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 전세금 사기...경찰 "집주인 조사 中"
피해자 다수 20대..."공범 제대로 수사하길"

[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20대 대학생들과 취업준비생 등을 상대로 임대 사기 사건이 발생한 지 약 한 달이 지난 가운데, 경찰이 집주인을 수차례 조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지난 29일 오후 전북 익산경찰서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사기 혐의를 받고 있는 임대사업주 A(43)씨를 다섯 차례 소환해 조사했다며 보강 수사를 진행 중 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익산 대학가 일대에서 계약 만료 후에도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대학생 등 피해자들이 A씨를 사기 혐의로 경찰에 신고한 바 있다. 지난주까지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한 피해자는 89명이다.

세입자들이 모르는 상태에서 건물이 임의 경매에 들어가거나, 관리비를 지불했음에도 전기·수도·가스·인터넷 사용요금이 미납되는 피해 사례도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수사 상황에 대해 경찰 측은 "자세한 내용은 수사 중이라 밝힐 수 없다"며 답변을 피했다. 다만 "피해자가 많아 조사에 어려움이 있는 상황"이라며 조만간 사건에 대해 중계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한 피해자는 89명이지만 익산시가 파악한 피해자 수는 대학생과 일반인을 포함해 137명, 피해액은 약 53억 원 이상이다. 피해 규모가 기관마다 제각각인 것을 미루어 볼 때 추가 피해 사례가 드러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다.

지난 5일 전북 익산 전세금 사기 사건에 대한 청와대 청원이 올라왔다.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지난 5일 전북 익산 전세금 사기 사건에 대한 청와대 청원이 올라왔다. (사진=청와대 홈페이지 캡처)

수십억 피해에 시청도 발칵

피해액이 수십억 원대에 이르는 등 사안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익산시는 시청 차원에서 관련 태스크포스(이하 'TF')를 만들어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익산시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지난달 말 원광대학교 및 유관기관과 연계해 TF를 운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익산시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사건이 민·형사 사건인 만큼 익산시 예산 지원은 불가능하다. 다만 TF는 전기와 수도, 가스가 미납되는 피해 사례에 대해 체납 요금을 유예하도록 유관기관과 협의했다.

아울러 "TF는 해당 사건에 과실이 있는 공인중개업체에 대해서 시청 차원의 행정처분을 검토 중"이라며 "피해 현황과 실태 등을 피해자들에게 안내하고 있다"고 관계자는 전했다.

한편 상당수의 피해자들은 현재도 해당 건물에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계자는 "대부분 피해자들이 여전히 (해당 건물에) 거주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계약이 끝난 일부 피해자들은 다른 건물과 계약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900만 원 상당의 피해를 입은 20대 대학생 B씨는 계약이 만료돼 다른 건물에 거주하고 있다. 현재까지 피해액을 돌려받지 못한 B씨는 본지에 "(공인중개사를 포함해) 공범들을 제대로 조사했으면 좋겠다"면서도 "현재 수사 상황을 알지 못해 왈가왈부 할 수는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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