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김정은 수석대변인”…나경원 한마디에 국회 아수라장

[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더 이상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낯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주십시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의 이 한 마디에 국회 본회의장은 곧바로 아수라장이 됐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곧바로 강하게 항의하기 시작한 것. 12일 오전 10시 나 원내대표는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문재인 정부를 강력하게 비판하며 이같이 말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 (사진=김혜선 기자)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 연설 중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 등이 강력 항의하자 의원들 간 몸싸움이 벌어졌다. (사진=김혜선 기자)

이에 민주당에서는 “이게 무슨 국회의원이냐” “어떻게 대통령을 두고 북한 대변인이라고 하느냐”며 소리쳤다. 여기에 한국당 소속 의원들이 “야당 입을 틀어막는다” “이게 국회냐”는 등 나 원내대표를 두둔하고 나서면서 나 원내대표의 연설이 들리지 않을 지경이었다. 나 원내대표도 “(대통령 북한 대변인 발언은) 외신에서 나온 얘기다”라고 거들었다.소란이 가라앉지 않자 문희상 국회의장이 나섰다. 문 의장은 “이제 그만하라”며 나 원내대표에 “발언을 계속하라”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에서는 “사과해”라고 외치며 나 원내대표의 ‘북한 대변인’ 발언 사과를 요구했다.

일부 민주당 의원과 한국당 의원은 의장석 앞까지 나와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가벼운 몸싸움까지 일었다. 표창원 의원이 자리에 일어나서 나 원내대표에 “사과하라”며 항의하자 한국당 의원이 삿대질을 하며 다가와 몸싸움 직전 상황까지 연출되기도 했다. 문 의장이 각 당 원내대표를 의장석까지 불러 논의했지만 소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결국 문 의장이 다시 나서 의원들을 진정시켰다. 문 의장은 “국회는 민주주의의 시작이자 끝”이라며 “아무리 말이 안 되는 소리라도 들어야 한다. 나도 청와대 대변인이라는 소리를 듣고서도 참고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에 끝까지 자리에 서서 항의하던 표창원 의원은 자리에 앉았다. 하지만 일부 민주당 의원은 자리에서 일어나 본회의장을 퇴장했다.

나경원 원내대표 발언에 몸싸움 난 의원들. (사진=김혜선 기자)
나경원 원내대표 발언에 몸싸움 난 의원들. (사진=김혜선 기자)

이날 나 원내대표는 교섭단체 대표연설 대부분을 현 정부 비판에 할애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하며 “가짜 비핵화로 얻은 것은 한미훈련 중단 뿐이다. 최근 키 리졸브, 독수리 훈련에 이어 을지프리덤가디언훈련까지 종료됐습니다. 한미동맹의 살아있는 증거인 3대 훈련이 모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을 두고도 ‘위헌’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나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을 두고 “대한민국 헌정 질서를 정면으로 무시하는 ‘헌정 농단’ 경제 정책”이라고 규정하고 “소득주도성장의 실패는 자명하다. 시장질서에 정면으로 반하는 정부의 인위적인 개입과 재분배 정책이 고용쇼크, 분배쇼크, 소득쇼크로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최근 민주당과 야3당이 ‘패스트 트랙’으로 선거제개혁을 도모하고 있는 것을 두고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전 세계 두 나라에만 있는 매우 독특한 제도”라며 반대를 분명히 했다. 나 원내대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면) 민주당 주장과 달리 의원수 확대도 불가피하다”며 “원 포인트 개헌이 함께 추진되지 않는 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담은 선거제 개편은

사실상 의회 무력화 시도“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례대표를 폐지하고 그를 지역구 숫자 조정에 사용해 지역구 의원의 대표성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뉴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