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北여건 되는대로 4차 남북회담 추진”

[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15일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4차 남북정상회담을 북한의 여건이 되는대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문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의 ‘당사자가 돼야 한다’는 발언에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이날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주재한 재한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이제 남북정상회담을 본격적으로 준비하고 추진할 시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여건이 되는대로 장소·형식에 구애되지 않고 남북이 마주 앉아 2차례의 북미 정상회담을 넘어서는 진전될 결실을 볼 방안에 대해 구체적이고 실질적 논의를 할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앞서 김정은 위원장은 한미회담 직후인 지난 12일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미국이 올바른 자세를 가지고 우리와 공유할 방법론을 찾은 조건에서 제3차 조미(북미)수뇌회담을 하자고 하면 한 번은 더 해볼 용의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위원장이 제안한 미국과의 협상 시한은 ‘올해 말’ 까지다.

또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을 두고 “(남측은) 오지랖 넓은 중재자·촉진자 행세를 할 게 아니라 민족의 이익을 옹호하는 당사자가 돼야 한다”고 직접적으로 비난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메시지’에 답변을 내놓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오지랖’ 발언 등 지엽적인 단어보다는 비핵화를 위한 대화 의지를 다시 확인한 데 의의를 뒀다. 그는 “최고인민회의에서 국무위원장으로 재추대된 김 위원장은 시정연설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구축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안팎으로 거듭 천명했다. 또한 북미대화 재개와 제3차 북미 정상회담 의사를 밝혔다”면서 “김 위원장의 변함없는 의지를 높이 평가하며 크게 환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나는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미 행정부의 핵심 인사들을 모두 만나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며 “특히 남북미 정상 간 신뢰와 의지를 토대로 하는 톱다운 방식이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필수적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 필요성에 공감과 기대를 표명했고 김 위원장이 결단하면 남북미 3자 정상회담도 가능하다는 뜻을 밝혔다. 양국은 남북대화와 북미대화가 선순환하도록 긴밀한 공조를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앞으로도 우리 정부는 필요한 일을 마다하지 않고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남북관계와 북미 관계의 선순환, 국제사회의 지지·협력 강화 등 한반도 평화 질서를 만드는 데 책임과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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