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더십과 헤드십 vs 영향력과 권력’의 차이
- 남을 따르는 자세가 리더의 우선 조건이다
- “남을 따르는 법을 알아야 참된 지도자다” - 아리스토텔레스

이인권 예술경영 컨설턴트
이인권 예술경영 컨설턴트

[뉴스포스트 전문가 칼럼=이인권] 21세기 변화의 시대에 리더십은 무엇이가?

그것은 목표를 위해 집단을 조정하고 조직화하되 ‘자발적으로’, ‘능동적으로’, ‘주도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감각과 기술이다. 강제적으로, 일방적으로 이루어지는 명령과 복종의 수직관계가 되는 헤드십과는 전혀 다르다. 이제는 조직의 경영자들이 일방적으로 지시하고 명령하여 구성원들이 움직이는 세상이 아니다. 헤드십에 의한 관리는 겉으로 나타나는 행위일 뿐이지 마음이 움직이는 행동이 아니다.

리더십에 대한 관념은 인류가 군집 생활을 하면서부터 생겨났다. 리더라는 말이 분명히 만들어진 지는 1,000년 이상이 된다. 그만큼 리더십이라는 단어는 어떤 특수한 전문 용어가 아니라 인간 사회에서 보편적으로 쓰이고 있는 일반어다.

리더십과 헤드십을 어떻게 구별하는냐는 그 두 가지 범위를 어디에 두는가에 있다. 넒은 의미로 리더십은 헤드십을 포함한다. 헤드십은 공식적인 조직의 위치인 직위만을 근거로 발휘되는 관료적 ‘권력'(power)이다. 반면 리더십은 그런 직위와는 상관없이 리더 자체의 카리스마적, 성품적, 신비적, 변혁적, 전문적, 비전적 자질과 권위에 근거해 이루어지는 ‘영향력'(influence)이다.

그래서 헤드십은 일방적이고 강제적인 성격을 띤다. 그러나 리더십은 상호적이고 자발적인 성격을 갖게 된다. 그리고 권력은 그 부림을 받는 사람들에게 위축감을 주고 위화감을 준다. 하지만 영향력은 그 기(氣)가 전해지는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고 감화를 준다.

이런 리더십은 지금처럼 국가나 조직이나 구성원의 존재가 인정되는 시대에 진가를 발휘한다. 수평적 민주사회에서는 리더를 따르는 구성원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저명한 조직관리 및 리더십 학자인 카네기멜론스쿨의 로버트 R. 켈리 교수는 그의 저서 《팔로워십의 힘》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조직의 성공에 있어서 리더가 기여하는 것은 많아야 20% 정도이고 그 나머지 80%는 조직을 구성하는 팔로워들의 기여로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내용이 발표되었을 때 수많은 기업이나 조직의 경영자들은 공감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사회문화체계가 바뀌고 있는 한국에서는 다르다. 지금 그의 이론은 특이한 주장이나 시각이 아닌 현실에서 절실하게 필요한 원칙이 되었다.

외부적으로 기업의 경영은 주식의 가치를 통하거나 소비자들의 반응으로 평가된다. 그리고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운영은 투표권을 갖는 주민의 지지도에 의해 평가된다. 그러나 내부적으로 그 평가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20%가 지도자 리더십이다. 그리고 대다수 80%가 구성원들의 팔로워십인 것이다.

흔히 오히려 80% 리더십과 20% 팔로워십의 구성 비율이 합당하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조직은 경영자 리더 한 사람의 열정과 노력만으로는 안 되는 것이다. 리더가 아무리 거창한 비전과 사명을 갖고 있더라도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 구성원들이 공감하고 동참하여 매진하지 않으면 성과를 도출하기가 쉽지 않다. 궁극적으로 일은 일선 구성원들이 하기 때문이다.

성과는 아이디어로만 나오는 것이 아니다. 그것을 효과적으로, 그리고 효율적으로 실행에 옮겼을 때 얻어진다. 그래서 최고의 위치에 있는 1명의 경영자보다 99명의 구성원들이 어떻게 일을 하는가가 더욱 중요하다.

미국 대통령학의 대표적 학자인 프레드 그린슈타인은 리더십을 조명하기 위해 《위대한 대통령은 무엇이 다른가》(원제 'The Presidential Difference')에서 다음과 같은 기준을 제시한 바 있다.

첫째, 대중과의 의사소통을 능률적으로 하는지 여부

둘째, 구성원을 규합하고 그들의 행동을 효과적으로 조직화 하는 능력

셋째, 구성원(국민)을 위한 비전에 얼마나 부응시키느냐 하는 수완

넷째, 주위의 조언과 정보를 인지하고 처리하는 인식스타일

다섯째, 감정에 지우치지 않고 건설적으로 자기를 관리해 나가는 감성

한마디로 리더십은 구성원들로 하여금 주도적으로 따르도록 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자질들의 통합된 능력이다. 분명한 것은 리더십은 이끌어가는 리더와 따라가는 팔로워가 있을 때 성립되는 개념이다. 구성원이 따라주지 않고 혼자만 나아가는 것은 리더십이 아니다. 그래서 아리스토텔레스는 ‘남을 따르는 법을 알지 못하는 사람은 결코 좋은 지도자가 될 수 없다’고 하였다.

이인권 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CEO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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