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T, 데이터제한 삭제에 FUP 보전방안 마련할 것
- ARPU·무선통신수익 하락, 콘텐츠로 회복
- LG유플러스, 5G기지국 상반기까지 5만개 확충

[뉴스포스트=이상진 기자] KT, SKT, LG유플러스 등 국내 대표 이동통신3사가 경쟁적으로 5G서비스의 요금인하 행보에 나섰다. 당초 예상보다 저렴하면서도 무제한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는 5G요금제에 소비자들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사진=선초롱 기자)
(사진=선초롱 기자)

▲ ‘LG유플러스→KT→SK텔레콤→LG유플러스’, 요금제 핑퐁게임

LG유플러스는 지난달 29일 본격적인 5G상용화를 앞두고 가장 먼저 3종의 5G요금제를 선뵈며 5G요금제 경쟁의 포문을 열었다.

LG유플러스의 요금제는 △5G라이트(9GB) △5G스탠다드(150GB) △5G프리미엄(250GB) 등으로 각각 월 55,000원, 75,000원, 95,000원 수준이었다. LG유플러스가 선제적으로 발표한 5G요금제엔 무제한정액제가 포함되지 않았다.
 

수정 전 LG유플러스 5G요금제(자료=LG유플러스)
수정 전 LG유플러스 5G요금제(자료=LG유플러스)

5G라이트는 9GB 소진 후 1Mbps 제한속도로 데이터를 사용할 수 있었다. 5G스탠다드는 150GB를 사용한 뒤 5Mbps 속도제한으로 데이터 사용이 가능했고, 5G프리미엄은 250GB 데이터를 모두 사용하면 7Mbps 속도로 데이터를 이용해야 했다.

LG유플러스는 5G요금제를 발표하며 “이번에 출시한 5G요금제 3종으로 동일 구간에서 업계 최대 데이터를 제공해 고객들에게 호응을 얻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LG유플러스의 호기는 오래 가지 못했다. KT가 불과 나흘 뒤 8만원대의 5G완전무제한 요금제를 선보인 까닭이다.

KT는 지난 2일 서울 종로 광화문 KT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4종의 5G요금제를 공개했다. △5G슬림(8GB) △5G베이직(완전무제한) △5G스페셜(완전무제한) △5G프리미엄(완전무제한) 등으로 각각 5,5000원, 80,000원, 100,000원, 130,000원 월정액 요금제다.
 

KT 5G요금제(자료=KT)
KT 5G요금제(자료=KT)

5G베이직 등 3종의 완전무제한 요금제는 로밍과 VIP멤버십, 단말보험 등 추가혜택의 차이만 있을 뿐 데이터는 무제한으로 제공된다. KT의 이러한 파격적인 행보는 이통3사 5G요금제 경쟁에 불을 지폈다.

KT의 요금제가 발표된 다음날인 3일 SK텔레콤은 서울 중구 을지로 T타워에서 ‘5G 론칭 쇼케이스’를 개최해 4종의 자사 5G요금제를 대대적으로 공개했다. △슬림(8GB) △5GX스탠다드(150GB) △5GX프라임(완전무제한) △5GX플래티넘(완전무제한) 등으로 각각 월 55,000원, 75,000원, 89,000원, 125,000원 가격대다.

다만 SK텔레콤의 완전무제한 요금제는 오는 6월 30일까지 가입해야 혜택을 볼 수 있고 완전무제한 데이터 사용도 기간이 한정돼 있다. 가입 후 24개월 동안 완전무제한 데이터가 제공되는 조건이다. 또 5GX프라임의 경우 6월 30일 이후 가입하면 89,000원 월정액이 아니라 95,000원 월정액 요금이 부과된다.
 

SK텔레콤 5G요금제(자료=SK텔레콤)
SK텔레콤 5G요금제(자료=SK텔레콤)

SK텔레콤 관계자는 <뉴스포스트>에 “완전무제한 요금제의 경우 24개월 이후에도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제공할지에 대해서는 내부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업계는 이날 발표된 SK텔레콤의 요금제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인가받은 5G요금제에서 일부수정된 것으로 보고 있다. KT가 발표한 5G무제한요금제에 SK텔레콤이 대응해 본래 없던 무제한요금제가 추가됐다는 설명이다.

SK텔레콤은 지난 2월 27일 5G요금제 인가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신청한 바 있으나, 당시 과기부 이용약관심의자문위원회는 “SKT가 신청한 5G 요금제가 대용량 고가 구간만으로 구성되어 있어, 대다수 중·소량 이용자의 선택권을 제한할 우려가 크므로 보완이 필요”하다며 반려한 바 있다.

