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지난해 7월 리비아 무장세력에 납치됐던 한국인이 피랍된 지 315일 만에 석방됐다. 피랍된 우리 국민은 현재 1차 검진 결과 건강에는 별다른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피랍 영상 속 주모씨. (사진=218뉴스 페이스북 영상 캡쳐)
피랍 영상 속 주모씨. (사진=218뉴스 페이스북 영상 캡쳐)

17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지난해 7월 리비아 남서부 자발 하사우나 지역에서 무장 괴한들에게 납치된 우리 국민 주모(62)씨가 우리 시간으로 어제 오후 무사히 석방됐다”고 밝혔다.

앞서 자발 하사우나 소재 수로관리회사 ANC사에서 근무하던 주씨는 지난해 7월6일 직원 숙소에 납입한 무장 괴한 10여명에 납치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납치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피랍 당일 아덴만에서 임무를 숴행하던 청해부대 문무대왕함을 리비아 인근 해상으로 급파하고 주씨 석방을 위해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정부는 주씨의 안전 등을 이유로 언론에 보도유예(엠바고)를 요청했지만, 당시 리비아 현지 언론사인 218뉴스가 페이스북 계정에 “대통령님, 제발 도와달라. 내 조국은 한국이다”라고 호소하는 주씨의 영상을 공개하며 엠바고를 해제했다.

이후 문 대통령은 사건발생 한달 만인 지난해 8월6일 백주현 전 카자흐스탄 대사를 리비아에 급파하는 등 우리 국민 구출을 위해 힘썼지만, 리비아 내전이 격해지고 납치세력인 무장 범죄단체와의 협상이 여의치 않아 억류가 장기화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월 말 방한한 모하메드 아랍에미레이트(UAE) 왕세제에 주씨의 석방을 적극 지원해달라고 요청했고, 그가 “적극 노력하겠다”고 약속하면서 주씨의 무사 석방 작전이 진전되게 됐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정의용 실장은 “지난 2월 말 서울에서 개최된 한·UAE 정상회담에서 모하메드 왕세제가 문재인 대통령께 우리 국민이 석방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약속한 것을 계기로, UAE 정부가 사건해결에 적극 나서면서 우리국민이 안전하게 귀환하는 성과를 이끌어 냈다”고 말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우리 국민을 납치한 세력은 리비아 남부지역에서 활동하는 범죄 집단이다. 다만 납치 경위와 억류상황 등 구체적인 사항은 조사를 진행 중이다.

현재 주씨는 우리 정부에서 신병을 인수하여 현지 공관의 보호 하에 UAE 아부다비에 안전하게 머물고 있으며, 18일 귀국할 예정이다. 현지 병원에서 1차 검진 결과, 건강에는 별다른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되었으며, 귀국후 추가로 정밀 검진을 받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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