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홍여정 기자] 이마트의 PB(Private Brand)브랜드 '피코크(PEACOCK)'가 새로운 도약에 나선다. 국내 가정간편식(HMR) 1세대로 식품업계 HMR 열풍을 이끌어 왔던 이마트가 이번에는 밀키트(Meal Kit) 시장 진출을 선언한 것. 이마트는 '피코크 밀키트'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아 매출 증대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사진=이마트 제공)
(사진=이마트 제공)

△ 판 커진 밀키트 시장

이마트가 도전장을 내민 ‘밀키트’는 가정간편식의 일종이다. 가정간편식은 크게 3가지로 분류된다. 도시락과 샌드위치 등 바로 먹을 수 있는 ‘레디투잇(Ready To Eat)’, 냉동 및 레토르트 식품 같이 데워 먹는 ‘레디투히트(Ready To Heat)’, 손질된 식재료와 소스 및 레시피로 구성돼 간단한 요리과정이 필요한 ‘레디투쿡(Ready To Cook)’으로 나뉜다.

이 중 ‘레디투쿡’에 속하는 밀키트는 식사(Meal)와 키트(Kit)의 합성어로 일명 쿠킹 박스로 불린다. 장보기, 손질에 필요한 시간을 절약하고 동봉된 재료를 이용해 레시피대로만 하면 맛있는 집 밥을 해먹을 수 있어 3040 맞벌이 부부나 1인 가구를 중심으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국내 식품·유통기업들은 밀키트 제품을 출시하며 소비자들을 공략중이다. 지난 2016년 스타트업 ‘닥터키친’, ‘프레시지’를 시작으로 밀키트 제품이 소비자들에게 주목을 받자 대형 업체들도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동원홈푸드(맘스키트), 한국야쿠르트(잇츠온) 등 식품업계 뿐 아니라 GS리테일(심플리쿡), 롯데마트(요리하다), 갤러리아백화점(고메이494), 현대백화점(셰프박스) 등 유통업계도 가세했다. 지난 4월에는 HMR 분야 1위 기업 CJ제일제당이 밀키트 브랜드 ‘쿡킷’을 론칭하기도 했다.

이마트 역시 지난 10일 ‘피코크 밀키트’를 선보이며 밀키트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피코크 밀키트’는 전국 105개 점포 및 온라인몰을 통해 판매중이다. 주 타켓층은 30~40대 맞벌이 부부로 ‘레드와인소스 스테이크’, ‘밀푀유 나베’. '감바스 알 하이요' 등 집들이 시 주요 메뉴로 선보이는 음식들로 구성됐다. 가격대는 1만원대로 사이로 비교적 저렴한 편에 속한다.

많은 업체들이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면서 HMR은 과거 인스턴트식품의 인식을 벗어나 식품산업의 대세로 변화하고 있다. 여기에 소비자들이 간단하게 한 끼를 대체하는 음식에서 제대로 된 식사를 즐기려는 트렌드가 증가함에 따라 업계에서는 가정간편식의 미래 시장은 ‘밀키트’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밀키트 시장이 지난해 기준 약 200억 원 규모에서 올해 400억원, 2024년에는 약 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이 치열한 HMR 시장과는 달리 밀키트 시장은 아직 블루오션이라 향후 성장성은 긍정적”이라며 “다양한 업체들의 진출은 밀키트 시장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피코크 밀키트’가 新성장동력

이마트는 ‘피코크 밀키트’를 새로운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적극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피코트 밀키트의 올해 매출 목표를 100억원으로 잡았다. 향후 2024년 연매출 500억 규모의 서브 브랜드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번 밀키트 시장 진출은 피코크가 기존에 출시했던 HMR 상품으로 구현할 수 없는 음식을 밀키트로 출시하면서 저변을 확대했다고 볼 수 있다"며 "이번에 출된 제품 라인업은 기존에 나와있는 상품이지만 앞으로 출시될 신제품들은 기존 업체와는 다른 차별화된 제품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이마트는 6월 말 '고수의 맛집' 밀키트를 시작으로 1인용 밀키트, 오가닝 밀키트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고수의 맛집'의 경우 피코크가 기존에 맛집과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선보였던 제품을 밀키트로 선보이는 것"이라며 "원조 맛집의 맛을 집에서도 느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선 밀키트로 선보이는 것이 맞다고 보고 출시를 계획했다"고 설명했다.

'피코크 밀키트'는 이마트 오프라인 점포 및 쓱배송과의 연계를 통해 편의성과 접근성을 높였다. 또한 밀키트 박스에 동봉되는 냉매나 완충제 등 불필요한 포장을 줄이고 가방 형태의 패키징을 자체 개발하는 등 과대 포장 이슈에도 신경을 썼다.

한편 피코크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애착을 가지고 이끌어가는 사업 중 하나다. 지난 2013년 정 부회장이 이마트에서 처음 선보인 자체브랜드인 ‘피코크’는 당시 대형마트에서는 최초로 HMR 관련 제품을 자체 브랜드로 출시해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피코크는 공작새의 영어 단어다.

정 부회장은 시중에 출시됐던 간편식과 차별화 된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특급호텔 출신 셰프를 고용하는 등 피코크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또한 피코크 전문점 개점 시 자신의 SNS에 관련 사진을 올리며 홍보를 자처했고, 서울 성수동 이마트 본사에 피코크 비밀연구소를 설립해 직접 제품 개발까지 챙겼다. 향후 이마트 브랜드를 넘어 향후 글로벌 식품 브랜드로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히기도 했다.

이마트에 따르면 피코크는 2013년 출시 이후 작년까지 누계매출 9,100억 원을 달성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 중 누계매출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눈에 띄는 선두기업이 아직 없는 밀키트 시장에서 후발주자로 진출한 ‘피코크 밀키트’가 어떤 특별한 제품으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게 될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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