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트럼프 ‘세기의 만찬’ 미리보기

[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27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세기의 협상에 돌입한다. 양국 정상은 ‘친교 만찬(social dinner)’을 통해 한결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월 1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건배하는 김정은 위원장(왼쪽). 2017년 국빈방문에서 콜라로 건배하는 트럼프 대통령(오른쪽). (사진=뉴시스)
지난해 4월 1차 남북정상회담 당시 건배하는 김정은 위원장(왼쪽). 2017년 국빈방문에서 콜라로 건배하는 트럼프 대통령(오른쪽). (사진=뉴시스)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다시 만나는 것은 지난해 6월1일 싱가포르 회담 이후 8개월여만이다. 양 정상은 베트남 현지시간 오후 6시 30분(한국시간 오후 8시 30분)에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하노이 호텔에서 만난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단독회담 후 저녁 만찬을 함께하는 식으로 회담을 진행한다. 양 정상은 6시 30분 하노이 호텔에서 만나 인사 및 환담을 나누고, 10분 후인 오후 6시 40분부터 20분간 일대일 대면해 단독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후 일정은 친교만찬이 오후 7시부터 1시간 30분가량 진행된다. 북측에서는 김 위원장과 그의 친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측은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이 함께한다.

다만 단독회담 시간이 짧고 사교적인 분위기의 만찬인 만큼, 양 정상은 구체적인 비핵화 논의보다는 편한 분위기에서 회포를 푸는 시간을 보낼 것으로 보인다. 본격적인 비핵화 협상은 다음날인 28일부터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친교만찬 메뉴도 이목…‘술’ 등장할까

이날 친교만찬에서 등장할 저녁 메뉴도 세간의 관심거리다. 앞서 싱가포르 회담에서는 아보카도 샐러드를 곁들인 전통적인 새우 칵테일, 한국 궁중음식인 오이선, 싱가포르 등지에서 많이 먹는 케라부 등이 나왔다. 한국 음식과 미국 음식, 싱가포르 음식이 적절히 섞인 메뉴였다. 다만 이날 친교만찬 메뉴는 아직 공개되지 않은 상황이다.

친교만찬에 ‘건배주’가 등장할지도 이목이 쏠린다. 지난 싱가포르 회담에서는 점심식사인 ‘업무 오찬’이기 때문에 따로 술이 등장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하노이 회담에서는 저녁식사인 ‘친교 만찬’이기 때문에 건배 행사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해 4월 열린 1차 남북정상회담에서 권하는 술을 단 한번도 거절하지 않은 ‘애주가’로 알려졌다. 당시 만찬장에 등장한 술은 ‘문배주’로 도수가 40도 안팎으로 센 편이었다. 김 위원장은 우리 측 관계자가 술을 권하면 ‘원샷’으로 잔을 비웠다고 한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금주가’로 유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공공연히 “나는 한 번도 술을 마신 적이 없다. 한 번도 마신 적이 없다”고 말해왔다. 또 “나는 내가 술을 한 모금도 입에 대지 않는다는 사실이 매우 자랑스럽다”고도 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7년 우리나라에 국빈방문 했을 때도 와인잔에 콜라를 담아 건배했다. 지난해 제73차 유엔총회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건배잔에는 다이어트 콜라가 담겨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술을 마시지 않는 이유로 자신의 슬픈 가족사를 이야기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친형인 프레드는 알콜의존증을 앓다가 1981년 4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세상에서 제일 잘생기고 성격 좋은 프레드라는 형이 있었는데, 술 문제가 있었다. 항상 나에게 하던 말이 ‘술은 마시지 말라’였다”고 했다.

한편, 이날 친교 만찬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건배주를 트럼프 대통령은 콜라를 손에 들고 건배할 경우 지난해 싱가포르 회담 당시 ‘깜짝 이벤트’였던 호텔산책 만큼의 이목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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