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전문가들 '내년 초 추가 인하' 전망에서 '올해 내 추가 인하'로 수정
-이주열 "일본 반도체 수출 규제도 금리 인하 단행에 영향"

[뉴스포스트=홍성완 기자] 한국은행이 올해 우리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0.3%p 하향 조정하면서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당초 대부분의 시장전문가들은 8월 금리 인하가 이뤄진 뒤 내년 초 추가 금리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한은이 이보다 빠르게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하를 결정하면서 시장전문가들은 일제히 올해 내에 한차례 더 추가적인 금리 인하 결정이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통화정책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재의 1.75%에서 1.50%로 하향 조정해 통화정책을 운영하기로 했다. (사진=뉴시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기자실에서 통화정책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금융통화위원회는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시까지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현재의 1.75%에서 1.50%로 하향 조정해 통화정책을 운영하기로 했다. (사진=뉴시스)

▲ 이주열 "금리 인하 결정에 일본 반도체 수출 규제도 영향"

한국은행(이하 ‘한은’)은 18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에서 다음 통화정책방향 결정 시까지 기준금리를 1.75%에서 1.50%로 0.25%p 하향 조정해 운용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통화정책 여력을 감소했음에도 추가적인 금리인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을 내비쳤다.

이 총재는 “기축 통화국이 아닌 우리나라는 기준금리의 실효하한이 선진국보다는 분명히 높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이를 감안하면 한국의 통화정책 여력은 상대적으로 충분치 않다”며 “또한 이번 금리인하로 정책여력은 더욱 축소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준금리의 실효하한은 유동성 함정과 자본유출 위험 등 다양한 방법으로 추정 가능하며, 절대적인 기준은 없다”며 “한 번의 금리인하로 기준금리가 실효하한에 당장 근접한 것은 아니며, 한은은 향후 경제 여건의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어느 정도의 정책 여력은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이번 금리인하 결정에 일본 반도체 수출 규제가 어느 정도 영향이 미쳤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그는 “일본의 수출규제 영향은 거시경제 평가에 부분적으로 반영했다”며 “한‧일 간 교육규모와 산업, 기업 간 연계성 등을 감안할 때 수출규제가 현실화될 경우 한국의 수출과 거시경제에 영향이 적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다만, 구체적인 규제안이 나오지 않아 아직 영향의 정도에 대해서는 숫자로 전망하긴 어렵다는 게 이 총재의 설명이다.

이번 금리인하 결정으로 원화약세가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이 총재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금리인하는 갑작스럽게 이뤄진 것이 아니고, 환율은 금리차로만 설명할 수 있는 시장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또 이번 기준금리 결정으로 성장과 물가 상승에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 시장전문가들 “올해 내 추가 인하 이뤄질 것”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 단행에 시장전문가들은 일제히 올해 내에 추가적인 금리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교보증권 백윤민 수석연구원은 “이번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으로 연내 추가 인하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이번 기준금리 인하 결정 배경은 미‧중 무역분쟁 불확실성 지속, 국내 경기둔화 우려, 일본 경제보복 조치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 등을 고려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또한 “당사의 예상(8월 인하)과 다르게 금통위가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지만, 이 부분이 서프라이즈로 해석할 정도의 결정은 아니라는 판단”이라며 “7월 금리인하는 사실상 3분기 내 기준금리 인하가 기정사실화된 상황에서 최근 예상보다 빠르게 전환된 연준의 통화정책 스탠스, 일본 경제보복에 따른 불확실성을 반영한 조치로 해석한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당사는 당초 금통위의 추가 금리인하 시점을 내년 상반기로 예상했지만, 7월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연내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가능성이 확대된 것으로 판단한다”며 “먼저 이 총재는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당장 실효금리 하한에 근접하지 않았다는 발언을 통해 추가적인 정책 여력이 있음을 시사했다”고 예측했다.

하이투자증권 김상훈 연구원은 “동방문에서 시장의 주요국 퉁화완화에 대한 기대 언급, 국내 수출과 설비투자, 성장에 대한 판단을 부정적으로 하향, 향후 회복속도 역시 예상보다 지연될 전망,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1%대 회복 시점을 내년으로 예상한 부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질의응답에 대한 해석은 추가 인하를 시사한 기자회견으로 풀이하면서, “한은이 이례적으로 연준과 ECB 보다 선제적으로 대응한 점과 7월 회의를 통해 대외여건에 따른 수출과 투자 부진의 심각성을 표명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연내 추가 인하가 가능하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금통위는 한은의 입장 변화로 요약할 수 있다”며 “특히 정책 여력과 금융불균형, 시장의 선반영 등에 대한 스탠스가 이전 금통위 때와 달라져ᅟᅣᆻ다는 점은 추가 완화정책에 대한 경계감이 사라진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NH투자증권 강승원, 박민수 연구원은 “이번 금통위에서 IMF 이후 처음으로 주요국의 금리인하를 확인하기 전 선제적인 금리인하를 단행했다”며 “직전 금통위(5월)까지 ‘연내 금리인하를 고민하고 있지 않다’던 이 총재의 스탠스가 바뀌게 된 결정적 배경은 연준이 7월 금리인하를 기정사실화했고, 국내 경기에 대한 시각이 큰 폭으로 하향 조정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파월 의장이 최근 의회 증언 등을 통해 이달 말 금리인하를 강하게 시사한 데 더해 미국 베이지 북에서는 물가 판단이 기존 ‘안정적’에서 ‘소폭 하락(Down slightly)으로 하향 조정됐다”며 “이에 연준의 7월 금리인하 및 연준의 금리인하가 단발성이 아닐 것이라는 기대감이 금통위 내부적으로 확대된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NH투자증권은 기존 8월 금리인하 후 내년 초 추가 금리 인하를 전망했으나, 한은의 선제적인 금리인하로 4분기에 추가 금리인하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KB증권 김상훈, 박세원 연구원은 추가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 내년 1월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KB증권은 “일본과의 무역마찰 지속 등 성장률 추가 하방 압력이 커질 경우 인하 시기를 4분기로 조정할 예정”이라며 “다음 인하 시 역사상 가장 낮았던 기준금리라는 부담이 추가 인하시기에 영향을 미치겠지만, 시장의 기대는 이보다 앞서 국고채 3년물 금리 1.25%를 반영해 그 수준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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