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이상진 기자]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이 2차전지 기술의 영업비밀 침해 여부를 다투고 있는 것과 관련, SK이노베이션 관계자가 3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중국의 추격이 거센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LG화학이 나라를 민망하게 만들고 있다고 꼬집었다. 해당 관계자는 영업비밀 침해를 주장하는 LG화학의 주장의 허점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SK이노, LG화학 기술 도둑질했다는 건 말도 안 돼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LG화학 인력들을 스카웃한 뒤 LG화학 재직시절 얻은 영업비밀을 빼냈다는 LG화학의 의혹제기에 대해 △배터리 개발 시점 △배터리 기술력 △인력충원 형식 △충원된 인력의 직급 등의 이유를 꼽아 사실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996년부터 배터리사업을 시작했다. 그룹 내 관계사인 SK C&C에서 개발하던 기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LG화학과 비슷한 시기에 배터리개발에 착수했다.

이런 까닭에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지난 2017년부터 SK이노베이션이 인재를 스카웃해 LG화학의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는 LG화학의 주장은 시기상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또 SK이노베이션은 NCM622와 NCM811 등을 자체개발해 양산에 성공한 반면 LG화학은 해외업체의 NCM622를 사용하기에 기술력에서 차이가 난다고 주장했다.

해당 관계자는 또 SK이노베이션의 인력충원 형식도 헤드헌터를 통한 스카웃 형식이 아니고 SK공식홈페이지를 통해 수시로 뽑는 경력공채 형식이어서 LG화학의 영업비밀을 알아내려고 LG화학 재직자들을 뽑았다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LG화학에서 경력으로 온 76명의 직급은 모두 대리에서 과장인데다 팀원 등 임원급은 한 명도 없다”며 “실무자들이 LG화학의 고급 기술력과 영업비밀을 알기 어려운 데다가 SK이노베이션 입사 시 절대로 타사의 영업비밀을 말하지 않도록 교육하고 있는데 이를 보고 영업비밀 침해라고 하면 침소봉대 아니냐”고 말했다.


▲SK이노, LG화학 스스로의 기업문화 되돌아봐야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LG화학이 스스로의 기업문화와 직원을 대하는 처우를 되돌아봐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해당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에서 LG화학으로 이직하는 엔지니어는 단 한 명도 없었다. LG화학에서 뽑아도 안 간다는 것”이라며 “LG화학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보면 2016년과 2017년에 자발적 퇴사자가 750명 정도 되는데 그 가운데 10%가 SK이노베이션으로 왔다. LG화학은 구성원들이 왜 회사를 떠나는지 먼저 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美 법원에 제소한 것 ‘나라 좀 많이 민망하게 하는 일’

앞서 지난달 30일 LG화학은 미국 델라웨어주 지방법원에 SK이노베이션에 대한 영업비밀침해금지와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SK아메리카법인은 지난달에 기공식을 하고 이제 공장을 지으려고 부지 정지작업을 하고 있는 곳으로, 파견 나가 있는 직원도 없고 주재원도 제대로 없는 법인을 대상으로 제소를 한 것은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운 대응”이라며 LG화학이 영업비밀 침해와 관련해 미국 법원에 제소한 것에 대해 비판했다.

해당 관계자는 또 “지금 CATL이나 BYD 등 중국 전기차 배터리업체와 전기차 업체의 추격이 거센 상황에서 한국 내도 아니고 미국 법원에다가 소송을 제기해놓고 거기서 티격태격하고 있는 것이야 말로 나라를 좀 많이 민망하게 하는 일이고 국부유출”이라고 말했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의 주장과 관련해 LG화학 측에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LG화학 관계자와 연락이 닿지 않았다.

저작권자 © 뉴스포스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