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한반도에 日자위대 투입 길 여는 속내
미국이 한반도에 日자위대 투입 길 여는 속내
  • 김혜선 기자
  • 승인 2019.07.11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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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포스트=김혜선 기자] 유엔군사령부가 한반도 유사시에 일본이 전력을 제공할 수 있도록 ‘전력제공국’에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그 배경과 의도가 주목된다. 유엔군사령부는 사실상 미국이 주도하는 군사 작전사령부로 한국 전쟁을 계기로 설립됐다.

(사진=뉴시스)
태극기와 유엔기가 비무장지대 화살머리고지 GP에서 휘날리고 있다. 2018.10.03. (사진=뉴시스)

국방부는 즉시 일본의 전력제공국 참여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11일 노재천 국방부 부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유엔사 전력제공국은 1950년 채택된 유엔 안보리 결의 제83호, 84호에 따라서 유엔사에 전력을 제공한 국가 중 워싱턴 선언을 통해 한반도 전쟁 재발 시 재참전을 결의한 전투부대 파견국”이라며 “일본은 6.25 전쟁 참전국이 아니기 때문에 전력제공국으로 활동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현재 유엔사는 한국, 미국, 호주, 벨기에, 캐나다, 콜롬비아, 덴마크, 프랑스, 그리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뉴질랜드, 노르웨이, 필리핀, 남아프리카공화국, 태국, 터키, 영국 등 18개 회원국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 국가는 한반도 유사시 병력과 장비를 투입할 수 있는 전력제공국이다.

앞서 연합뉴스는 복수의 정보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이 한반도 유사시 일본도 병력과 장비를 지원할 수 있도록 전력제공국에 참여하기를 희망해왔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이날 주한미군사령부가 발간한 ‘주한미군 2019 전략 다이제스트’에는 “유엔군사령부는 감사 및 조사, 감시, 정전협정 교육, 비무장지대 접근 통제, 외국 고위 인사 방문 통지 및 지원 임무를 강화하기 위해 유엔 전력제공국의 병력 증원 노력을 지속할 예정”이라며 “유엔사는 위기 시 필요한 일본과의 지원 및 전력 협력을 지속할 것”이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전략 다이제스트는 매년 주한미군사령부가 발간해온 공식 발간물이지만, 일본과 ‘전력 협력’을 한다는 문구가 들어간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전략 다이제스트는 주한미군 장병들에게 한반도와 주변 지역 정세, 한미동맹 역사, 주한미군사령부와 그 예하 부대의 임무와 역할 등을 자세히 소개하는 책자로, 매년 내용이 업그레이드된다.

일본 외에도 미국은 독일도 유엔사에 끌어들이려는 움직임을 보인다.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지난 5월 31일 ~ 6월 2일(현지 시각)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8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독일 국방부 고위 관료는 우리 측 국방부 고위 간부에 ‘유엔사에 독일군 연락장교를 보내는 건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당시 우리 측 국방부는 독일군 연락장교 파견에 대한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고, 독일에 문의한 결과 미국이 우리 의사 없이 장교 파견을 결정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에 대해 노 대변인은 “유엔사에 참여하는 국가들은 우리의 요청으로 우리의 자위권 행사를 지원하기 위해 파견된 것”이라며 “신규 파견을 위해서는 우리의 동의가 전제되는 것이 마땅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사안은 우리 정부와의 사전 협의나 동의 없이 취해진 조치로서 당사국으로서 수용할 수 없음을 (독일 측에) 강력하게 제기했다”며 “만약 독일이 어떤 연락장교 신규 파견을 희망할 경우에는 우리 헌법 등에 근거해서 당사국인 우리 측의 동의가 선행될 때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 된다”고 덧붙였다.

 

전작권 전환 대비 ‘실질적 전작권’ 확보?

미국이 일본과 독일 등 세력을 유엔사로 끌어들이려는 이유는 뭘까. 당초 한국전쟁 당시 작전통제권을 이양받은 주체는 유엔사였다. 그런데 1970년대 유엔 총회에서 유엔사의 해체 권고안이 통과하면서, 유엔사는 전작권을 1978년 창설된 한미연합사에 넘기고 순수 정전협정 관리 기구로 물러났다.

그런데 최근 남북관계가 완화되고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진행되면서 종전선언 이후 유엔사 존속이 가능하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북한은 유엔사는 한반도의 ‘전시체제’를 전제로 구성됐기 때문에 종전선언이 이뤄지면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문재인 대통령은 평양 남북정상회담 직후 “종전선언은 전쟁을 끝내고 적대관계를 끝내겠다는 정치적 선언이자 평화협상의 시작으로, 유엔사의 지위나 주한미군 철수 등에 전혀 영향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종전선언이 이뤄지면 유엔사의 존속 명분이 약해지는 것도 사실이다. 이에 그동안 유엔사는 주한미군사령부와 분리된 독립 기구화를 적극적으로 모색해왔다.

만약 일본과 독일 등 다수 국가가 유엔사에 참여하게 되면 미국 동맹국으로 구성된 ‘다국적 군사기구’가 동북아에 만들어지게 된다. 이에 일각에서는 미국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와 같은 다국적 군사협력체를 동아시아에 구축해 중국과 러시아 등을 견제하려는 포석을 놓은 게 아니냐는 해석이 제기된다.

여기에 한미가 합의한 대로 전작권이 한국군으로 넘어오게 되면 상황이 좀 더 복잡해진다. 전작권이 전환되면 미래연합군사령관은 한국군 대장이, 부사령관은 주한미군사령관(미군 대장)이 각각 맡게 된다. 미래연합군사령관 부사령관이 유엔군사령관을 겸임하지 않을 경우, 한반도 유사시 유엔군사령관은 한국군 대장이 맡은 미래연합군사령관과는 별도로 지휘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B-1B 전략폭격기와 B-52 장거리 폭격기, F-22와 F-35 스텔스 전투기 등 전략무기는 미국의 대한(對韓) 방위공약인 ‘확장억제’에 속하는 것들이다.

국방부는 이런 지휘권 문제에 대해 “유사시 한반도로 전략자산 전개 때 한국군 사령관이 이를 지휘하는 문제는 미래연합군사령부 창설 계획을 발전시키면서 심도 있는 협의를 진행할 사안”이라며 “앞으로 미래연합군사령부의 작전계획을 만들게 된다. 그 범위 안에서 한미 전력이 움직이게 되고, (한국군 사령관은) 양국 정부가 합의한 범위 안에서 권한을 행사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혜선 기자 hyeseonkim9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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