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포스트=이별님 기자]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이후 시작된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점차 확산되는 추세다. 일본 여행 상품이 줄줄이 취소되거나 유니클로, 무인양품 등 일본 대표 브랜드 상점에는 손님들의 발길이 끊기고 있다.

15일 광화문 교보문고 내 문구 판매점 핫트랙스. 펜 진열대에는 국산 펜에 무궁화 표시를 해 놓았다. (사진=이별님 기자)
15일 광화문 교보문고 내 문구 판매점 핫트랙스. 펜 진열대에는 국산 펜에 무궁화 표시를 해 놓았다. (사진=이별님 기자)

15일 일본 개별여행을 전문으로 하는 한 여행사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실제로 일본 여행을 취소하시는 분들이 많이 늘었다. 대신 동남아 쪽으로 여행 계획을 돌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예약 취소가 잇따르면서 일본 전세기 운항도 일시적으로 중단되기도 했다. 국내 저가항공사 ‘코리아 익스프레스 에어’는 국내 한 여행사와 계약을 맺고 주 3회 김포~일본 시네마현을 운행했지만 최근 전세기 운행을 잠시 중단했다고 한다.

서울 시내 인근에 위치한 일본 대표 브랜드 상점에서도 손님 발길이 끊기고 있다. 이날 본지는 강남 한복판에 위치한 유니클로·무인양품·ABC마트 앞을 살폈지만, 매장 안은 한산했다. 유니클로 관계자는 ‘불매운동 이후 매출이 줄었나’는 본지 질문에 “회사 방침 상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15일 서울 시내 한 유니클로 매장. 매장 내에는 손님을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사진=이별님 기자)
15일 서울 시내 한 유니클로 매장. 매장 안은 한산한 분위기를 보였다. (사진=이별님 기자)

그러나 실제로 유니클로 등 주요 불매 대상 기업의 소비는 20%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신문에 따르면 한 국내 카드사의 소비 행태를 분석한 결과 불매운동 후 유니클로의 개인 신용·체크 카드의 일평균 이용 건수는 전주 대비 26.2%가 줄었다. 무인양품 역시 7월 3~10일 일평균 카드 이용 건수가 전주 대비 19.7%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국산 볼펜에 ‘태극기’나 ‘무궁화’ 태그를 붙여 화제를 모았던 교보문고에는 판매하는 제품이 ‘일본산’인지 묻는 고객들이 늘었다고 한다. 교보문고 핫트랙스 광화문점 관계자는 본지에 “불매운동 여론 때문인지 이전보다 펜의 원산지를 묻는 소비자들이 늘었다”며 “이전에는 이런 질문을 하는 분들이 거의 없었다. 질문에 일일이 응대하기 어려워 국산 제품 펜에 무궁화 표식을 달았다”고 설명했다.

다만 관계자는 “일본산 펜 제품은 (매출에) 크게 변동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국내산 제품의 경우 할인행사와 불매운동 여파가 겹쳐 찾는 고객분들이 (체감상) 많다”고 덧붙였다.

자영업자들도 일본 불매운동에 가세하고 있다. 전국 중소상인·자영업자들이 모인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아래 한상총련)는 이날 서울 종로구 수송동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두 번째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제품 판매 중단을 전국 자영업 업종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한상총련은 지난 5일 일본 제품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하고 한국마트협회 소속 200여 개 중소형 마트 중심으로 일본산 맥주, 음료, 담배 판매를 중단한 바 있다.

정연희 한국슈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정책실장은 “현재 판매하지 않고 있는 일본산 담배와 맥주는 슈퍼마켓 매출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품목”이라며 “내일 전국 이사장 회의에서 확대 범위가 결정되면 간장, 소스 등 생활필수품까지 확대해 지금보다 더 강도 높은 불매 운동을 전국 구석구석에서 벌여 일본 제품이 아예 보이지 않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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