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7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현충일 추도념사에서 약산 김원봉을 언급한 것을 두고 “언급되지 않았어야 할 이름을 언급했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이날 고 정석모 전 국회의원 추모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6·25 희생자들을 기리는 자리에서 언급되지 않았어야 할 이름을 언급한 거로 생각한다. 앞으로 그런 일은 없어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6일 현충일 추념식에 참석해 “애국 앞에 보수와 진보가 없다”며 김원봉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광복군의 성립과 역할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약산 김원봉을 예로 들며 “광복군에는 약산 김원봉 선생이 이끌던 조선의용대가 편입되어 마침내 민족의 독립운동역량을 집결했다”며 “통합된 광복군 대원들의 불굴의 항쟁의지, 연합군과 함께 기른 군사적 역량은 광복 후 대한민국 국군 창설의 뿌리가 되고, 나아가 한미동맹의 토대가 되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원봉은 분단 후 북한정권 수립에 참여했고, 북한 정권에서 국가검열상과 노동상,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 등 고위직을 지낸 인물이다. 특히 김원봉은 한국전쟁 당시 김일성 주석으로부터 노력훈장도 받는 등 공을 세운 전력이 있어 논란이 됐다.
당장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보수야당에서는 ‘적절하지 못한 언급’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7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6·25 호국영령을 기리는 날에 남침을 주도한 김원봉에 대해 언급한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 마땅히 사과문을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도 최고위원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진정 사회 통합, 정치 통합 의지가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김원봉 서훈 추서 논란이 있었고, 날짜와 자리가 현충일, 현충원이었던 만큼 적절한 언급이었나 하는 문제 제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청와대는 문 대통령의 발언이 진보·보수 통합을 강조하기 위해 든 예시일 뿐, 김원봉 선생이 국군과 한미동맹의 뿌리인 것처럼 말(해석)하는 것은 논리의 비약이라는 입장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어제 현충일 추념사의 핵심 메시지는 ‘애국 앞에 보수-진보 없다, 정파와 이념을 뛰어넘어서 통합으로 가자’는 것이고 그 취지에 대한 역사적 사례로서 김원봉을 언급한 것”이라며 “김원봉 선생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역사학계에서 해야 할 문제다. 대통령 메시지의 취지와 맥락은 이념과 정파를 넘자는 것이고, 그러한 통합의 사례로서 독립과정에서 있었던 김원봉 선생의 역할을 이야기한 것”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