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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현대모비스, 주총 앞두고 엘리엇과 전면전
현대차·현대모비스, 주총 앞두고 엘리엇과 전면전
  • 이상진 기자
  • 승인 2019.03.07 13: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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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美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 현대차에 포문
- 현대차 45兆 투자계획에 엘리엇 ‘막연하고 회의적’
- 엘리엇, GBC 건립에도 ‘비영업용 자산’ 딴지

[뉴스포스트=이상진 기자] 오는 22일로 예정된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의 주총을 놓고 엘리엇과 현대자동차그룹의 국지전이 전면전으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미국 행동주의 헤지펀드인 엘리엇이 지난달 27일과 28일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 주주들에게 공개서신을 보내면서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엘리엇은 서신에서 주주배당을 높이고 이사회의 투명성을 강조하는 내용의 의안을 지지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현대자동차도 현대차 이사회의 투명성을 강화해 주주가치 중심의 경영을 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해 맞불을 놨다. 

‘만만찮은’ 엘리엇, ‘현대차·4조6천’ ‘현대모비스·2조6천억’ 배당요구

엘리엇은 지난 2017년 말부터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 주식을 전략적으로 사들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은 현대차가 △중국 사드보복 여파 △미국 보호무역주의 강화 △내수부진 등의 삼중고를 겪은 시기였다.

또 당시는 정권교체가 이루어진 해로,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의 순환출자 해소에 대한 정부의 본격적인 압박이 시작된 때이기도 했다. 대기업의 순환출자구조를 해소하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었다. 새 정부가 출범하고 그해 5월 취임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취임일성으로 “현재 순환출자가 문제되는 곳은 현대차그룹 하나뿐”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지난 2018년 3월 현대자동차그룹은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분할합병을 골자로 하는 지배구조개편안을 내놓고 의욕적으로 추진했지만, 엘리엇 등 외국계 투자자들의 반대에 직면에 결국 같은 해 5월 개편안을 포기해야 했다.

업계관계자들은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이 2017년 경영상의 어려움과 정부의 압박을 동시에 받던 현대자동차그룹을 표적으로 삼아 현재까지 공격을 이어오고 있다고 보고 있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엘리엇은 포터 캐피탈 엘엘씨 등 우호지분을 포함해 현대자동차 지분의 약 3%, 현대모비스 지분의 약 2.5%를 보유했다. 보유한 지분은 작지만 외국계주주들을 선동해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를 압박하는 상황이다.

7일 기준 현대자동차의 외국인 지분보유율은 44.58%, 현대모비스의 외국인지분보유율은 46.46% 등이다. 여기에 주로 단기투자수익을 노리는 국내 소액주주들 또한 당장 배당을 높이기를 주장하는 엘리엇에게 동조할 가능성도 있다.

엘리엇은 이번 주총을 통해 현대자동차는 △보통주 1주당 21,967원 △우선주 1주당 22,017원 등을 배당할 것을 요구했고, 현대모비스는 △보통주 1주당 26,399원 △우선주 1주당 26,449원 등을 배당할 것을 요구했다. 보통주로만 따져도 현대차는 4조6천억원, 현대모비스는 2조6천억원 규모다. 이는 연결재무제표 기준으로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을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해 현대자동차는 영업이익 2조4,221억원, 당기순이익 1조6,450억원을 기록했고, 현대모비스의 영업이익은 2조249억원, 당기순이익은 1조8,888억원 수준이었다.

이밖에 엘리엇은 △14.3조원에 달하는 현대자동차의 초과자본금 환원 △7.4조원에 달하는 현대모비스의 초과자본금 환원 △현대자동차·현대모비스의 보수위원회 및 투명경영위원회 신설 통한 기업경영구조혁신 등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 5년 간 45조원 투자계획

앞서 지난해 11월 엘리엇은 현대자동차 이사진에 서신을 보내 글로벌 자동차 컨설팅사인 Conway MacKenzie의 독립분석보고서를 기초로 현대자동차에 △심각한 초과자본 △주주수익률을 하락시키는 GBC부지에 대한 검토 △신규 사외이사선임 등을 검토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특히 엘리엇은 GBC 부지에 대해 “잉여현금흐름이 불투명한 운영으로 비영업용 자산에 묶여 연구개발과 설비투자가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엘리엇은 GBC를 개발하는 데 수조원의 비용이 들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난해 주주인 엘리엇의 지적은 받은 뒤 현대차는 주총을 앞둔 지난달 26일과 27일 연이틀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26일에는 현대차 이사회의 투명성과 전문성, 다양성을 강화한다는 방침을 밝혔고, 27일에는 2019년부터 오는 2023년까지 향후 5년 동안 기술개발에 45조원을 투자해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겠다는 계획을 공표했다.

현대차는 △연구개발과 경상투자 등에 30조6,000억원 △모빌리티, 자율주행 미래기술에 14조7,000억원 등 모두 45조3,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연평균 투자액 규모가 5조7,000억원 규모였던 지난 2014-2018년에 비해 58% 이상 늘어났다. 현대차는 대규모 투자로 2022년까지 영업이익률을 7%, 자기자본이익률을 9% 이상 달성해 주주가치를 극대화한다는 복안이다.

하지만 엘리엇은 현대차가 밝힌 45조원 규모의 투자계획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입장이다. 엘리엇은 현대자동차주주들에게 보내는 서신에서 “현대자동차가 5년간 45조원을 R&D에 투자할 것을 발표하긴 했지만, 해당 투자에 대한 수익률이 과거와 어떻게 다를 것인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고 지적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뉴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5천억원 규모의 배당금을 지급하라는 벌처펀드에 불과한 엘리엇의 주장은 연구개발과 자율주행차 등 미래기술을 통한 먹거리를 생각하지 않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GBC로 인해 수조원의 비용이 추가로 들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선 “보유하고 있는 현금 등 여러 가지가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상진 기자 elangvital@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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