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윤한덕(51) 국립중앙의료원(NMC) 중앙응급의료센터장이 설 근무 중 과로로 숨진 사실이 알려지며 애도의 물결이 일고 있다.

(사진=윤한덕 센터장 페이스북 캡쳐)
(사진=윤한덕 센터장 페이스북 캡쳐)

앞서 윤 센터장은 설 전날인 지난 4일 저녁 6시경 병원 집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당초 윤 센터장은 가족과 함께 설날 고향에 내려갈 계획이었지만 주말 내내 가족과 연락이 닿지 않았다고 한다.

이에 윤 센터장의 배우자가 직접 병원을 찾았고, 의자에 앉은 채 숨져있는 그를 발견했다. 윤 센터장의 배우자는 “명절에도 24시간 돌아가야 하는 응급의료시스템의 책임자여서 평소에도 야근이 잦고 집이 출퇴근이 먼 경기도라 특히 집에 들어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평소와 같이 급한 용무가 생겼겠거니 생각하고 일요일까지 연락을 기다렸다. 하지만 고향에 내려가기로 한 월요일에도 연락이 안 되어서 무슨 일이 있다고 판단해 직접 의료원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윤 센터장은 응급의료 전용 헬기 도입, 재난·응급의료상황실 운영, 응급의료종사자 교육·훈련, 이동형병원 도입 등 국내 응급의료체계 구축에 헌신한 인물로 2008년에는 보건의 날 유공 국무총리 표창, 2018년에는 보건의 날 유공 대통령 표창 등을 수상한 바 있다.

한편, 윤 센터장은 자신의 페이스북 등 SNS에 응급의료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줄곧 밝혀왔다. 국내 열악한 응급의료 현실에 대한 답답함을 토로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지난달 25일에는 긴급한 상황에서 응급구조사의 의료적 판단을 존중해야 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그는 “병원이든, 민간이송이든, 119구급이든 환자에게 필요한 의료적 판단과 행위를 동정(identify)하고, 그 이득과 위험성을 비교해 응급구조사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 응급구조사가 의사의 지시없이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규정해야 한다”며 “외국에서는 다 되는 게, 왜 우리나라에서는 안된다는 것인가”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윤 센터장의 가장 최근 들은 최근 뜨거운 감자였던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사업과 관련한 것이었다. 설날 직전인 지난달 29일 윤 센터장은 “이 일 오래하다 보니 예비타당성조사(예타)만큼 까다롭고 부당하다고 느낀 게 많지 않다”며 “예타를 잘 받았다면 우리나라 권역외상센터는 법률에 명시되지도 않고 지금 여섯개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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