이에 SK텔레콤은 지난달 25일 중저가 요금제를 추가해 다시 인가신청을 냈고 인가를 받았다.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자문위에 5만원대 슬림(8G) 요금제를 추가 제출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과기부 자문위로부터 인가받은 요금제가 어떤 것인지는 말씀드리기 어렵다”면서도 “인가과정을 거쳐 최종요금제를 발표했고, 이동통신3사가 초반 치열한 경쟁을 통해 고객혜택을 높여가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수정 후 LG유플러스 5G요금제(자료=LG유플러스)
수정 후 LG유플러스 5G요금제(자료=LG유플러스)

KT와 SK텔레콤의 연이은 5G무제한요금제 발표에 겸연쩍어진 LG유플러스도 3일 내부논의를 거쳐 다음날인 4일 무제한요금제를 발표했다. 기존에 발표한 요금제를 전면 재수정한 내용이었다.

3월 발표에서는 없었던 85,000원 월정액 요금제인 완전무제한 5G스페셜이 새롭게 추가됐고 95,000원에 250GB를 제공했던 프리미엄 요금제는 같은 가격에 완전무제한 요금제로 수정해 출시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뉴스포스트>에 “85요금제인 5G스페셜 추가 이외에도 전체적인 요금제 구성을 다시 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지난 9일 KT가 이틀 연속 하루에 데이터를 53GB 이상 사용하는 헤비유저에 대해 이용제한이나 가입해지 등을 명시한 조항을 삭제했다. 업계는 비슷한 조항을 두고 있는 LG유플러스가 해당 조항삭제로 맞불을 놓을지 귀추를 주목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뉴스포스트>에 “하루 53GB를 사용하려면 온종일 데이터를 사용하는 수준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헤비유저가 등장해 과다트래픽을 일으키는 품질저하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해당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는 만큼 FUP 보전을 위해 기술적, 정책적 준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5G투자로 곤두박질 친 영업이익, 콘텐츠로 수복

앞서 이통3사는 올해 초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5G요금제 도입으로 ARPU가 상승할 것이라 설명했다. ARPU 상승으로 하반기부터 통신수익이 턴어라운드 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비친 것이다.

하지만 이통3사의 5G요금제 출혈경쟁으로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무선통신수익의 회복을 예상했던 통신사들의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지난해 KT와 SK텔레콤의 영업이익은 바닥을 쳤다. KT의 영업이익은 연결기준으로 2017년 대비 11.4% 감소한 1조2,615억원이었고 SK텔레콤의 영업이익은 구회계기준으로 2017년 대비 21.8% 줄어든 1조2,018억원을 기록했다. LG유플러스의 영업이익은 지난해 3.7% 상승했지만, 5G 투자비용 증대로 지난해 3분기에 비해 4분기 영업이익은 54.4% 급락했다.

경쟁적으로 주고받은 5G요금제와 각종 프로모션으로 하반기 무선통신수익의 턴어라운드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에 이통3사는 5G투자비용과 무선통신수익 수복을 위해 5G 관련 콘텐츠에 사활을 걸어야 할 형편이다.

KT는 5G서비스로 △narle △리얼360 △e스포츠라이브 △스트리밍게임 △프로야구live △뮤지션live △리얼지니팩 △GiGaLive TV 등을 출시했다. SK텔레콤은 △해리포터AR △실감형아이돌방송 △5G AI T전화 △5GX소셜VR 등을 서비스한다고 밝혔고 LG유플러스는 U+프로야구 등 VR·AR 서비스와 넷플릭스, 게임 제로레이팅으로 소비자의 5G체감을 높일 복안이다.

이통3사가 제공하는 5G콘텐츠는 일정기간 동안만 무료이거나, 추후 업데이트될 본격적인 유료 5G콘텐츠의 마중물 역할을 할 예정이다. 다만,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의 일부 콘텐츠에 적용되는 제로레이팅이 망중립성을 훼손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 

이에 대해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제로레이팅은 3개월 동안만 한시적으로 운영하는 프로모션”이라고 선을 그은 반면, SK텔레콤 관계자는 “네트워크 슬라이싱 등을 활용한 관리형서비스는 상품별 맞춤형 품질을 제공할 수 있어 망중립성 원칙에 부합한다”며 “망중립성 정책의 합리적 적용은 5G 인프라투자 활성화와 이용자 편익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 LG유플러스, 5G기지국 보강할 것
 

이동통신3사 5G기지국 현황(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출자료 활용)
이동통신3사 5G기지국 현황(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출자료 활용)

한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7일 변재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이통3사 가운데 4월 3일 기준으로 5G기지국이 가장 많은 곳은 SK텔레콤(약 3만8,213개)이다. 그 뒤를 KT(3만5,264개)가 바짝 뒤쫓고 있고 LG유플러스는 5G기지국 수가 1만1,784개다.

이통3사 가운데 가장 적은 5G기지국 수를 보유했다는 지적에 대해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상반기 중 기지국 5만개 구축을 완성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말에도 2천억원 투자를 집행해 7천개 기지국에 대한 설비투자를 진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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