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전국 장외투쟁으로 지지층이 집결, 더불어민주당과의 지지율 격차를 오차범위 이내까지 줄였던 자유한국당 지지율이 갑자기 폭락했다. 한국당은 이번 여론조사 결과에 “이상한 여론조사”라는 논평을 낼 정도로 당황한 기색이다.

(사진=리얼미터 제공)
(사진=리얼미터 제공)

16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는 tbs 의뢰로 5월13~15일 여론조사를 갖고 민주당 지지율은 전주대비 4.6%p 상승한 43.3%, 한국당 지지율은 4.1%p 하락한 30.2%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불과 3일 전에 리얼미터는 민주당(38.7%)과 한국당(34.3%)의 정당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내로 좁혀져 文정부 출범 이후 최소 격차를 보였다고 발표했지만 단 며칠만에 지지율이 폭락한 것.

한국당은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취임 후 지지율이 계속 상승해왔다. 특히 최근에는 한국당이 ‘텃밭’인 PK·TK 지역을 중심으로 장외투쟁에 나서면서 4주연속 지지율이 상승세였다. 그러나 이런 상승 곡선은 지난 8일을 기점으로 꺾였다는 게 리얼미터의 설명이다.

리얼미터에 따르면, 한국당의 일별 지지율은 8일~9일에 34.8%로 최고점을 찍었다가, 10일 33.8% 주말을 지난 월요일인 13일에는 32.7%로 내려앉았다. 14일에는 30.8%로, 15일에는 30.0%로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주말을 기점으로 폭락한 한국당 지지율은 나경원 원내대표의 ‘달창’ 발언이 상당한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나 원내대표는 지난 11일 대구에서 열린 한국당 장외집회에서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을 ‘달창’이라고 지칭해 논란이 된 바 있다. ‘달창’은 문 대통령의 지지자들의 별명인 ‘달빛기사단’을 ‘달빛창녀단’으로 조롱하면서 부르는 말로, 여성혐오적 표현이 담겨있는데다가 적나라한 비속어를 담고 있어 제1야당 원내대표가 쓰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 밖에 지난 14일에는 황교안 대표가 부처님오신날 봉축식에 ‘합장 거부’한 사실이 알려지고, 전두환이 5·18 당시 광주에 사살명령을 내렸다는 주장이 나온 것도 지지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 지지율은 서울, 경기·인천 등 수도권과 호남 지역은 물론, 대구·경북(TK), 부산·울산·경남(PK) 등 텃밭지역에서도 지지율이 하락했다. 특히 광주·전라에서는 11.9%p가 대폭 빠지면서 지지율 9.9%를 기록했고 대전·세종·충청(▼9.3%p, 39.8%→30.5%), 서울(▼8.1%p, 38.5%→30.4%) 지역도 대폭 하락했다.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4.0%p, 43.9%→39.9%), 부산·울산·경남(▼3.8%p, 42.9%→39.1%)도 뚜렷한 하락세를 보였다.

연령별로는 40대에서 8.2%p가 빠지면서 20.6%를 기록했다. 30대도 5.6%p가 내려갔고 50대는 4.2%p가 빠졌다. 전통적 지지층인 60대 이상도 1.6%p 하락해 46.4%에 그쳤다. 20대는 1.3%p 하락해 21.0%를 기록했다.

갑자기 폭락한 지지율에 한국당은 “집권당 대표 말 한 마디에 여론조사 결과까지 뒤바뀌는 세상”이라며 조사결과를 신뢰하지 않고 있다. 앞서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최근 오차범위 내로 추격한 한국당 지지율에 “이상한 여론조사”라고 비판했는데, 이런 비판 뒤 민주당과 한국당의 지지율 격차가 벌어졌다는 주장이다.

김정재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불과 3일 만에 이 대표가 지적한 ‘이상한 여론조사’가 ‘더 이상한 여론조사’로 뒤바뀌고 만 것”이라며 “불리한 여론조사를 ‘이상한 것’으로 매도하는 집권당 대표나, 집권당 대표 말 한 마디에 뒤바뀌는 조사결과나, 모두 정상은 아니다. 역시 문재인 정권에서나 있을법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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