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경남 진주의 한 아파트에서 40대 남성이 불을 지르고 주민들을 상대로 흉기를 휘둘러 5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전문가의 의견이 제시됐다.

17일 오전 경남 진주의 한 아파트에서 40대 남성이 방화 및 흉기 난동을 벌여 5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사진=뉴시스)
17일 오전 경남 진주의 한 아파트에서 40대 남성이 방화 및 흉기 난동을 벌여 5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사진=뉴시스)

17일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 29분께 경남 진주 가좌동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안모(42) 씨가 자신의 집에 불을 질렀다. 이후 그는 아파트 계단에서 대피하려고 집 밖으로 나온 주민들을 상대로 흉기를 마구 휘둘렀다.

이 사건으로 70대 남성 1명과 60대 여성 2명, 30대 여성 1명, 12세 여아 1명 등 주민 5명이 사망했다. 모두 여성과 어린이 노약자 등 사회적 약자들이다. 아울러 3명이 중상을 입고, 2명이 경상을 입었다. 화재는 소방 당국에 의해 20여 분 만에 진화됐다.

현장에서 체포된 안씨는 경찰에 임금체불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고, 기초생활수급자인 데다 무직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안씨는 정신적으로 흥분된 상태로 구체적인 진술은 현재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사건에 대해 국내 1호 프로파일러인 권일용 동국대학교 교수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런 범죄의 핵심은 분노 범죄"라고 밝혔다. 그는 "분노 범죄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는데, 상대방의 시비 등 물리적 접촉이 없는 상태에서 저지르는 유형과 접촉이 있는 상태에서 저지르는 유형이다"라고 말했다.

권 교수는 "이 사건은 가해자가 외적 자극 요인 등 물리적 접촉이 없는 상태에서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며 "아마 가해자의 심리적·물리적 고립상태가 길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어 "내적 갈등이나 분노들이 분노를 유발한 당사자한테 간 게 아니다. 분노 대상이 전치됐다"며 "(가해자는) 자신은 어려운데 타인은 행복해 보이는 상황에 대해 분노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피해자 다수가 여성과 노인, 어린이 등 사회적 약자라는 사실에 대해 권 교수는 "(해당 유형의) 분노 범죄 가해자들은 주로 약자를 대상으로 공격하면서 자존감을 회복한다. 야비한 범죄"라며 "현장에서 체포가 안 됐으면 사건이 연쇄적으로 일어났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저작권자 © 뉴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