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말 美 기준금리 인하 단행 확실…관건은 인하 폭
-한은 기준금리 7월 동결, 8월 인하 예상 지배적

[뉴스포스트=홍성완 기자] 오는 18일 열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시장전문가들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대부분 예상했다. 그러나 이달 말 미국 기준금리 인하가 확실시됨에 따라 금통위가 각종 지표를 하향 조정하는 한편, 금리인하 신호를 매우 강하게 줄 것이라고 예측했다. 따라서 다음 달 열리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게 금융시장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오는 18일 열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시장에서는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한편, 다음 금리인하 신호를 강하게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2일 서울 중구 부영태평빌딩에서 열린 한국은행 창립 69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는 이주열 총재. (사진=뉴시스)
오는 18일 열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를 앞두고 시장에서는 기준금리를 동결하는 한편, 다음 금리인하 신호를 강하게 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12일 서울 중구 부영태평빌딩에서 열린 한국은행 창립 69주년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는 이주열 총재. (사진=뉴시스)

16일 금융투자협회(이하 ‘금투협’)가 발표한 ‘2019. 8월 채권시장지표’에 따르면,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한국은행(이하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에서 응답자의 70%가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고, 30%는 인하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난 5월과 6월 금통위를 앞두고 대부분(97%)이 금리동결을 예상했던 것에 비하면 그 수치가 크게 달라진 것이다. 이와 함께 8월 금리인상 전망에서는 응답자의 55%가 금리보합을, 37%가 금리하락을 예상한 반면, 금리상승 응답자 비율은 8%에 그쳤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전망하는 이유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제롬 파월 의장의 발언에 따라 이달 말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거의 확실시 되고 있기 때문이다.

▲ 미국 기준금리 인하 기정사실화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지난 10일(현지시간) 파월 의장은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증언과 질의응답을 통해 미국의 경제전망, 통화정책 방향 등에 대한 연준의 입장을 제시하면서 금리인하를 기정사실화했다.

파월 의장은 “실업률과 인플레이션의 상관관계가 이제 사라졌으며 중립금리 수준도 판단했던 것보다 낮은 수준”이라며 금리인하 의지를 분명히 제시했다.

6월 FOMC 의사록에서도 많은 위원들이 통화정책 완화의 필요성이 강화되었다고 평가하면서 금리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더했다. 특히, 보고서에서는 저물가를 보완하기 위해 금리가 제로에 근접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지난 15일에도 파월 의장은 통화정책 의회에 출석해 미국경제 전망의 불확실성과 글로벌 경기둔화, 무역 갈등의 부정적인 영향 등을 우려하며 기준금리 인하를 거듭 시사했다.

따라서 금융시장에서는 대부분 미 연준이 0.25%p 기준금리 인하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0.5%p 인하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골드만삭스의 경우 “미중 무역분쟁 휴전과 6월 고용지표 개선에도 불구, 파월 의장이 불확실성 지속과 경기하강 위험을 강조한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번 FOMC의 금리인하 가능성이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골드만삭스는 0.25%p 인하 확률을 종전 60%에서 75%로 상향했고, 0.5%p 인하 예상은 15%로 종전과 동일했다.

투자은행(IB) 들 중에서 그 동안 유일하게 금리동결 전망을 고수해오던 Citi도 “파월 의장의 견해에 전적으로 동의하지 않으나 이번 FOMC에서 0.25%p 인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의 옥스포드 이코노믹스(Oxford Economics)는 “파월 의장의 의회증언과 6월 FOMC 의사록을 종합할 때 이번 FOMC에서 0.25%p 인하는 확실하다”며 “저물가 기조 지속 전망이 예방적 차원의 금리인하를 정당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IB들은 또 올해 내에 0.25%p의 추가 금리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는 가운데 올해 최종적으로 0.50%p의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스위스의 대표 IB인 UBS는 이번 FOMC에서 리스크 관리 차원의 0.50%p 인하 전망을 고수했다. 이는 미국 경제지표가 호전될 경우 7월 이후 올해 내에 추가 금리인하를 단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럴 경우를 대비해 한 번에 0.5%p 인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뉴시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사진=뉴시스)

▲ 한은 기준금리 8월 인하 전망 지배적 

이 같은 미국 연준의 움직임에 따라 한은도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밖에 없다는 게 금융시장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이번 금투협의 채권시장지표도 이 같은 부분이 반영되면서 금리인상 전망에 더 힘이 실리고 있는 모양새다.

