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이상진 기자] SK텔레콤(017670)이 26일 제35기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해외 OTT 세력을 견제하고, 모피아 출신 사외이사를 선임해 제3인터넷전문은행 진출에 박차를 가할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35기 주주총회 성립을 선언하고 있다(사진=이상진 기자)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35기 주주총회 성립을 선언하고 있다(사진=이상진 기자)

올해 SK텔레콤의 제35기 정기주주총회는 여러 모로 특별했다. 참여주주 현황과 보고안건, 부의안건 순으로 진행되는 여타의 주총과 달리, 박정호 SK텔레콤 사장과 각 부분 사업부장들이 ‘진행자’로 나서 SK텔레콤의 사업경과와 미래사업전략을 설명했다.

지난 22일 개최된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의 주총이 미국계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과의 표 대결로 관심을 끌었다면, SK텔레콤의 35기 주총은 박정호 사장이 직접 SK텔레콤을 설명하는 일종의 기업설명회(IR) 형식이었다.

주주뿐만 아니라, 다수의 애널리스트와 기자들도 제한 없이 주총현장에 참석해 SK텔레콤 주총현장에서 나온 얘기를 분석하고 취재할 수 있었다.
 

▲ SKT, 자체콘텐츠로 넷플릭스 ‘견제’

박정호 SK텔레콤 사장과 각 사업부장들은 35기 주총의 보고안건과 부의안건을 표결하기 전 직접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했다.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하던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넷플릭스를 견제하고 국내 OTT 사업과 콘텐츠 영역을 지키기 위한 SK텔레콤의 전략을 설명했다.

박정호 사장은 “미래 콘텐츠는 모바일이 중심이 될 텐데, MNO사업을 영위하는 누구도 넷플릭스와 경쟁하려는 생각을 하지 못하고 마케팅 대상으로 협업해 1만 가져가고 넷플릭스에 99를 주고 있다”며 “미래의 반도체인 미디어 콘텐츠 시장이 넷플릭스로 굳어지는 건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기에 SK텔레콤은 자체콘텐츠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은 넷플릭스에 대항하기 위해 ‘옥수수(oksusu)’와 ‘푹(pooq)’을 통합할 계획을 전했다.


▲ SKT-키움증권-하나금융그룹, 제3인터넷전문은행 ‘박차’

SK텔레콤이 키움증권, 하나금융그룹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추진하고 있는 제3인터넷전문은행 출범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금융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한 김석동 지평인문사회연구소 대표를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으로 선임하면서다.
 

SK텔레콤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으로 선임된 김석동 대표(사진=이상진 기자)
SK텔레콤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으로 선임된 김석동 대표(사진=이상진 기자)

김석동 대표는 지난 1980년 제23회 행정고시 합격해 △재정경제원 차관 △금융감독위원회 위원장 △농협경제연구소 대표 △법무법인 지평 고문 등을 거친 금융통, 모피아(MOFIA)로 알려졌다. 업계는 이번 김석동 사외이사 선임이 SK텔레콤의 제3인터넷전문은행 출범을 위한 포석이라고 보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26일부터 27일 저녁 6까지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을 접수한다. 결과는 28일 발표예정이다.

한편, SK텔레콤의 35기 주총에서 △재무제표 승인의 건 △정관 일부 변경의 건 △주식매수선택권 부여 승인의 건 △주식매수선택권 부여의 건 △사외이사 선임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이사 보수한도 승인의 건 등 부의안건들이 모두 원안대로 통과됐다.

연결기준으로 지난해 SK텔레콤의 매출액은 16조8,740억원, 영업이익은 1조2,018억원, 당기순이익은 3조1,320억원 등이었다. 현금배당은 주당 1만원으로 확정됐다.

부의안건 승인에 따라 유영상 MNO사업부장, 하형일 코퍼레이트디벨롭먼트센터장, 하성호 CR센터장, 박진효 ICT기술센터장, 윤풍영 코퍼레이트센터장이 주식매수선택권을 받았다. 주식수는 △유영상 1,734주 △하형일 1,564주 △하성호 1,369주 △박진효 1,300주 △윤풍영 1,244주 등이다. 

저작권자 © 뉴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