화체계는 우리의 의식구조나, 사고방식이나, 행동양식을 송두리째 바꾸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을 만들어 냈다. 아니 그것은 과학기술의 발달이 단초가 되었는지도 모른다. 그로 인해 삶의 방식이 달라지면서 생각의 틀이 달라졌기 때문에 문화체계가 바뀐 것인지도 모른다. 마치 계란이 먼저냐 닭이 먼저냐 하는 논쟁과 다름없다.

어쨌든 사회 발전과정에서 어느 것이 먼저인지를 따질 겨를이 없다. 우리는 엄청난 변화의 파고를 이겨내야 하는 시점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맞고 있는 지금 이 시대는 분명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차원의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한국의 오늘은 지난 세기 경제성장과 현재의 민주자율이라는 두 가지 사회문화적 가치에 토대하고 있다. 거기에서 새로운 미래 목표에 대한 명확한 초점을 맞추어가는 과정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사회 모든 영역에 걸쳐 갈등과 대립이 난무하고 다양한 욕구가 분출하고 있다. 그 갈등과 대립의 근원을 파헤쳐보면 가치관의 혼돈이랄까, 삶의 방향성의 불명확성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전반적으로 물질적인 풍요를 누리는 여유 속에서도 상대적으로 우리는 행복을 느끼지 못한다. 세계 국가 중 행복지수가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는 것은 이를 반증한다.

2018년 1인당 국내 총생산이 3만 달러를 돌파해 인구 1,000만 명 이상 기준으로 세계 10위를 기록했지만 부의 극심한 편재로 인해 국민 모두에게 보편적으로 체감되지 않는다. 부의 양극화 해소뿐만 아니라 이제 우리의 사회문화체계가 바뀌어야 하고, 바꾸지 않으면 안 되는 시점이다. 지금은 객관적인 물질의 충족보다도 주관적인 정신의 만족이 중시되는 방향으로 시대정신이 흘러가고 있다.

지금은 GDP(국내총생산)나 GNP(국민총생산)와 같은 재화나 서비스의 물질 생산량만 중시되는 게 아니다. 국민총매력지수(GNC . Gross National Cool)가 새로운 가치 개념으로 떠올랐다. 한 나라가 얼마나 매력적인가에 대한 이미지에 의해 국가의 부(富)를 측정하자는 얘기다. 실제로 국민행복지수(Gross National Happiness)를 사용할 정도로 인간의 삶의 가치 지향점이 달라지고 있다.

많은 미래학자들이 접근의 방법은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다다르는 지점이 있다. 앞으로 다가올 세상은 인간의 원초적인 느낌에 충실해지는 ‘감성’의 문화가 사회를 지배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물질문명의 극치를 만끽한 인간은 결국 본연의 감성으로 회귀하고자 하는 경향을 띠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세계에서 가장 큰 코펜하겐 미래학 연구소 소장을 역임한 롤프 옌센은 미래는 꿈과 감성을 파는 '드림 소사이어티'(Dream Society)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래서 앞으로는 모든 분야에서 연성(軟性)가치가 중시될 것이다. 말하자면 '소프트 파워'가 세상을 이끌어 나가게 된다. 지난 시대에는 군사력과 경제력이 지배하던 체제였다. 그러나 앞으로는 문화력이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사회문화가 지닌 매력이 세계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감동시키는 자력이 된다. 지금 세계에 불고 있는 ‘한류’는 한국의 존재를 국제사회에 강화시키는 우리의 소프트 파워다.

이러한 문화의 발전 방향 가운데 한국의 시대 환경과 여건도 새롭게 형성되고 있다. 이에 따른 사회문화체계는 사물과 현상에 대한 우리의 관점과 시각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다시 말해 패러다임의 변화를 촉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국가나, 기업이나, 개인도 지금까지의 관념이나 습관에서 과감하게 탈피해야 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새로운 생각과 행동의 방식을 패턴화시켜 나가야 한다. 민간이나 공공 분야에서 혁신을 부르짖는 것은 바로 빠르게 전개되는 시대상황에 적응하고자 하는 분투나 다름없다. 이러한 문화적 거대 변화의 물결에 개인이나 조직이나 국가나 모두가 능동적으로, 아니 주도적으로 따라나서야 한다. 과거의 안주에서 탈피해 미래를 내다보며 주도적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래야 우리에게 성공과 번영의 길이 활짝 열릴 것이다.

 

이 인 권

필자는 중앙일보. 국민일보. 문화일보 문화사업부장, 경기문화재단 수석전문위원 문예진흥실장, 예원예술대학교 겸임교수, 한국소리문화의전당 CEO 대표를 13년 동안 역임했다. <긍정으로 성공하라> <경쟁의 지혜> <예술경영 리더십> <문화예술 리더를 꿈꿔라> <석세스 패러다임>등 14권을 저술했으며 칼럼니스트와 문화커뮤니케이터, 예술경영 미디어 컨설팅 대표로 있다.

이 인 권  예술경영컨설턴트    leeingweo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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