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전 남대서양서 침몰...한국인 선원 8명 포함 22명 실종
실종자 가족 만감 교차..."이렇게 쉽게 찾을 수 있었는데"

[뉴스포스트= 이별님 기자 ] 스텔라데이지호 침몰 사고와 관련한 심해수색을 시작한 지 3일 만에 선체 내 블랙박스를 회수했다.

회수된 VDR. (사진=외교부 제공)
회수된 VDR. (사진=외교부 제공)

18일 외교부는 오션 인피니티사 심해수색 선박인 시베드 컨스트럭터호가 현지 시간으로 17일 오전 12시 57분 원격제어 무인잠수정을 통해 스텔라데이지호 선체 일부인 선교를 발견하고, 인근 해저면에 이탈해 있는 항해기록장치(VDR) 즉 '블랙박스'를 회수했다고 밝혔다.

앞서 시베드 컨스트럭터호는 한국 시간으로 14일 오후 9시께 스텔라데이지호 사고 해역에 도착해 심해 수색 작업을 시작한 바 있다. 심해 수색이 진행된 지 약 나흘 만에 선체 내 블랙박스를 찾은 것이다.

선교는 스텔라데이지호의 본체로부터 이탈된 상태로 발견됐으며, 현재 본체 발견을 위한 수색작업 진행 중이다. 선교 측면에 표시된 선박식별번호(IMO Number : 9038725)를 통해 스텔라데이지호의 선교로 확인됐다.

또한 회수된 VDR는 현재 특수용액에 담아 시베드 컨스트럭터호 내에 안전하게 보관 중이라고 외교부는 설명했다. VDR의 부식 방지를 위한 작업의 일환이다.

오션 인피니티사는 선체 본체 발견, 미확인 구명벌 발견, 수중촬영을 통한 선체 상태 확인 및 3D모자이크 영상재현 등을 위해 심해수색 작업을 지속할 예정이다. 14일부터 10일 내외 1차 심해수색 실시 후 승무원 교체 등을 위해 2월 말 우루과이 몬테비데오에 잠시 들른다. 이후 다시 이동해 2차 심해 수색을 15일 내외로 진행한다.

본체 이탈된 조타실 측면부. (사진=외교부 제공)
본체 이탈된 조타실 측면부. (사진=외교부 제공)

실종자 가족 "안도하면서도 허탈하다"

스텔라데이지호 가족대책위 측은 "침몰한 스텔라데이지호를 찾고 블랙박스를 수거했다는 소식에 만감이 교차한다"며 "안도하는 마음과 함께 가족들이 느끼는 허탈함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고 심경을 전했다.

이어 "이렇게 빨리 침몰 선박을 찾아내고, 블랙박스를 수거할 수 있었는데도 대한민국 정부는 지난 2년간 '선례가 없어 심해수색을 할 수 없다' , '기술적으로 가능할 경우에만 블랙박스를 수거하겠다'는 말만 되풀이 해왔다"고 덧붙였다.

앞서 스텔라데이지호는 2017년 3월 31일 철광석 26만t을 실은 채 남대서양 해역에서 침몰했다. 필리핀 선원 2명은 구조됐지만, 한국인 선원 8명을 포함한 22명은 실종 상태다.

가족대책위는 선체 내 블랙박스 회수 및 실종 선원 생사확인 등을 위한 심해 수색 작업이 진행돼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외교부는 지난해 말 오션 인피니티사와 심해 수색을 위한 용역계약을 체결했다.

가족대책위는 "블랙박스 및 추가로 찾는 증거를 통해 사고 원인이 명확히 규명돼야 한다"며 "모든 과정이 투명하게 진행돼 한 치의 의혹도 남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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