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채널 부서 축소…비이자이익 확대보단 예대마진 치중
-구시대적인 경영방식 무리한 시도… 대출이자 은행 최고 수준

[뉴스포스트=홍성완 기자] JB금융지주가 김기홍 회장이 취임한 이후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올해 금융사들은 은행산업이 이전과 같지 않을 것으로 보고 비이자이익을 강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에 반해 김기홍 회장은 예대마진을 통한 은행수익에 전력을 집중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디지털 채널이 보편화되고 이를 선점하려는 다른 금융사들과 달리, 김 회장은 수출까지 추진 중이던 오픈뱅킹 플랫폼 ‘오뱅크’의 부서를 해체하는 등 구시대적인 경영방식을 무리하게 시도하려는 움직임마저 엿보인다.

사진=홍성완 기자
사진=홍성완 기자

▲ 김기홍 회장 체제 한 달… 우려의 목소리만 커진다

지난 3월 29일 취임한 김기홍 JB금융지주 회장이 임기를 시작한지 한 달여가 지났다.

김 회장 취임 이후 새로운 체제를 맞아 기대감이 높았던 JB금융이었으나, 한 달여가 지난 지금 시점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더 커지고 있다.

JB금융은 지난 12일 ‘지주사 조직 슬림화’와 ‘지주 본연의 핵심 기능 강화’를 주 내용으로 하는 지주사 조직개편을 단행했다고 밝혔다.

JB금융은 기존 4본부 15부를 4본부 10개부로 축소했으며, 전체 임직원수는 전북은행 및 광주은행 전출 인원 등 총 49명이 감소되고 18명이 신규로 들어옴에 따라 99명에서 68명으로 약 30%정도 대폭 줄어들었다.

김 회장은 “지주 본연의 업무에 집중하는 차원”이라며 “비록 조직은 축소되더라도 지주사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자회사 CEO들과의 협의체를 적극 활성화하여 자회사들과 신속하고 효율적인 협업으로 시너지를 최대화 하는 방식으로 내실을 다져나갈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김 회장이 김한 전 회장의 ‘색깔지우기’에 나서며 칼바람 인사에 나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아울러 자회사를 컨트롤해야 하는 지주회사가 내부안정을 꾀해야 할 시기에 지나친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심지어 대대적인 구조조정의 신호탄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JB금융 관계자는 “구조조정 계획은 전혀 없다”며 “업무효율화를 위해 조직을 재정비한 것 뿐이지 구조조정은 근거 없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런 김 회장의 행보에 우려를 표출했다. 특히 디지털전략본부 인력 감축과 예대마진에 치중하려는 경영방침을 드러내면서 시대에 역행하는 행보를 자행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 디지털 채널 축소예대마진 이익에 올인?

이번 조직개편에서 디지털전략본부 인력 가운데 10명 이상이 빠져나간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오픈뱅킹 플랫폼 ‘오뱅크’의 사업 전담 부서가 해체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뱅크는 JB금융이 수출까지 고려할 정도로 경쟁력 있는 플랫폼이었다. 특히, 올해 내에 인도네시아의 대표 상업은행인 CIMB에 오픈뱅킹을 적용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오뱅크 전담 부서가 해체되면서 이런 계획도 무기한 연기됐다.

이에 대해 JB금융 관계자는 “오뱅크를 중단하거나 없애는 것은 아니고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담당하는 부서가 계열사들로 바뀌는 것 뿐”이라고 밝혔다.

디지털채널을 제대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지주사가 중심이 되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지주에서 컨트롤타워 형태로 관리해서 진행을 하고, 세부업무상 계열사 별로 협력해서 진행하는 것으로 하던 것은 기존대로 한다”며 애매한 답변을 내놨다.

일각에서는 김 회장이 김한 전 회장의 작품인 ‘오뱅크’보다 예대마진에 따른 수익에 치중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심지어 예대마진 수익에 치중하며 ‘오뱅크’ 사업자체는 사실상 접은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이번 조직 슬림화 과정에서 임직원 30%가량을 자회사 영업 현장에 배치한 것이 이에 대한 근거로 제시된다.

올해 1분기 JB금융은 순이익 975억원을 달성하며 사상 최대 규모의 분기 실적을 달성했으나 지난해와는 다르게 올해 은행수익 전망이 밝지 못하고, 해를 거듭할수록 예대마진에 따른 이익은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속적으로 나오는 상황이다.

아울러 가계부채가 높은 상황에서 은행들이 가계 빚을 이용해 은행의 수익만 올린다는 비판적인 여론도 분명 존재한다. 선진화된 금융기법과 디지털 채널을 활용한 수익창출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김기홍 JB금융그룹 회장 (사진=JB금융그룹)
김기홍 JB금융그룹 회장 (사진=JB금융그룹)

김기홍 체제 들어와 조직개편만…별다른 전략도 없다

이런 상황에서 JB금융의 새로운 수장인 김 회장은 예대마진 수익에 치중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JB금융 관계자는 “예대마진에 중점을 둔다는 말은 생소하다”며 “그냥 내실위주로 간다는 것이며 비용이나 이런 것에 대한 절감 측면도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비은행계열 이익 극대화나 예대마진 외에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전략은 딱히 없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수익구조 외에 어떤 차별성을 위한 계획이나 최근 강조되는 디지털 채널 강화를 위한 계획이 수립되지 않은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김 회장은 금융계에서 다양한 경험을 거친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막상 JB금융 회장에 취임하면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적임자로는 아직까지 물음표를 남기고 있다.

실제로 JB금융은 최근 자영업자들의 경영난이 심각한 상황에서도 고금리 장사를 하고 있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은행연합회 등에 따르면 JB금융의 계열사인 전북은행이 연 6.7% 중후반대의 개인사업자 신용대출 평균금리를 기록하면서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 뒤를 이어 역시나 JB금융 계열사인 광주은행이 6.4%대 중반을 기록하며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 같은 고금리 수익창출은 앞으로 축소될 수 밖에 없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디지털 채널을 강화하는 것도 플랫폼 구축을 통한 새로운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움직임이라는 것이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대출이라는 것은 보통 10년 이상을 만기로 두고 받기 때문에 당장 대출이 줄어들진 않는다”면서도 “그러나 앞으로 계속 대출규모는 지속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에 플랫폼을 통한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기 위해 금융계가 디지털 채널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장 영업은 한계가 명확하다. 10년 사이 15% 정도의 점포가 줄었는데, 이게 무서운 것이 신도시 같은 곳은 새롭게 늘어나기도 한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매우 빠른 속도”라며 “앞으로 2~3년 후에는 예대마진을 통한 수익은 한계를 드러낼 것”이라고 말했다.

한 은행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보통 금융사들은 수익 다변화를 위해 비이자이익 부분을 강화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너도 나도 디지털 자산관리를 외치는 상황에서  JB금융의 움직임은 다른 의미에서 차별성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트랜잭션 (transaction)은 모바일이 맞다고 보는데 디지털 채널 부서를 축소한 것은 이례적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예대마진을 중심으로 하는 순수익 창출은 시대적 흐름과도, 국민들의 눈높이에도 맞지 않는다. 그러나 김 회장은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통해 현장인력은 늘리는 반면, 디지털 채널은 축소시키는 등 다른 은행들과는 또 다른 의미의 차별성을 두고 있는 상황이다.

JB금융이 김기홍 체제에 들어선지 한 달여가 지난 지금, 호남지역의 대표 금융사인 JB금융을 바라보는 시각은 위태롭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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