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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로드숍] 지난해 화장품 업계, 원브랜드숍만 '우울'
[위기의 로드숍] 지난해 화장품 업계, 원브랜드숍만 '우울'
  • 홍여정 기자
  • 승인 2019.02.21 15: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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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포스트=홍여정 기자] 화장품업계의 양극화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K-뷰티를 이끌었던 로드숍(원브랜드숍) 브랜드들은 사드 사태 이후 경영난이 심해졌고 결국 지난해 매출이 절반 가까이 쪼그라든 성적표를 받았다. 반면 해외 시장을 공략한 럭셔리 브랜드와 화장품 제조업체들은 변화된 화장품 시장의 흐름을 타고 매출 신기록을 기록하는 등 로드숍과 대비되는 양상을 보였다.

(사진=뉴시스 제공)
(사진=뉴시스 제공)

◇ 적자의 늪에 빠졌다

21일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는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손실 190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매출은 3455억으로 7.44% 감소했다.

토니모리는 지난해 연결 기준으로 50억9,000만원의 영업손실을 내 적자 폭이 커졌고 매출액은 전년보다 12.03% 감소한 1,810억원이었다. 잇츠스킨을 운영하는 잇츠한불은 지난해 2,154억원의 매출과 20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전년 대비 각각 12.3%, 54.1% 줄어들었다. 클리오는 지난해 7억7,000만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아모레퍼시픽의 로드숍 브랜드인 이니스프리와 에뛰드의 경우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해 이니스프리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7%, 25% 감소했고 에뛰드는 262억원에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 명암 뚜렷해지는 화장품시장

반면 럭셔리 브랜드는 연일 매출 신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LG생활건강의 럭셔리 한방 화장품 ‘후’는 지난해 단일 브랜드 최초로 누적 매출 2조원을 기록했다. 이에 힘입어 LG생활건강은 지난해 연매출 6조7475억원, 영업이익 1조393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0.5%, 11.7% 증가했다. LG생활건강 측은 "럭셔리 화장품이 면세점과 중국 현지에서 큰 폭으로 성장해 화장품사업의 성장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한국콜마, 코스맥스 등 화장품 제조 주문자개발생산(ODM) 업체들도 나란히 매출 1조원을 넘겼다. 헬스앤뷰티(H&B) 매장의 활성화와 중소형 신규 브랜드들의 출현으로 두 회사의 주문 물량이 크게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콜마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이 1조3578억원으로 전년 대비 65.3% 상승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4.3% 증가한 899억원이다. 코스맥스도 창사 이래 최대 매출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은 1조2579억원, 영업이익은 523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2.5%, 48.9%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35.7% 증가한 210억원을 기록했다.

 

(사진=뉴스포스트DB)
(사진=뉴스포스트DB)

◇ 로드숍 위기론…탈출구는?

브랜드 로드숍은 2000년대 이후 저렴한 가격에 국내 소비자들은 물론 중국인 관광객(유커)를 기반으로 전국 핵심 상권을 꿰차며 호황을 누렸다. 그러다 내수경기 악화와 2016년 시작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후폭풍으로 직격탄을 맞은 후 속절없이 무너지고 있다. 또한 유통 시장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점도 로드샵을 위기로 몰아 넣는 계기가 됐다.

올리브영 등으로 대표되는 핼스앤뷰티(H&B) 매장들은 로드숍들의 부진이 이어지는 동안 소비자들 틈새를 파고들었다. 이들 매장은 한 곳에서 다양한 화장품 브랜드를 손쉽게 비교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무장한 채 화장품 외에도 생활용품, 먹거리 등을 판매하며 급성장했다. 이외에 홈쇼핑, 온라인 등 유통채널이 확대되면서 신규 중소브랜드들이 속속 생겨난 점에 대한 대처가 부족했던 점도 브랜드 로드숍 위기론에 불을 지폈다.

'로드숍의 위기론'이 실체화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화장품 로드숍 1세대로 불리는 스킨푸드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부터다. 스킨푸드는 계속된 경영난에 가맹점주들에게 물품을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고 유통점주와 협력업체에는 대금을 지급하지 못했다. 결국 올해 초 매각 작업이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사드 여파 이후 중국 관광객에 의존하는 전략을 수정하지 못한 것이 로드숍 위기를 발생시켰다”며 “이미 유통 경로가 다양하게 변화했기 때문에 여기에 적응하지 못한 업체는 계속 부진을 겪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로드숍들은 온라인 채널 강화 등 다양한 자구책을 마련하며 새 판 짜기에 돌입한 모습이다.

에이블씨앤씨는 인수합병(M&A)를 적극 추진하며 성장 동력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1월 일명 ‘돼지코팩’으로 유명한 화장품업체 ‘미팩토리’를 인수했고 올해 1월 화장품 수입·유통기업 ‘제아H&B’, 화장품업체 ‘제엠홀딩스’를 잇달아 인수했다.

잇츠한불은 오프라인 판매 위주 전략을 수정하고 온라인 사업에 몰두한다. 오프라인 매장 수를 줄이고 홈쇼핑, H&B 진출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또한 고전했던 중국시장에서 새로운 유통 채널을 발굴해 단순 도매유통에서 벗어나 본사가 직접 관리해나가겠다는 전략을 발표했다.

토니모리도 올해 ‘유통다각화’에 중점을 둔다. 홈쇼핑 등 유통 시장을 점차 확장해 나가고 홍대에 토니모리 ‘스트리트 컬처 플래그십 스토어’를 연내 오픈할 계획이다. 또한 자회사 ‘에이투젠’의 차세대 기술 개발을 통해 고부가가치 미래 산업에도 진출한다.

클리오도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채널 전략 수정에 들어간다. 연내 국내 오프라인 매장을 20%로 축소시키고, 중국 내 60여개 로드숍은 전체 철수한다. 다만 H&B스토어에는 지속적으로 힘을 싣는다. 아울러 국내외 온라인 채널 강화를 위해 조직을 증원하고 마케팅 강화에 나선다.

홍여정 기자 duwjddi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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