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좋은 중학생 싹쓸이…일반고 최대 10.3배
대학등록금보다 4배 비싼 곳도

[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전국단위 자사고가 중학교 성적우수 학생을 ‘싹쓸이’해 성적 우수 학생 쏠림 현상이 극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비도 대학등록금보다 최대 4배 비싼 것으로 나타나 드라마 ‘스카이 캐슬’이 현실화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사교육걱정없는세상, 김해영 의원실 제공)
(자료=사교육걱정없는세상, 김해영 의원실 제공)

26일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지난해 신입생의 중학교 내신성적과 학생 1인당 연간 학부모부담금을 전수분석하고 이같이 밝혔다.

김 의원에 따르면, 전국단위 자사고는 사실상 전원 ‘엘리트 중학생’이 신입생으로 들어온 것으로 나타났다. 내신석차백분율로 따지면, 전국단위 자사고 3곳은 중학교 상위 10%이내 성적의 우수한 신입생이 각 81.5%, 90.0%, 94.0%를 차지했다. 전국단위 자사고 신입생 10명 중 8명 이상이 ‘엘리트’인 셈이다. 김 의원은 “체육특기자가 포함된 것을 감안하면 거의 모든 신입생이 중학교 내신 상위 10%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김혜선 기자)
(사진=김혜선 기자)

반면 서울지역의 일반고 신입생의 중학교 내신 성적 상위 10%의 비율은 평균 8.5%에 그쳤다. 일반고와 비교하면 전국단위 자사고 신입생은 약 10.3배의 ‘공부 잘하는 학생’이 쏠린다는 얘기다. 서울지역의 자사고에 입학한 내신 상위 10% 학생 비율(18.5%)과 비교해봐도 전국단위 자사고는 4.7배 높다.

내신 성취도별로 비교해봐도 마찬가지였다. 지난 2014년부터 도입된 내신성취제는 성적표기 방식을 ‘수우미양가’에서 ‘ABCDE’로 변경한 바 있다. 전국단위 자사고 6개곳은 중학교 내신성취도 ‘A등급’을 받은 신입생 비율이 최저 84.1%에서 최고 99.4%로 나타났다.

이같은 성적우수학생 쏠림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는 전국단위 자사고가 ‘학생 우선 선발권’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김 의원의 설명이다. 그는 “전국단위 자사고는 일반고보다 앞선 시기에 학생을 우선 선발할 수 있는 특혜를 부여받고 있다”며 “이렇게 최상위권 학생들을 선발한 효과는 소위 스카이(SKY) 대학 입학실적으로 나타나 전국단위 자사고를 고교 서열의 정점으로 군림하게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국단위 자사고의 선발방식이 ‘중학교 내신 성적’인 것도 이러한 ‘엘리트 학생 선발’에 힘을 더하고 있다는 게 김 의원의 지적이다. 김 의원은 전국구에서 학생들을 끌어모으는 전국단위 자사고의 선발 범위도 제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국단위 자사고의 높은 학부모부담금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조사에 따르면, 전국단위 자사고 학비는 연평균 1천133만원으로 가장 높았다. 특히 민족사관고등학교의 연 학비는 2천589만원으로 서울 소재 일반고 대비 약 9.2배 수준이었다.

(자료=사교육걱정없는세상, 김해영 의원실 제공)
(자료=사교육걱정없는세상, 김해영 의원실 제공)

김 의원은 “전국단위 자사고의 높은 1인당 학부모부담금 실태는 경제적 여건에 따른 교육기회 불평등의 심각성을 의미한다”며 “고교서열화로 인한 교육양극화현상이 심각하고 그 정점에는 전국단위 자사고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굳이 스카이캐슬 드라마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사교육비용의 계층간 격차는 점점 더 확대되고 있다”며 “소수 특권을 위해 대다수 학생들의 형평성이 왜곡되지 않도록 자사고의 고입 우선선발권을 해소하고 출발선의 평등과 교육기회의 균등을 보장하기 위한 고교체제 개선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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