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지난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 해체를 약속하고 폐기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이 재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같은 움직임은 지난달 2차 북미회담이 결렬된 이후 포착된 것이어서 북한 측이 의도적으로 활동을 재개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2019년 3월 2일 북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  수직 엔진 실험장에 두대의 건설 크레인이 포착됐다. (사진= beyondparallel.csis.org/저작권=DigitalGlobe)
2019년 3월 2일 북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일대를 촬영한 위성사진. 수직 엔진 실험장에 두대의 건설 크레인이 포착됐다. (사진= beyondparallel.csis.org/저작권=DigitalGlobe)

미국의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5일(현지시각) 북한전문 사이트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에 “지난 2일 촬영한 상업 위성사진을 보면 북한이 서해 장거리 미사일 발사장을 신속히 재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상업 위성사진은 지난 2일 촬영됐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회담이 결렬된 지 이틀 후다. CSIS는 “수직 엔진시험대와 발사대의 궤도식 로켓 이동 구조물에서 움직임이 눈에 띄게 나타나고 있다”며 “주로 닫혀 있던 연결타워의 덮개도 열려 발사대가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의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은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위치한 ‘서해위성발사장’으로도 불린다. 이곳은 미국에 실질적인 위협이 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엔진을 시험하는 등 각종 미사일 관련 시설이 밀집된 곳이다.

때문에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해 6·12북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을 폐기하겠다고 공언했다. 같은 해 9월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했을 때도 공동선언문에 ‘동창리 엔진시험장 및 미사일 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들의 참관 아래 영구적으로 폐기한다’는 조항까지 넣었다.

CSIS는 이러한 활동 재개를 두고 “5개의 유엔 제재를 풀어달라는 요청을 미국이 거부한 상황에서 북한이 모종의 결심을 보여주려는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미국의소리)
미국 상업위성 플래닛 랩스가 포착한 북한 동창리 서해 미사일 발사장의 모습. 2월 7일 찍은 사진(위)에 나타났던 붉은 색 동그라미 안의 물체가 2월 22일 사진에서는 사라져 있다. (사진=미국의소리)

한편, 국정원도 북한의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의 움직임을 포착했다고 지난 5일 국회 정보위원회 간담회에서 밝힌 바 있다. 서훈 국정원장은 “(동창리 일부 시설에) 지붕과 문짝을 (다시) 달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북한이 이러한 움직임을 보인 시점은 2차 북미정상회담 직전인 2월부터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북한이 전문가 참관하에 미사일 발사장을 폐기할 때 홍보 효과를 높이려는 목적과 동시에 협상이 실패했을 경우 미사일 발사장으로 활용하기 위한 가능성이 모두 있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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