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혁신에는 점진적 혁신의 ‘워킹’과 급진적 혁신의 ’점핑‘으로 구분
- 워킹과 점핑의 효과적인 혁신 비율은 ‘20:80’ 원칙 적용이 바람직

이인권 예술경영 컨설턴트 / 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
이인권 예술경영 컨설턴트 /
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대표

[뉴스포스트 전문가 칼럼=이인권] 올 한해를 시작하며 기업들은 ‘애자일’(agile) 혁신을 하겠다고 했다. 영어 애자일은 ‘민첩한’, ‘기민한’, ‘재빠른’ 이란 뜻과 함께 ‘활기 있는’, ‘두뇌 회전이 빠른‘이라는 의미다. 한 마디로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사회문화적 환경과 첨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조직을 민활한 시스템으로 환골탈태 시키겠다는 결연한 의지다.

이것은 한국의 사회문화체계에 깊이 배인 수직적이며 관료적인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으로 외쳐대던 통상적인 혁신으로는 더 이상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는 기업들의 위기감을 반영하고 있다. 그래서 조직의 기본 체질과 일하는 방식을 대혁신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상황인식을 보여준다. 그렇다면 ‘혁신’이란 과연 무엇일까? 하기야 꼭 올해만이 아니라 기업들을 포함해 모든 조직들은 언제나 혁신을 강조해 왔다. 기업들이 말하는 혁신의 개념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혁신에는 두 가지가 있다. 점진적 혁신이라고 할 수 있는 ‘워킹’(walking)과 급진적 혁신이 되는 ’점핑‘(jumping)이 있다. 워킹은 프로세스 개선, 제품의 성능 향상, 고객 만족도 제고 등 기업이 기존에 가지고 있는 역량을 좀 더 높이는 작업이다. 이에 반해 점핑은 종전과는 전혀 새로운 고객, 새로운 제품, 새로운 기술, 새로운 사업을 통해서 조직의 체질을 바꾸는 것이다. 워킹이 단기적인 혁신 또는 개선활동이라고 한다면 점핑은 비교적 장기적이고 위험도가 높은 혁신활동이다. 혁신의 가장 최선의 방법은 워킹과 점핑 중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이들을 시의적절하게 조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오히려 조직이 급진적 혁신을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면 성과도 나오지 않으면서 조직과 그 구성원들의 매너리즘에 대한 내성만 기르는 결과가 된다. 혁신도 지금까지 조직을 지탱해 왔던 기초의 토대 위에서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단숨에 상전벽해 같은 변혁을 시도해서는 안 된다. 기업들이 매번 혁신을 부르짖어 왔지만 막연한 개념에 특출한 결과물을 요구해 왔기 때문에 가시적인 성과가 미흡했다.

피터 드러커는 그의 저서 《위대한 혁신》에서 혁신을 하는 데 있어 세 가지를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즉 어렵게 하지 말며, 너무 많은 것을 시도하지 말며, 미래를 위해 혁신하려고 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는 “똑똑한 사람들만 할 수 있는 혁신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이 추진할 수 있어야 한다. 기획 단계나 실행 단계에서 지나치게 똑똑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혁신이라면 실패할 것이 분명하다”고 했다.

또한 혁신은 다각화 하지도 말고, 분산시키지도 말아야 한다. 사업 활동의 핵심에서 벗어난 핵심은 산만해지기 쉽다. 그것은 아이디어에 머무를 뿐, 혁신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무엇보다 조직 구성원들이 핵심을 공유하고 있어야 혁신이 겉돌지 않는다. 그의 말처럼 우리 기업들이 조직의 변화경영을 강조하며 급진적인 큰 혁신만 외치다마는 경우는 없었을까? 혁신의 비율은 20:80원칙이 바람직하다. 실제로 미국 MIT대학이 발간하는 〈슬론매니지먼트리뷰〉지가 다년간에 걸쳐 미 500대 기업의 혁신현황을 조사했다. 이 결과에 따르면 워킹은 80~90%, 점핑은 10~15% 정도가 적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직이 혁신을 하려면 지식기반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 혁신이라는 과업을 수행하는데 있어 ‘무엇을’, ‘왜’,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분명한 인식을 의미한다. 혁신은 남다른 열성, 명확한 개념, 솔선의 자세, 객관적인 판단력, 자율적인 책임감 등을 요구한다. 이 모든 자질들을 기본 바탕으로 하여 혁신하고자 하는 분야에 대한 지식과 식견을 갖춰야 한다.

그래서 혁신가는 넓은 시야를 갖고 전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사람이다. 막연한 관념과 아이디어만 갖고 외치는 혁신은 메아리로만 들려올 수 있다. 크든 작든 혁신은 늘 위험을 수반하고 있어 보통사람들의 일반적인 작업이 아니다. 기존의 질서와 프로세스를 변화시키는 작업, 곧 조직의 DNA를 바꾸는 위대한 작업이다. 그래서 혁신이 성공을 하면 큰 보상이 따르게 되며 혁신가는 ‘영웅’이 되는 것이다. 그 영웅은 분명히 관료적인 마인드가 아니라 기업가적 마인드세트를 갖추고 있다. 혁신은 무엇보다 기업가적 성격의 소유자가 할 수 있는 보람 있는 도전이다.

 

이 인 권

필자는 중앙일보. 국민일보. 문화일보 문화사업부장, 경기문화재단 수석전문위원 문예진흥실장, 한국소리문화의전당 CEO 대표를 13년 동안 역임했다. <긍정으로 성공하라> <경쟁의 지혜> <예술경영 리더십> <석세스 패러다임> <예술공연 매니지먼트>등 14권을 저술했으며 칼럼니스트와 문화커뮤니케이터, 긍정경영 미디어 컨설팅 대표로 있다.

이 인 권 예술경영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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