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장시간 노동과 저임금, 고용 불안정에 시달리던 성수동 제화공들이 백화점과 홈쇼핑 업체의 유통수수료를 인하를 촉구했다.

지난해 9월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 제화지부 조합원들이 성수동 제화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을 제화 업체 측에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스포스트DB)
지난해 9월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 제화지부 조합원들이 성수동 제화 노동자들의 처우 개선을 제화 업체 측에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스포스트DB)

29일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 제화지부 소속 조합원 등으로 구성된 '제화노동자 권리찾기 사업단(이하 '사업단')'은 기자화견을 열고 "구두업계 유통수수료 인하를 더이상 미룰 수 없다"고 주장했다.

사업단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서울 성동구 성수동 일대에서 활동하는 제화 노동자들의 임금동결 핵심 원인이 백화점 홈쇼핑의 과도한 수수료율에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4월 제화노동자들은 수제화 업체 탠디 본사를 점거해 처우 개선을 요구한 바 있다. 이후 제화노동자들의 움직임은 성수동 일대 전역으로 확산됐다. 이들은 제화 업계를 향해 공임비 인상과 4대보험 가입, 퇴직금 등을 사측이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그 결과 제화노동자들은 탠디 등 제화 업체와 단체교섭을 체결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하지만 일부 업체들은 지난해 단체교섭을 통해 약속했던 공임비 인상을 지키지 않았다. 심지어 하청 공장을 중국으로 기습 이전하는 업체도 있었다.

사업단은 단체교섭에도 제화노동자들의 처우가 개선되지 않은 이유를 백화점과 홈쇼핑의 과도한 수수료율 때문이라고 봤다. 지난 20년간 20% 초반이었던 백화점 수수료가 38%까지 올라갔지만, 제화노동자들의 공임비가 떨어졌다고 이들은 주장했다.

30만원 짜리 구두 한 켤레의 경우 백화점 수수료가 38%, 홈쇼핑은 41%에 이른다. 수수료를 뗀 나머지 17만∼18만 원 가운데 12만∼13만 원은 구두 브랜드 회사가 가져가고, 나머지 4만∼5만원 중에서 하청 공장의 원자재값 등을 빼고 남은 약 7천원 정도가 제화 노동자들의 손에 떨어진다는 게 사업단의 설명이다.

사업단은 "제화노동자들의 절박한 현실을 바꾸기 위해서는 전 사회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며 "구두 산업의 미래와 노-사 상생을 위한 유통수수료 인하 운동을 전면적으로 펼쳐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사업단은 중소기업벤처부와 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부처와 협의하고, 대형유통업체 수수료 인하 10만인 서명운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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