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홍여정 기자] 쿠팡·위메프·티몬 등 국내 주요 이커머스 기업들의 지난해 실적이 모두 발표됐다. 공통적으로 매출은 성장했지만 수년 째 이어진 적자의 늪에서는 벗어나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도 해당 기업들은 올해도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다는 계획이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쿠팡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4조422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국내 이커머스 사상 최대 매출로 매출 성장률은 2017년 40%에서 2018년 65%로 뛰어올랐다. 

다만 지난해 영업손실은 전년 대비 71.7% 늘어난 1조970억원으로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이에 대해 쿠팡 측은 로켓배송과 새벽배송 등을 위한 물류 투자 비용이 늘면서 적자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티몬도 지난해 40%의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지만 1000억원대의 영업적자에서는 벗어나지 못했다. 티몬은 지난해 매출 4972억원, 영업손실 125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40% 증가했고 영업 손실은 7% 상승했다. 티몬은 매출 성장의 요인으로 '티몬데이', '타임어택' 등 큐레이션 쇼핑 모델인 '타임커머스'의 성공과 직매입 사업 등을 꼽았다.

반면 오픈마켓 사업 확대를 위한 기술 투자 및 사업 조직 확대 등 IT 개발 비용 투자 등의 이유로 영업손실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또한 미디어 커머스 방송을 위한 제작 스튜디오 설립을 포함한 설비 투자와 운영 인력 확보, 하반기 런칭 예정인 C2C 방송 플랫폼 개발 등에 선제적 투자 및 물류 인프라 구축을 위한 투자도 발생했다고 말했다.

'낭비없는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위메프도 올해 적자 폭을 줄이긴 했지만 영업손실을 벗어나지 못했다. 위메프의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손실은 각각 4294억원, 39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의 경우 전년 대비 9%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전년대비 6.4% 줄였다. 위메프 측은 판매 수익 대부분을 가격을 낮추는데 재투자해 직접적인 고객 혜택을 강화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SK플래닛에서 분사한 11번가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11번가는 지난해 매출액은 6744억원, 영업손실은 678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의 경우 전년대비 56% 줄어들었지만 적자를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해 유일하게 흑자경영을 한 기업은 G마켓과 옥션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다. 그러나 지난해 예상치를 밑도는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해 이베이코리아의 매출액은 전년대비 3.1% 늘어난 981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485억원으로 전년대비 22% 줄었다. 이베이 코리아는 2016년 매출 8634억원, 2017년 9519억원을 기록하며 외형 성장은 이뤘지만 영업이익은 2016년 670억원, 2017년 623억원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위메프 본사 (사진=뉴스포스트DB)
위메프 본사 (사진=뉴스포스트DB)

한편 대부분의 이커머스 관련 기업들은 대규모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지만 해당 기업들은 올해도 적극적인 투자, 최저가 경쟁, 빠른 배송 등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쿠팡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배송과 물류 등에 투자를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지난해 일본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약 2조2500억원을 추가로 투자 받은 바 있다. 김범석 쿠팡 대표는 "고객 감동을 위한 기술과 인프라에 공격적으로 투자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티몬과 위메프는 올해 수익성 개선을 목표로 삼았다. 티몬은 "티몬데이, 타임어택 등 타임 커머스 선두 위치를 공고히 하며서 수익 동반 성장의 기틀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위메프도 "물류비용 부담이 큰 직매입 비중을 축소하고 가격 혜택을 더할 수 있는 특가 상품을 늘릴 계획"이라고 전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 기업들의 치킨게임은 계속될 것"이라며 "올해 롯데와 신세계, 네이버 등도 시장에 뛰어드는 만큼 출혈경쟁은 더 심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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