다만, 시장전문가들은 금통위가 8월 금리인하를 기정사실화하면서 이번 금통위에서는 동결기조를 이어갈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하이투자증권 김상훈 연구위원은 “이번 주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동결(1.75%)을 전망한다”며 “소수의견은 2명(조동철, 신인석 위원)으로 확대되겠다”고 예상했다.

다만, 연준보다 선제적 인하 단행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는 없으나, 6월 FOMC에서 연준이 내년도 성장률 전망치를 제외한 모든 변수를 하향 조정했음에도 금리를 내리지 않았던 것처럼, 한은 역시 8월 인하를 기정사실화하되, 동결을 사수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판단했다.

김 연구위원은 “참고로 지난 2016년 소수의견 개진 직후에도 수출 지표는 10% 역성장을, 생산과 실업률 수준도 컨센서스(대체적인 예상치)를 하회하는 흐름이 나타난 바 있다”며 “하지만 한은은 인하시점을 4개월 가량 늦춘 경험이 있다”고 덧붙였다.

메리츠종금증권의 이승훈 연구위원은 펀더멘털(거시경제 지표) 요인만 고려한다면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이뤄질 수는 있으나, 여러 금융안정 변수를 고려할 때 8월 인하가 유력할 것으로 바라봤다. 

이 연구위원은 “6월 금통위에서 이미 인하 소수의견이 등장한 점과 수정 경제전망에서 전망치 하향 조정이 기정사실화됨은 금리인하 임박을 시사하는 요인”이라며 “펀더멘털만을 고려했을 때는 금통위가 7월 금리인하를 단행한다 해도 이상할 것이 전혀 없다”며 “그러나 7월보다는 8월에 기준금리가 0.25%p 인하될 가능성이 비교적 높다”고 판단했다.

이 연구위원은 이에 대한 근거로 미‧중 무역협상과 함께 한‧일 무역마찰 전개방향을 좀 더 지켜봐야 하고, 최근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 재개로 인한 금융안정 변수 고려 필요성, 여기에 연내 0.5%p 이상 기준금리 인하를 기대하는 채권시장 쏠림 현상 완화 유인 등을 들었다. 

SK증권 신얼 연구위원도 다른 연구위원들과 비슷한 전망을 내놨다.

신 연구위원은 “이번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 1.75% 동결을 전망한다”며 “금리 인하 소수의견은 2인(조동철, 신익석)으로 확대되겠다”고 전망했다.

이어 “매파적 금통위원(이일형, 윤면식)의 금리 인하 전환은 쉽지 않다”며 “중립 위원(고승범, 임지원)의 인하 찬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신 연구위원은 또 일본의 무역 규제안에 대한 방안을 정함에 있어 기준금리 인하에 찬성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차주에 국회에서 여야 간의 추경 처리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는 일정이 확인됐다”며 “이번 추경에는 긴급히 일본의 한국에 대한 무역 규제안에 대한 방안도 추가될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다.

이어 “추경이 의회를 통과하는 것이 확정된 후 표면적인 정책 공조 압력은 보다 강화되겠다”며 “중립 금통위원에게는 동 흐름에 맞추어 기준금리 인하에 찬성하는 정책 전환이 보다 용이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신 연구위원은 “7월 금통위는 1.75% 기준금리 동결 및 주요 지표 전망치 하향 조정이 된 후, 8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1.50%로의 0.25%p 인하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NH투자증권 강승원, 박민수 연구위원도 8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은 “7월 금통위에서 한국은행은 2019년 성장률 및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며 금리인하를 강하게 시사할 전망”이라며 “이미 총재가 조건부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파월 의장이 7월 금리인하를 기정사실화 해 7월 금리인하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다만 “역사적으로 연준에 앞서 금리인하를 단행한 사례가 없고,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던 고승범 위원이 공격적인 금리인하보다는 조심스러운 금리인하를 시사한 가운데 역설적으로 정부가 정책공조 차원의 금리인하를 요구한 상황에서 금리인하는 부담스럽다는 판단”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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