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미국의 대북정책을 담당하는 고위 인사들이 다음 주 방한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 이후 6자회담 부활 조짐이 보이자 미국도 발빠르게 움직이는 것으로 해석된다.

스티븐 비건 특별대표(왼쪽)과 존 볼턴 보좌관. (사진=뉴시스)
스티븐 비건 특별대표(왼쪽)과 존 볼턴 보좌관. (사진=뉴시스)

먼저 방한하는 이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다. 2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서울 도렴동 외교청사에서 가진 내신 기자단 대상 브리핑에서 비건 대표의 방한을 공식적으로 알렸다.

비건 대표는 오는 8~10일 한국을 방문하는 일정을 한국 정부와 최종 조율 중이다. 그는 카운터파트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비핵화·남북관계 한미워킹그룹을 열고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한반도정세를 평가하고 북미 간 대화 재개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정책에서 유화적 메시지를 많이 내던 비건 대표는 이번에도 대북 인도적 지원 등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방한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미는 지난 2017년 9월 국제기구를 통한 대규모 대북 인도적 지원을 합의한 바 있다. 유니세프와 세계식량계획(WFP)의 북한 모자보건·영양지원 사업에 남북협력기금 800만달러를 공여하는 내용이다.

여기에 대표적인 ‘매파’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방한할 예정이라는 보도도 나온다. 이날 일본 NHK 영문판에 따르면, 볼턴은 이달 28일부터 자신의 카운터파트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만날 예정이다.

한편, 이날 강경화 장관은 한반도 비핵화가 북미간 합의가 있는 딜로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동안 북한에 유화적인 입장을 보이던 강 장관은 “북한이 스코프(scope·범위)를 좀 더 넓혀서 포괄적인 안목을 가지고 이 사안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과 미국 중 더 포괄적인 접근을 가진 곳은 미국이라는 설명이다.

강 장관은 “우리로서는 미측과 계속 공조를 하면서 향후 대화 전략을 마련해 나가겠다”며 “그 일환으로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방한하게 된다면 중요한 대화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외적으로 발신이 되는 메시지를 보면 (북·미) 서로 간에 압박전술을 쓰고 있는 것 같다. 그럴수록 우리의 역할을 할 수 있는 공간이 좁아진다기보다 오히려 더 넓어진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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