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측 노조 조합원의 기류는 조금 달라

[뉴스포스트 = 이상진 기자]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와 대우조선지회가 11일 각각 소식지를 통해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현대중공업 노조가 지난달 25일 임단협 찬반투표를 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현대중공업 노조가 지난달 25일 임단협 찬반투표를 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현대중공업노조는 소식지 ‘중앙쟁대위’를 통해 사측의 일방적인 대우조선 인수를 비판했다. 노조는 “이번 인수가 성사되면 조선업 세계 1, 2위가 하나가 되는 메머드급 조선소가 탄생한다”며 “인수합병 과정에서 당장 설계와 영업, 연구 등 서로 중복되는 인력의 구조조정은 불 보듯 뻔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지난달 31일 산업은행은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중심으로 한 조선산업 재편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대우조선해양의 근원적 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조선산업 재편을 통한 업체 간 중복 투자 등에 따르는 비효율 제거가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대우조선지회도 같은 날 소식지 ‘새벽함성’에서 “변명으로 포장돼 있지만 인수합병 발생 시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는 대규모 구조조정과 지역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노동자들의 삶을 한 순간에 나락으로 떨어뜨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현대중공업지부와 대우조선지회는 지난 8일 긴급회동을 갖고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인수합병 절차에 공동대응하기로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 노조는 사측과 산업은행의 △밀실협약 즉각폐기 △조선산업 생태계 파괴하는 빅1체제 재편 중단 △노동조합 참여보장과 고용안정대책 마련 △재벌특혜 폐지 등을 공동투쟁기조로 정했다.

하지만 이번 인수를 바라보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조합원들의 입장이 완전히 같은 것은 아니다. 현대중공업 조합원 가운데 일부는 전국금속노동조합 현대중공업지부 자유게시판을 통해, 지난달 31일 예정이었던 조합원총회를 30일 긴급 상무집행위 회의를 개최해 잠정 연기한 현대중공업지부 집행부가 독단적이라는 비판을 쏟아내기도 했다.

또 11일 현대중공업노조 소식지인 ‘중앙쟁대위’는 사측과 산업은행의 인수과정에 대응한 노측의 지난 경과만 알린 반면, 대우조선해양노조 소식지 ‘새벽함성’은 △매각대책위 전체회의 △매각대응투쟁 조합원총회 △중식집회 등 오는 20일까지의 투쟁계획을 구체적으로 전했다. 조선업관계자들은 “피인수기관으로서의 대우조선해양의 직원들이 구조조정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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