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크족의 삶'에 대한 이야기
'딩크족의 삶'에 대한 이야기
  • 선초롱 기자
  • 승인 2019.07.19 11: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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딩크족·비혼족 커뮤니티 ‘노키드아지트’ 매니저 인터뷰

[뉴스포스트=선초롱 기자]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0.98명을 기록했다. 이는 여성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 수가 1명이 채 되지 않는다는 의미로, OECD 국가 중에서도 최저 수치다. 저출산 문제가 대두되면서 아이를 낳지 않기로 한 ‘딩크족’에 대한 시선도 한층 차가워졌다. 마치 저출산 문제의 원인인 것처럼 매도당하거나 잘못된 생각이라며 비난받는 일도 빈번했다. ‘결혼과 출산은 필수가 아닌 선택’이라는 당연한 공식이 성립되지 않는 우리나라에서 딩크족이 살아가기란 절대 쉽지 않다. 이에 <뉴스포스트>는 사회 편견 속에서 자신의 묵묵히 선택을 지키며 살아가고 있는 딩크족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인터뷰는 딩크족·비혼족 커뮤니티 ‘노키드아지트’ 매니저와 진행했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다음은 ‘노아’ 커뮤니티 매니저와의 일문일답.

- ‘노키드아지트(이하 노아)’에 대한 소개해 달라.

시대가 변해가고 있다고 해도 딩크족·비혼족을 바라보는 사회적인 편견은 여전하고, 자신을 딩크족·비혼족이라 밝히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이로 인해 받는 차별과 스트레스도 상당한 것은 물론, 이런 부분에 대해 주변인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일도 쉽지 않다. 이를 해소하고 격려하기 위해 같은 삶을 지향하는 이들이 모인 곳이 ‘노아’다. ‘결혼과 출산은 필수가 아닌 선택이다’는 슬로건 아래 출산과 육아를 선택하지 않은 딩크족·비혼족 등 자신에게 맞는 라이프 스타일을 지향하는 사람들의 공간이다.

- 딩크족·비혼족 카페를 운영하면서 힘들었던 점은 뭔가.

실제로 카페에 가입해 딩크족·비혼족의 결정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제시하거나 비난하는 이들이 꽤 많이 있다. 그들이 한결같이 하는 말은 ‘나중에 외로워서 어떡하려고 그러냐’, ‘아이도 낳지 않을건데 왜 결혼하냐’, ‘저출산 시대에 이기적인 결정 아니냐’ 등이다. 그러나 오히려 그들에게 아이가 있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반문하면 제대로 된 답변을 듣기가 힘들다. 

그래도 그들의 의견을 존중하는 것은 어렸을 때부터 결혼과 출산으로 이어지는 삶에 대해 ‘정상적’ 혹은 ‘일반적’이라고 교육받아왔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태어나서 말을 배우기 시작하면 부모님은 ‘OOO는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행복하게 살았답니다’라는 내용의 동화책을 읽어주셨고, 결혼 적령기가 되면 자연스럽게 결혼을 하고 늦기 전에 아이를 출산해 키운다는 점을 의심 없이 받아들였을 것으로 생각한다. 

네이버 카페 '노키드아지트(노아)' 메인화면 캡처.
네이버 카페 '노키드아지트(노아)' 메인화면 캡처.

- 아이 없는 삶을 결정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어렸을 때의 꿈이 ‘세상의 모든 직업을 다 가져보자’였다. 물론 그 꿈을 이루기엔 능력에 한계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고, 그렇기에 끊임없이 노력해야만 했다. 만약 출산과 육아를 하게 되면 꿈을 포기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는 생각에 딩크족의 삶을 지향할 예정인 싱글족이 됐다. 한번 사는 인생에서 꿈의 일부분이라도 이뤄야 후회 없는 삶을 살았다고 말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우리나라가 아이를 키우기에는 너무도 열악한 환경이라는 점도 영향이 있었다. 특히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범죄에 너무 관대하다고 느껴졌다. 현재의 무한경쟁 스트레스를 물려주고 싶지 않은 점도 있다. 임신과 출산, 육아 등에서 여성들의 희생을 당연하게 여기는 인식도 결정에 한몫했다. 여성들이 임신한 이후부터 출산, 육아에 이르기까지 아이를 위해 자신의 삶을 포기하는 것에 대해 사회 전반적으로 당연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이런 부분들을 생각해볼 때 미래 배우자에게는 이런 희생을 강요하고 싶지 않다. 

