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철지난 공안검사 시대 시작”

[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가 오는 27일 열리는 한국당 전당대회에 불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11일 홍 전 대표는 입장문을 내고 “전당대회는 모든 후보자가 정정당당하게 상호 검증하고 공정한 경쟁을 해 우리 당이 새롭게 태어나는 계기가 돼야 한다”며 “끝까지 함께 하지 못해 유감”이라고 밝혔다.

홍 전 대표는 “내 부족함이다. 스스로를 돌아보고 더 많이 듣고, 더 낮은 자세로 국민 당원과 함께 나라를 살리는 길을 가겠다”며 “믿고 지지해 주신 국민과 당원 동지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고 감사하다는 말씀 드린다”고 덧붙였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홍 전 대표가 불출마선언 배경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홍 전 대표는 지난 10일 페이스북에서 “나는 전대후보 6명과 함께 전대 보이콧에 동참 한바 있고, 그 이유도 이미 밝혔기 때문에 더 이상 드릴 말씀이 없다”며 불출마 이유를 명확하게 밝히지 않는 상황. 표면적으로는 전당대회 개최시기가 북미회담과 겹쳐 적당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한국당 선관위가 경선룰을 독단적으로 정하는 등 문제가 있기 때문에 아예 경선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게 이유다.

하지만 홍 전 대표가 ‘황교안 대세론’이 굳어져가고 있기 때문에 미리 전대 불출마 결정을 내린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홍 전 대표는 지난해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가 이번 전대를 통해 정치권에 재진입을 노렸는데, 황 전 총리에 패배할 경우 정치적인 타격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미리 발을 뺀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다.

실제로 홍 전 대표는 전대출마 의사를 밝힌 후 황 전 총리에 대한 대립각을 세워왔다.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도 “아쉬운 것은 이미 철 지난 공안검사의 시대가 시대를 역류하여 다시 우리당에서 시작 된다는 것”이라며 황 전 총리를 겨냥해 비판했다. 이어지는 글에서는 “지금 전대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당내 현상은 좀비(zombie) 정치다. 좀비 정치나 하고 있는 자유 한국당을 바라보니 참담하기 이를데 없다”고 말했다.

한편, 홍 전 대표가 전대 불출마를 공식화하면서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안상수·주호영·심재철·정우택 의원 등 당권에 도전한 다른 후보들도 불출마 선언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이들은 지난 10일 “전대 일정을 2주 이상 연기할 것을 당에 요구하고, 이 요구가 수용되지 않으면 후보 등록을 하지 않겠다”며 전대 보이콧을 선언했다.

이렇게 되면 남는 한국당 전대 후보는 당선이 유력한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김진태 의원만 남는다. 황 전 총리와 김 의원은 ‘전대 일정은 당이 알아서 하고 선수는 뛰기만 하면 된다’며 기존 전대 일정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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