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핀테크’ 10대 트렌드 선정
유니콘 기업 39개…한국은 토스가 유일

[뉴스포스트=이해리 기자] 글로벌 핀테크 기업들은 기업 간 M&A(인수·합병)을 통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반면 국내 핀테크 산업의 경우 성장이 더디고, 여전히 금융회사의 자금 지원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사에 대한 핀테크 기업의 의존도가 심화되면 금융사의 시장지배력 강화로 서비스 경쟁이 저하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글로벌 핀테크 투자 추이. (자료=금융감독원)
글로벌 핀테크 투자 추이. (자료=금융감독원)

금융감독원은 6일 국내외 주요 기관 보고서를 토대로 발표한 ‘글로벌 핀테크 10대 트렌드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국내의 경우 M&A를 통한 핀테크 기업의 성장 경로가 아직 형성되지 않았다”며 “핀테크 기업들은 투자자 유치를 위해 확실한 수익모델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글로벌 핀테크 시장은 이미 성숙단계에 접어들어 기업 간 M&A를 중심으로 핀테크 기업에 대한 투자가 늘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글로벌시장에서 벤처캐피탈(VC), 사무펀드(PE), M&A 등을 통해 핀테크에 투자된 자금은 2016년 70조원(1893건)에서 지난해 123조원(2196건)으로 2배가량 확대됐다. 이 중 M&A의 비중은 65%에 달한다. 금감원은 미국과 유럽 같은 선진국을 중심으로 1조원 이상 규모의 빅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내의 경우 소수의 핀테크 기업을 제외하면 대부분 금융회사의 직·간접 자금지원에 의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4년간 국내외 VC의 국내 핀테크 기업 투자는 총 96건으로, 이중에서 M&A는 9건으로 10%에 불과하다. 지난 2015년 이후 금융회사가 핀테크 기업을 인수한 사례 역시 3건에 불과했다. 

금감원은 “핀테크 기업이 금융회사에 대한 의존도가 심화될 경우, 중장기적으로 금융회사의 시장지배력이 강화되고 금융시장 경쟁도 저하되는 결과를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핀테크 10대 트렌드. (자료=금융감독원)
글로벌 핀테크 10대 트렌드. (자료=금융감독원)

한국에서는 핀테크 기업들이 시장 지배력 확장을 위해 적자를 감수하고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모험자본의 핀테크 투자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핀테크 기업들도 확실한 수익 모델을 마련해야 한다고 금감원은 제언했다. 

올해 1월 기준 시장가치가 1조원이 넘는 글로벌 핀테크 유니콘 기업은 39개로 나타났다. 이중 16개사는 지난해 유니콘 기업으로 분류됐고, 대부분 미국·유럽·중국 등에 몰려있다. 한국에서는 간편송금 업체인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가 시장가치 1조3000억원으로 유일하게 유니콘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핀테크 기술의 혁신 수준도 해외에 비하면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은 글로벌 시장의 경우 핀테크 및 빅테크(구글·아마존·페이스북·애플) 기업이 소비자 편의를 위해 기술 경쟁을 벌이면서 서비스 가격이 내려가고 포용금융 확대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국 기업은 블록체인과 빅데이터 등의 신기술 적용이 세계적인 흐름에 비해 저조한 수준에 그치고, 기술 활용도 마케팅 등 기업이 필요한 영역에 집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간편송금과 인슈어테크 등의 핀테크 기술로 금융 소비자의 접근성이 개선됐지만 세계 핀테크 기업과 비교하면 아직 미흡한 수준”이라며 “핀테크 산업 활성화가 소비자 서비스 경쟁 형태로 발현되도록 금융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금감원은 핀테크 기업의 M&A 확대 외에도 글로벌 핀테크 주요 트렌드로 ▲구글·애플·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의 결제, 대출, 보험 영역 중심 시장지배력 확대 ▲핀테크 기업과 전통 금융기관간 협력 강화 ▲핀테크 기업의 종합 금융플랫폼 사업 확대 ▲핀테크 기업의 기업공개(IPO) 성공 추세 둔화 ▲금융 IT 인프라의 클라우드 전환 가속화 ▲인슈어테크 성장 ▲블록체인 기술 적용 확대 ▲레그테크 투자 가속화 ▲사회적 혁신금융 부상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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