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한국당 해산청원 121만 돌파...역대급

[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자유한국당의 해산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의 30일 사상 최고치를 돌파하면서 조작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자유한국당 해산 청와대 국민청원.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캡쳐)
자유한국당 해산 청와대 국민청원.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캡쳐)

지난 22일 게시된 한국당 해산 청원은 ‘패스트트랙’ 정국을 지나면서 청원자가 급등하기 시작했다. 지난 28일에는 청와대 답변 기준인 20만명을 넘어섰고, 패스트트랙 진통이 최고조에 달했던 29일에는 청와대 청원 홈페이지가 마비될 정도로 청원자가 증가했다. 결국 이날 하루에만 약 50만명의 청원자가 ‘한국당 해산’ 청원에 동참했다.

이날 오후 4시경에는 최다 청원이었던 ‘pc방 살인사건’ 청원 119만건을 훌쩍 넘겨 121만6892건이 청원돼 신기록을 세웠다. 비정상적인 청원 속도에 일각에서는 ‘조작’ 의혹까지 제기될 지경이었다.

이러한 주장의 근거로 제시되는 건 웹 분석 사이트 '시밀러웹'이 제공하고 있는 청와대 홈페이지 분석 자료다. 트래픽 분석 해외사이트인 ‘시밀러웹’에서는 지난 3월 청와대 홈페이지 유입 트래픽이 대한민국 51.75%, 베트남 13.94%, 미국 10.94%, 브라질 2.17%, 캐나다 1.94%로 집계됐다. 이에 일각에서는 우리나라와 크게 관련 없는 ‘베트남’이 트래픽 상위권을 차지한 데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

시밀러웹. (사진=시밀러웹 캡쳐)
시밀러웹. (사진=시밀러웹 캡쳐)

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은 “지난 3월 윤지오 씨 관련 청원이 있던 때 청와대 사이트의 베트남 트래픽이 13.77%였다. 전달보다 2159% 증가한 것”이라며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이 최고위원은 “마지막으로 가장 최근 대량 생산한 네이버 아이디로 인증 가능한 서비스로 벌어진 정치적 사건이 ‘드루킹’과 ‘바둑이’ 사건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면서 “(자유한국당 해산 청원이 있는)4월에는 어떤 ‘사이버 혈맹국’이 국민청원에 관심이 많아졌는지 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의 입장은 다르다. 이날 익명을 요청한 웹 호스팅업체 전문가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트래픽 조작은) 누구도 잡기가 쉽지 않다”며 “기본적으로 서버의 로그를 봐야 알 수 있다. 시밀러웹처럼 외부에서 단순히 보고 판단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 전문가는 “악의성을 갖고 베트남을 통해 우회해 들어온 것인지, 베트남에서 실제 발생한 트래픽인지 따져야 하는데 외부에서 보고 판단하기에는 쉽지 않다”고 밝혔다.

이 전문가는 “사이트를 우회하는 기술은 굉장히 다양하다. 조작을 하려면 얼마든지 할 수 있다”며 “한 예로 중국에 조작공장이 있다. 이런 곳은 휴대폰 수백여대를 실제로 개통해서 사람이 클릭해주면서 건당 비용을 받는다. 이런 경우는 프로그램 패턴이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인공지능이 걸러낼 방법이 아예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조작은) 의심만 해볼 수 있는 것이지 외부에서 알기는 어렵다”고 선을 그었다. 이 전문가는 “간과해서는 안 되는 부분이 있다. 우리나라 사이트에 전혀 상관없는 나라의 트래픽이 많이 들어오는 경우가 있다. 어떤 경우가 있냐면, 한인 커뮤니티 쪽에 해당 글이 링크가 돌면 실제로 유입되는 경우가 있다. 규모있는 커뮤니티에서 링크 한 번씩 타주면 찍히는 경우 있다”고 설명했다.

시밀러웹. (사진=시밀러웹 캡쳐)
시밀러웹. (사진=시밀러웹 캡쳐)

시밀러웹 분석에 따르면, 지난달 청와대 홈페이지의 상위 유입 사이트는 ‘올케이팝(allkpop.com)이라는 해외 사이트가 등장했다. 올케이팝은 해외 최대규모 한류 정보 사이트로, 지난달 유입은 기존보다 1517% 폭증한 것으로 나타난다. 평소보다 ’올케이팝‘ 사이트를 통해 청와대 홈페이지로 넘어온 사람들이 급증한 것인데, 지난 3월에는 이 사이트에 장자연씨 관련 뉴스와 함께 국민청원 링크가 함께 게재된 바 있다.

실제로 청와대는 "3월에 베트남에서 청와대 홈페이지로 유입된 전체 트래픽의 89.93%는 장자연씨 관련 청원으로 유입된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는 공식 입장문을 내고 "베트남 접속 트래픽은 3월 14일 15일 이틀간 집중됐다. 확인결과, 베트남 언론 최소 3개 매체에서 3월14일 가수 승리의 스캔들, 장자연씨 사건 등을 보도했고, 청와대 청원 링크를 소개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29일 폭발적으로 증가한 청와대 트래픽에 대해서는 "지역별로 분류한 결과 97%가 국내에서 이뤄졌다"고 밝혔다. 다음으로는 미국 0.82%, 일본 0.53%, 베트남 0.17% 순이다.

청와대는 "국민들과 함께 만들어온 국민청원 신뢰를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정확한 사실관계 확인 없이 부정확한 정보를 인용한 일부 보도에 대하서는 유감"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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