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사회 미래성장 위해 신 · 구세대의 ‘케즘딜레마’ 해소책 필요

- 창의성이 왕성한 밀레니엄 세대의 수평적 가치관이 시대를 선도

- 조지 비어드, “전 세계 창의적인 걸작품의 70%가 젊은 세대 몫”

이인권 예술경영 컨설턴트
이인권 예술경영 컨설턴트

 [뉴스포스트 전문가 칼럼 = 이인권] 구세대와 신세대 vs 아날로그세대와 디지털세대.

한국사회에서 나이든 세대와 젊은 세대를 이분법으로 나누어 지칭하는 말이다. 기성세대는 대개 전통적인 가치관을 갖고 있는 부모 그룹을 일컫는다. 한편 신세대는 부모 세대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을 갖고 있다. 그 나눔의 경계는 확연히 있다.

신세대는 어느 시대에나 있었다. 그러나 오늘의 신세대 개념은 다양한 관점에서 여러 가지 용어로 표현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의미로 ‘X세대’란 말이 많이 일반적으로 쓰였었다. 원래 X세대라는 말은 80년대 후반 캐나다의 소설가 더글러스 코플란트(Douglas Coupland)가 쓴 《제너레이션 X》에서 유래했다.

우리나라에서는 1994년 한 광고에 이 말이 쓰이면서 널리 통용되었다. 당초 코플란트는 소설에서 60년대 미국을 풍미했던 히피세대가 그토록 거부했던 인스턴트문화에 주목하였다. 거기에 길들여져 있던 젊은 세대의 정체성 혼란을 규명해보겠다는 취지에서 이 말을 썼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조금 다르다. 오히려 X세대는 뚜렷한 정체성을 갖고 있는 ‘새로운 부류의 젊은층’이라는 포괄적인 뜻으로 쓰였다. 한국에서 X세대로 통하는 신세대는 탈권위주의적이며 자유분방하고 개성이 뚜렷하다.

반면 감각이 뛰어나고 유능하며 합리적이고 젊음이 있는 만큼 자신에 넘쳐 있다. 그것이 특징이다. 이렇게 긍정적인 면이 많지만 예측하기 어려운 엉뚱함도 지니고 있어 혼란스럽기도 하다.

요즘 한국에서는 독특한 개성을 지니고 있는 이른바 밀레니얼 신세대가 부상하고 있다. 한국전쟁의 폐허 속에서 오직 충직하게 일에만 전념하여 지금의 한국경제를 이룩했던 전통적인 1차 베이비부머 세대 속에서 말이다.

그리고 그 기반을 바탕으로 지금 한국 사회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었던 1차 베이비붐 세대와 바로 뒤를 잇는 2차 베이비붐 세대가 있다. 어떻게 보면 그들은 사회나 조직에서 중견의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구세대 부류다. 그들과 신세대 사이에 갈등이 존재하고 있다.

전에 취업사이트 <사람인>과 리서치 전문기관인 <폴에버>의 설문조사 결과가 있었다. 조직의 구성원들이 세대 차이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비율이 58.4%였다. 그 중에서도 젊은 세대가 더 많이 스트레스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대 간의 격차를 느끼는 경우는 평소 조직에서 대화를 할 때나, 지시를 하거나, 보고를 받을 때를 꼽았다.

이는 우리 사회 모든 조직에서 세대 격차의 수준을 넘어 신뢰감의 거리(credibility gap)가 벌어지도록 만들었다. 심각하게는 시간적  · 공간적 단절상태가 되는 ‘케즘딜레마'(chasm dilemma)를 야기하기까지 한다. 이런 현상 속에서 나이 든 세대를 두고 하는 말이 있다. 스스로 자조적인 의미로, 또는 신세대들이 ‘쉰세대’라고 속칭한다.

조직사회에서 관리자나 경영자 그룹에 속하는 전통적인 구세대의 공통된 행동양식이 있다. 자신들의 사회적 경륜과 인생의 경험을 토대로 군림하고 통제하려는 습성이다. 그들은 자신들이 해 왔던 대로 대우받기를 원한다.

20대와 30대의 실무자 그룹에 속해 있는 이른바 밀레니엄 신세대들에게 복종과 충성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신세대는 이에 대해 상대적으로 거부감을 느끼고 있다. 그것은 신세대들이 옳지 않아서가 아니라 한국의 사회문화체계가 바뀌었기 때문이다.

한국의 이들 젊은 세대들은 생각과 행동이 다르다. 구세대가 갖추고 있지 못한 컴퓨터 사용과 같은 실용기술, 외국어, 창의력이 대단하다. 현대사회에서의 경쟁력에 필요한 다양한 능력을 보유하여 상대적인 가치가 인정을 받고 있다.

여기에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신세대는 인생에서 창의력이 가장 활성화 되어 있는 시기에 있다. 실제로 인간의 창의성은 40세가 되기 전까지 최고 정점에 이르고 그 다음부터는 서서히 떨어진다고 한다. 하지만 구세대들에게는 신세대들이 갖추지 못한 오랜 경험에서 녹아나오는 지혜가 있다.

이것은 미국의 의사 조지 비어드(George Beard) 박사가 연령이 정신적 능력에 미치는 효과에 대해 연구한 결과다. 그래서 30대가 창의적 잠재력의 황금기라고 한다. 비어드는 전 세계의 모든 창의적인 걸작품의 70%가 45세 이전의 상대적으로 젊은 사람들에게 나왔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러한 실무능력과 창의적 잠재력을 갖는 신세대들은 독립심이 강하고 시대변화에 대한 적응력과 실용감각 또한 뛰어나다. 따라서 이들의 현재 노동력도 중요하지만 잘 육성하면 막강한 차세대 리더가 될 수 있는 재목들인 것이다.

미국의 대표적인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Goldman Sachs)는 〈글로벌 리서치〉라는 보고서를 낸 적이 있다. 이를 통해 ‘기업이 성공하려면 밀레니엄세대를 확보하라’고 하여 신세대 인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8년 연속 미국 금융계 종사자들이 가장 일하고 싶어하는 직장의 1위에 있는 골드만삭스, 그 최고 기업 조직의 인재관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 특유의 인재경영은 톡톡 튀는 젊은 감각과 자유스런 생각이 넘쳐나는 조직문화를 만들어냈던 것이다.

이인권 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CEO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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