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현장서 산업용 안전벨트 사용 금지 조치...산악용도 안전성 우려

[뉴스포스트=홍여정 기자] 아웃도어 전문 브랜드 K2와 버팔로가 제조하는 산업용 안전벨트가 최근 한 대형 건설사에서 사용 금지 교체를 요구 받은 것으로 본지 취재결과 확인됐다. 지난달 한 건설현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 이후 안전벨트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해당 브랜드 제품의 안전성에 의문부호가 붙게 된 것. 특히 이 브랜드들은 산악용 안전벨트도 판매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본지가 입수한 A사 안전벨트 사용 기준 자료
본지가 입수한 A사 안전벨트 사용 기준 자료

최근 국내 한 대형 건설사인 A사는 현장에서 사용하는 안전벨트에 대한 검사를 실시, 그 결과를 각 협력사에게 전달했다. 이 같은 자체조사는 지난달 SK건설이 시공하는 이천 고담주차장에서 발생한 사망사고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당시 추락 사망사고의 원인은 안전벨트 충격흡수장치, 일명 ‘죔줄’ 부분이 파단돼 사고로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본지가 입수한 ‘A사 안전벨트 사용 기준’에 따르면 사용 가능 제조사가 5곳, 사용 불가능 제조사 제품이 총 6곳 이었다. 이 가운데 사용 불가능 제품에는 해당 사고 당시 현장에서 사용했던 ‘코브인터내셔날’ 제품 외에 아웃도어 브랜드 K2와 버팔로 제품이 포함됐다.

A사는 사용불가에 포함한 제조사들의 제품이 박음질 상태가 부족하거나(4개소 미만), 박음질 상태를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이들 제품에 대해서는 당사를 비롯해 협력사에 신규 반입금지 및 죔줄 전량 교체를 전달한 상황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현장에서 안전벨트의 하자는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체크해야 하는 부분”이라며 “A사에서 이런 조치가 내려졌다면 대부분의 건설사가 동참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건설현장에서 사용하는 안전벨트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는 가운데, 산악용품으로 사용되는 안전벨트에 관해서도 안전한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A사가 사용을 금지한 제품 제조사 중 산악용 안전벨트를 판매하는 업체(K2, 버팔로)도 있기 때문이다.

(사진=네이버 쇼핑 갈무리)

실제로 네이버 쇼핑에서 K2 안전벨트를 산업용과 산악용으로 검색해본 결과, 구분 없이 같은 모델(IUA16914, IUA15913)이 판매되고 있었다. 건설 현장에서 안전하지 못한 제품이라고 판명된 상황에서 산악용으로는 안전할 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K2코리아그룹 산업안전용품 전문 계열사 'K2세이프티' 관계자는 <뉴스포스트>와의 통화에서 “안전벨트의 경우 산업용과 산악용을 구분해서 만들고, 저희 회사에서는 산업용 제품만 담당한다”며 “K2, 살레와 등 아웃도어 브랜드가 있기 때문에 제품을 판매할 때 공용으로 써도 무관하다고 이야기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제품이 산업용 산악용 구분 없이 판매되고 있는지 인지하지 못했으며 향후 판매처에 주의를 주는 등 조치를 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또한 A사의 조치와 관련해서는 “현재 상황에 대해 회사도 인지하고 있다. 거래처에서도 교체 해야 한다는 연락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실제 본사로 교체 요구는 아직 없었다”면서도 “그러나 이 조치는 A사 내부적인 기준에 의한 것이지 회사 제품의 안전성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또한 해당 사안에 대해 “회사 차원에서 어떤 식으로 대응할지 내부적으로 회의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아직 결정된 바가 없기 때문에 따로 말씀드릴 부분이 없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전했다.

아울러 본지는 버팔로 안전용품 제조업체에도 입장 확인을 위해 취재를 요청했지만 답변이 오지 않았다. 추후 회신이 오는 대로 추가 보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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