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노(魯)나라에 약속을 아주 굳게 지키는 미생이란 사람이 살았다. 그는 사랑하는 여자와 다리 밑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큰 비가 내려 물이 불어나는데도 자리를 지키고 서 있다가 익사해버렸다. 매우 우직하게 약속을 굳게 지키지만, 융통성 없는 이를 두고 ‘미생지신(尾生之信·미생의 믿음)’이라는 말을 쓴다. 부처님 오신 날 사찰에 가서 합장을 거부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얘기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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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황 대표는 ‘부처님 오신 날’인 지난 12일 경북 영천시 은해사를 찾아 봉축 법요식에 참석했다. 그런데 당시 황 대표는 행사 내내 합장을 하는 대신 두 손을 가지런히 모은 채 서 있었다. 아기 부처를 목욕시키는 행사인 관불의식에 참여해달라는 부탁을 받았지만, 이 역시 손사래치며 거부했다고 한다. 황 대표는 독실한 기독교로 기독교 종파 중 하나인 침례교 전도사이기도 하다.

이에 일각에서는 황 대표의 개인적인 종교가 있다고 하더라도, 제1야당 대표로서 사찰에 간 것이기 때문에 불교신앙을 존중하고 예의를 차렸어야 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불교계에서는 “이웃 종교에 대한 예의가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불교 예식에 참여하는 것은 황 대표의 ‘종교의 자유’일 뿐, 가식적으로 굳이 참여할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있다.

황 대표의 ‘수난’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황 대표는 지난 11일 민생투어를 나서면서 주호영 의원과 함께 쓰레기 수거차에 매달려 사진을 찍었는데, “안전보호 장비 없이 쓰레기 수거차량에 매달렸다”며 산업안전보건법과 도로교통법을 위반으로 고발당한 것.

광주 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4일 광주근로자건강센터 문길주 사무국장은 “환경미화원 작업안전지침과 실정법을 위반한 것”이라며 “노동환경 개선에 앞장서야 할 제1야당 대표가 본질적인 문제는 외면하고 있다. 쓰레기차 발판에 올라타서 일하는 환경미화원 모두가 불법행위에 노출돼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지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한편, 황 대표는 15일에도 장외투쟁을 이어갈 방침이다. 황 대표는 이날 오전 대전광역시 유성구의 국가핵융합연구소를 방문하는 일정을 시작으로 퇴임한 교장들과의 오찬, 오후에는 충청남도 천안으로 이동해 지역아동센터에서 봉사할 예정이다. 이후에는 충남 아산에서 수상태양광 설치가 무산된 지역을 방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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