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정부가 역대 최대 규모의 국제 공동 남극 빙하 연구에 돌입한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30일 해양수산부는 남극 빙하 붕괴에 따른 해수면 상승 예측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내달부터 '서남극 스웨이츠 빙하 돌발 붕괴가 유발하는 해수면 상승 예측 연구'를 본격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네이처가 지난해 12월 선정한 '2019년 주목해야 할 과학분야 이슈 10선' 중 1순위로 꼽힌 연구과제다. 남극연구 역사상 단일 건으로는 가장 큰 규모의 국제 공동 연구로, 우리나라와 미국, 영국이 오는 2022년까지 총 800억 원을 투입하여 수행한다. 해양수산부는 올해 공모를 거쳐 극지연구소를 우리측 수행기관으로 선정했고, 2022년까지 4년간 진행되는 이번 연구에 200억 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연구팀은 쇄빙연구선 '아라온호'을 중심으로 현장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다. 깊은 바다까지 잠수할 수 있는 물범에 측정 장비를 부착해 스웨이츠 빙하 주변 바다의 물리화학적 특성을 관측하고, 쇄빙선으로는 접근이 불가능한 빙붕 하부는 무인 잠수정으로 관찰할 계획이다.

연구 대상 지역인 서남극의 스웨이츠 빙하는 지난 4년간 남극에서 가장 빠르게 녹아 이미 붕괴가 시작된 빙하로 얼음 바닥이 해수면보다 낮기 때문에 따뜻한 바닷물의 유입이 쉬워 빙하가 잘 녹는 환경에 처해 있다. 남극대륙 위를 흐르는 빙하는 대부분 대륙을 둘러싸고 있는 두꺼운 얼음벽에 막혀있어 상대적으로 견고하지만, 서남극의 빙상을 지탱하고 있는 스웨이츠 빙하의 얼음이 빠르게 녹게 되면 둑이 무너지듯이 상류의 빙상 붕괴를 가속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해마다 남극 전체에서 사라지는 1,300억t의 얼음 중 50% 이상이 서남극에서 흘러나온 것으로 관측됐다. 서남극의 빙상이 전부 녹으면 지구의 평균 해수면이 5.2m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파른 해수면 상승은 뉴욕, 런던, 상하이 등 해안가와 인접한 세계 주요 도시에 침수피해를 일으킬 수 있다. 우리나라의 인천과 부산도 침수위험에서 자유롭지 않아 해수면 변동을 예측하고 대비책을 마련하기 위한 연구가 시급하다는 게 해양수산부의 설명이다.

유은원 해양수산부 해양개발과장은 "최근 우리나라도 연안 침식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어 재해 예방과 연안정비를 위해 해수면 상승 예측의 정확도를 높여야 하는 상황"이라며 "스웨이츠 빙하에서 남극과 해수면 상승 간의 상관관계를 밝혀내고 해수면 상승 예측기술을 확보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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