- 딩크족·비혼족으로 살아가면서 느끼는 장단점은.

가장 좋은 부분은 ‘시간의 활용’인 것 같다. 본인에게 주어진 시간을 온전히 본인에게 투자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단순히 휴식뿐만 아니라 취미생활, 자기 계발에 활용할 수 있고, 스스로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많다. 또한 결혼, 출산 적령기를 놓치면 안 된다는 압박에서 벗어나 심리적으로 안정된 삶을 살아가는 것도 장점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영향으로 이성을 바라보는 시각 역시 ‘조건’이 아닌 ‘사람’ 그 자체로 판단할 수 있게 된 점도 긍정적인 면이라고 본다.

본인의 경우 부모님과 주변 지인들이 이 같은 삶의 선택에 대해 존중해주고 있어 큰 불편함은 없지만, 노아 커뮤니티에는 그런 이야기들이 종종 올라온다. 현재 딩크족의 삶을 살아가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양가 부모님의 독촉, 주변인들의 불편한 시선 등이 불편한 점으로 꼽힌다. 또한 이러한 반응에 대해 현명하게 대처하는 방법에 대한 글도 꽤 많이 게재돼 있다.

- 주변에서 우려하는 부분으로 언급되는 것이 ‘저출산 문제’다.

현재 저출산에 대한 주된 원인으로 딩크족과 비혼족을 꼽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정부에서도 이런 부분에 대한 페널티 제로를 만들려는 시도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딩크족·비혼족의 삶을 선택한 이들은 어떠한 원인이 있어서가 아닌 온전히 자신을 위해 고민하고 선택한 것이기 때문에 막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정부는 임신과 출산을 원치 않는 이들을 대상으로 회유를 시도하기보다는, 난임이나 경제적인 문제 등으로 고민하는 이들을 위한 지원을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 

- 딩크족을 바라보는 시선이 어떻게 변하길 바라나.

세상에는 정말 많은 사람이 살아가고 있고, 살아가는 방식이나 행복을 느끼는 기준도 그만큼 다양하다고 생각한다. 출산과 육아를 선택한 이들의 삶이 존중받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딩크족과 비혼족이 선택한 삶도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다시 말하면 그 어떤 누구도 타인의 삶에 대해 비판할 자격이나 권리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딩크족·비혼족의 삶에 방향에 대해서 ‘틀린 삶’이라 단정 짓지 말고 ‘다른 삶’이라고 생각해주면 좋겠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결혼은 아이를 낳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과 평생을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이 우선시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출산도 본인의 유전자를 세상에 남기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아이에게 아름다운 세상을 보여주고 느끼게 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앞서야 할 것이다. 또한 노후의 쓸쓸함을 해소하기 위한 수단으로 아이를 낳는다는 것은 그 아이에게도 행복한 삶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되지 않는다.

노아는 딩크족 혹은 비혼족으로서의 삶에 대한 확신이 서지 않는 이들에게 나침반 역할을 하고 싶다. 딩크족·비혼족의 장점을 무조건 내세우기보다는 이들의 삶을 간접적으로 체험해보고 진지하게 고민해 볼 수 있는 곳이 됐으면 한다. 또한 현재 진행하고 있는 커뮤니티 내 봉사활동 외에도 딩크족·비혼족을 위한 강연이 있다면 진행해보고 싶다.

선초롱 기자 seoncr0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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